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
베른트 하인리히 글.그림, 정은석 옮김 / 더숲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생물학자이자 교수인 베른트 하인리히가 자신이 꿈꿔오던 숲 속 생활을 홀로 하기위해 메인 숲으로 들어가 지낸 이야기를 담은 책
<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는
그의 명성으로 인해 자칫 메인 숲의 생태 연구나, 생식과 동식물 연구 보고로 기대할 수도 있겠으나
이보다는 가볍게 저자가 숲에서 만나고 관계맺은 친구들, 목격한 자연을 소소하게 써내려간다.
하지만 소소한 서술 속에서도
IT기술과 자본주의로 익숙한 현대인의 삶 속에서는 경험하기도, 생각해보기도 힘든 교훈들을 결코 가볍지 않게 이야기해준다. 

작가는 반문명주의자 에드워드 애비의
"맥주를 직접 만들어 마시고, TV를 없애버리고, 고기를 사냥해서 먹고, 오두막을 직접 만들고, 기분이 내키면 아무 데나 오줌을 갈길 수 있어야 한다."
라는 말을 인용한다.
부가가치를 우선시 하는 삶의 모습에 익숙해진 현대인은
몇시간씩 개미를 관찰하지도 않고, 해가 지는 모습을 일상적으로 지켜보는 일도 드물고 별난 일이 되어 버렸다.
대신 스마트기기와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삶이 구성되고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처리해내는 멀티태스킹 능력의 향상이야말로 최대한 성장시켜야 할 목표이자 미덕이 되어버렸다.

까마귀와 대화를 하고, 새소리를 관찰하고, 로드킬 당한 동물을 줍거나, 쥐를 잡아 저녁요리를 하는 내용들은
때로는 동경의 시선으로, 때로는 거친 야생을 바라보는 낯선 시선으로,
저자가 느끼고 생각한 내용들이 찬찬히 곱씹을 주제들로 다가온다.

독자는 <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를 접하면서
자연과 멀어진 현대의 삶에 대해 반성할 수도 있고
꿈꿔왔던 인생의 목표를 위해 숲으로 들어간 저자의 모습을 동경해서, 인생의 목표를 찾는 것을 우선으로 둘 수도 있다.
또 인생의 순간들을 곱씹으며 천천히 살아갈 수도 있고, 자연에 더 가까와지기 위한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무보트를 타고 상어 잡는 법 - 거대한 그린란드상어를 잡기 위해 1년간 북대서양을 표류한 두 남자 이야기
모르텐 스트뢰크스네스 지음, 배명자 옮김 / 북라이프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예술가이고 어부인 후고와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저자가
함께 그린란드 상어를 잡기 위한 여정을 기록한 <고무보트를 타고 상어 잡는 법>은
그들이 그린란드 상어를 잡기 위한 내용들과 함께
청소년기를 지나 모든 일들이 매력을 잃고 심드렁해질즈음 마치 소년으로 돌아가듯 바다에의 이끌림.
아직 인간이 미처 그 신비를 밝히지 못한 깊은 바다에 대한 환상.
유전자의 신비를 밝히고 우주의 시대로 나아가 생명의 흔적에 대한 탐색들로 가득하다.

작가는 때로는 바다생물들의 삶을 묘사하다가도 바다와 파도를 마치 사람처럼 묘사하기도 하고
문학과 상상을 자유로이 오가며 인용하기도 하고
때로는 지극히 사실적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문학작품에 인용된 바다에 대한 신비는
어릴적 아스라이 남아있는 꿈을 곱씹게 만들고
별의 흐름과 닮아있고 우주를 항해하는 현대인의 모습은
그 옛날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공포와 마주하던 선원들의 모습을 연상하게 된다.

