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랫동안 장애(障礙)라는 단어에대해 고민해왔어. 무엇인가 가로막고 혹은 결핍되어 불안하게 절룩거리는 단어. 늘 나 자신에게 묻곤 했지. 나에겐 장애가 있나? 단어가 입술 사이를 가로막아 산산조각난 언어. 끝없이 누수되는 호흡, 치아 사이사이로 모래처럼 빠져나가는 단어들. 나는 분명 장애가 있지. 타인의 장애를 이해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장애는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오직 확인만 가능할 뿐이지. 잘려나가거나 뽑혀 없어져야만 비로소 알아볼 수 있는 불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