한 작가의 작품들이 닻이 되어 내 인생의 소소한 기억이 세월에 떠내려가지 않고 단단히 붙들려 있다는 게 거의 기적처럼 느껴졌다. 그건 그 작가가 아주 오랫동안 부침 없는 작품 활동을 해야만, 또 독자인 내가 그 활동을 충실히 따라가야만 가능한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