땅에 발을 딛고 있기 때문에 느끼는 안정감도
어느순간 아주 낯설게 느낄 수 있다.
때로는 비행기와 배를 이용한 이동중에 느끼는 높이에서,
기차와 자동차처럼 인간이 미처 감당하기 어려운 빠르기 속에서,
지면으로부터 인간의 키보다 훨씬 높은 위치만큼이나 떨어져 있는 책장과 책상으로부터.

그린란드 상어를 잡기위해 어떤 일이 있을지 알 수 없는 망망대해로 나서는 모습을
우리의 인생과 자꾸 비교해보는 까닭은
불안과 스트레스를 다스리기 위함을 핑계로 효율적인 방식을 선택하고,
낯선 경험과 도전을 미련하게 여기는 현대인의 삶의 모습속에서
내가 선택하지 않은 삶에 대한 미련 때문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 에리히 프롬 진짜 삶을 말하다
에리히 프롬 지음, 라이너 풍크 엮음, 장혜경 옮김 / 나무생각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리히 프롬의 미발표저작을 그의 마지막조교 라이너 풍크가 엮어낸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는
인간의 본성과 본질에 대한 정의와 자유의 의미를 해석함에 있어
여러 사상가와 철학들을 모아 이야기를 시작한다.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게는 다소 난해함이 있겠으나
지적만족의 유희를 위해서는 자신에게 부족한 배경지식을 위해 경주할 수 있는 멋진 책이 될 것이다.

인류속에 큰 획을 그은 인간사고방식의 발달을 축약해놓기라도 한듯한
에리히 프롬의 책은 무기력을 호소하는 현대인의 삶에 대해
위대한 철학자, 과학자, 수학자들의 연구결과와 더불어 자신의 연구결과들로 수놓아
마치 미래를 예견하고 조언을 내놓은듯하다.

쉬운 읽기를 기대했다면 에리히 프롬의 높은 내공의 벽을 느낄지도 모르겠으나
어쩌면 현대인에게 필요한 가장 중요한 하나의 질문은 아닐까 곱씹어 볼 수 있겠다.

자기자신을 타인, 세계와 진정으로 인식하고 합일되기 위한 방법.
자신이 하는 생각과 느끼는 감정들을 진정으로 인식하고 표현하기 위한 훈련의 필요성.
자기중심적이거나 이기적이지 않으면서도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진정한 자아가 형성될 수 있다니 분명히 감동이지만 학교에서는 이런것들을 왜 가르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사회가 갈등을 회피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통찰은
프롬이 이미 죽은 후임에도 불구하고 깊이있는 울림으로 다가온다.
"새는 투쟁하여 알에서 나온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융의 분석심리와 무관하지 않은 헤르만헤세의 소설 데미안이 그렇듯이
진정한 갈등이 갖는 의미와 우리는 갈등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는 에리히 프롬은 우리시대의 진정한 정신분석가라 할 수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둥지로부터 배우다 - 환경부 2018 우수과학도서 선정
스즈키 마모루 글.그림, 황선종 옮김, 이정모 감수 / 더숲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동물들은 상처가 생겼을 때 어떻게 치료할까

자신의 상처를 핥거나 서로 핥아주는 모습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원시적이면서도 신기하다.

옛날 가벼운 상처나 모기물린 자리를 할머니가 침발라주던 추억을 어렴풋이 떠올려보면

인간과 둥지를 짓는 동물들 사이가 생각보다 가까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쉽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인간의 면역력은 더 약해지고 있는 듯 하지만 말이다.


스즈키 마모루는 새와 동물들의 둥지를 관찰하고 그림으로 남기는 작업들을 이어왔다.

전세계를 돌며 관찰한 내용들과 원화들을 발표하는 전시회를 열었던 저자가 2015년 10월 발표한 책이 <둥지로부터 배우다>이다.

일본 제목은 <生きものたちのつくる巣109>로, <생물들이 지은 109가지 집>이다.


국내 출간 제목은 다소 무거운 느낌이어서

지구에 살고있는 모든 생물들은 저마다 본능에 이끌려 자신만의 집을 짓는데 인간은 그렇지 못한 이유에 대해 고민하게 될 것만같다.


