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기적으로 그곳에 가서 진상을 부렸다. 처방받은 약의 재고가 없으면 그들을 탓했고, 약품 수령 창구 앞에 사람이 두 줄 이상 늘어서 있으면 욕을 했으며, 그들이 내 보험사에 빨리 전화하지 않았다고, 다들 멍청이에 배운 것 없고 잔인하고 무정한 불랑배들이라고 불평했다. 그 어떤 짓도 그들에게서 씩 웃거나 눈을 홉뜨는 정도 이상의 반항을 촉발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들은 한 번도 내 태도를 문제삼으며 맞서지 않았다. "손님, 손님, 하지 마요. 날 깔보는 거잖아요." 내가 그렇게 말한 적도 있다. 금색 손톱을 한 그 여자는그 일에 관한 메모를 전달받지 못한 게 분명했다. 그들 모두는 서로를 쾌활하고 느긋하게 대했으며 심지어 형제간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아마 난 그게 부러웠을 것이다. 그들에겐 삶이 있다는것, 그것만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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