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랄까. 나직하다 할까 침착하다 할까. 그러면서도 풍성하다 할까. 그런 그가 무척 낯선 만큼 나는 더 궁금했다. 재작년에 받았다는 성대 낭종 수술이 그에게 도대체 무엇이었기에, 응도 못하는그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 그를 어떻게 관통해 지나갔기에,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 생선의 맛처럼 그는 내게 이토록 부드러운 놀람을 선사하는가. - P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