<삽화만으로도 유쾌하고 상냥한 책>


책은

다른 대륙에 살고 있는 새의 둥지에서부터

다양한 형태의 가족과 생활하는 동물, 곤충에 이르기까지

새집 오타쿠다운 저자의 노력이 장난스럽게 압축되어있다.


자연과 본능에서 멀어진 인간의 모습이 우려스러울지라도

스즈키 마모루의 책을 읽는 동안은 충분히 유쾌해도 좋지 싶다.

인간도 지구에서 살아가는 생물처럼

우리의 삶을 살아가기위해,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를 가진 다양함 활동들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오히려 경계해야하는 것은 다양함을 상실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모두가 경쟁적으로 책을 읽지만 동네책방은 계속해서 사라지고

독서의 목적도 온라인에서 책을 구매하는 소비형태도 비슷해져간다.

미디어는 독서인구의 감소를 우려하면서 양질의 컨텐츠를 만들어내는데에 기만하기 쉽다.

취향과 선호가 분명하게 굳어진 어른들은 더 이상 책을 사는데 돈을 소비하지 않는다.

책방에 들러 우연히 책을 집어들고 생각지못한 소소한 기쁨을 만나는 이야기는 과거의 이야기가 되버렸다.

대학은 순수예술을 가르치지않고 사회는 경쟁으로 계속해서 얼어붙어간다.


우리는 좀 더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같은 인간끼리도 더 다양해지고 때로는 우연에 의지할 필요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피아니스트의 뇌 - 뇌과학으로 풀어낸 음악과 인체의 신비
후루야 신이치 지음, 홍주영 옮김 / 끌레마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악기를 배워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피아노라는 악기가 얼마나 완성도 높은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지,
피아노를 연주한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행위인지를 알 것이다.
자신이 연주하는 악기가 있거나 특별히 애정을 갖고 최고로 꼽는 악기가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피아노는 양손이 서로 다른 리듬과 타이밍에 맞춰 연주함으로서
하나의 악기가 화음을 구성해서 연주를 풍부하게 해주는 드문 악기이다.

인간의 두뇌는 서로 다른 형태의 운동을 동시에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훈련을 통해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거나, 말을 하면서 동시에 판서를 하는 것이 가능한 사람들이 있다.
이런 일들은 혹자에게는 그저 멋져보이는 어떤 행위이지만
일련의 행위속에는 두뇌의 운동과 관련된 신비와 이를 이뤄내기 위한 훈련들이 쌓여있다.
후루야 신이치의 책<피아니스트의 뇌>는 현란한 연주기술, 초절기교가 어떻게 해서 가능한지로 시작해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사람의 두뇌활동,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기 위한 방법들, 피아니스트에게 발생하기 쉬운 질병과 이를 위한 예방법 암보와 초견들을 다룬 내용 등 그간 자신이 개척하고 연구해온 내용들을 담고있다.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배우고, 연주활동을 이어갔으며 부상으로 인해 자신의 몸과 연주를 위한 방법들에 더욱 깊이 연구하게 된 저자의 노력이 담긴 책으로
아름다운 연주를 하기위한 방법으로서 자신의 신체를 알아가고, 두뇌와 과학을 활용하는 동시에 음악을 연주하는 모든 연주자들에 대한 깊은 애정도 드러내고 있다.
선행된 연구들의 결과와 자신이 독자적으로 연구한 내용들이 담겨있으되 
신경과학과 관련해 두뇌의 신비를 본격적으로 밝히는 것은 미진한 부분이 있지만
두뇌의 신비를 밝혀내는 것은 인류의 전체의 숙제이니 차치하고 편하게 읽어도 좋을 것이다.
피아노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나 악기연주, 음악, 예술활동이 두뇌와 어떤식으로 연결되는지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흥미롭게 읽어볼 수 있을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