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는 음전하를 띠며, 그에 따라 모든 양전하에 끌린다. 반면에 벌은 양전하를 띠며 (놀라운 사실이다), 그에 따라 가장 강한 음전하를 지닌 꽃에 끌린다. 예전에 나는 줄곧 꽃가루가 벌에 달라붙는 이유는 벌의 몸에 털이 많고 꽃가루가 끈적이기 때문이라고만 추측했다. 물론 이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꽃가루가 꽃에서 수분 매개자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정전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은 이제 분명하다. 음전하를 띤 꽃가루는 전기적 끌림을 통해 양전하를 띤 벌의 몸으로 펄쩍 튀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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