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로부터 배우다 - 환경부 2018 우수과학도서 선정
스즈키 마모루 글.그림, 황선종 옮김, 이정모 감수 / 더숲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동물들은 상처가 생겼을 때 어떻게 치료할까

자신의 상처를 핥거나 서로 핥아주는 모습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원시적이면서도 신기하다.

옛날 가벼운 상처나 모기물린 자리를 할머니가 침발라주던 추억을 어렴풋이 떠올려보면

인간과 둥지를 짓는 동물들 사이가 생각보다 가까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쉽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인간의 면역력은 더 약해지고 있는 듯 하지만 말이다.


스즈키 마모루는 새와 동물들의 둥지를 관찰하고 그림으로 남기는 작업들을 이어왔다.

전세계를 돌며 관찰한 내용들과 원화들을 발표하는 전시회를 열었던 저자가 2015년 10월 발표한 책이 <둥지로부터 배우다>이다.

일본 제목은 <生きものたちのつくる巣109>로, <생물들이 지은 109가지 집>이다.


국내 출간 제목은 다소 무거운 느낌이어서

지구에 살고있는 모든 생물들은 저마다 본능에 이끌려 자신만의 집을 짓는데 인간은 그렇지 못한 이유에 대해 고민하게 될 것만같다.


<삽화만으로도 유쾌하고 상냥한 책>


책은

다른 대륙에 살고 있는 새의 둥지에서부터

다양한 형태의 가족과 생활하는 동물, 곤충에 이르기까지

새집 오타쿠다운 저자의 노력이 장난스럽게 압축되어있다.


자연과 본능에서 멀어진 인간의 모습이 우려스러울지라도

스즈키 마모루의 책을 읽는 동안은 충분히 유쾌해도 좋지 싶다.

인간도 지구에서 살아가는 생물처럼

우리의 삶을 살아가기위해,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를 가진 다양함 활동들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오히려 경계해야하는 것은 다양함을 상실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모두가 경쟁적으로 책을 읽지만 동네책방은 계속해서 사라지고

독서의 목적도 온라인에서 책을 구매하는 소비형태도 비슷해져간다.

미디어는 독서인구의 감소를 우려하면서 양질의 컨텐츠를 만들어내는데에 기만하기 쉽다.

취향과 선호가 분명하게 굳어진 어른들은 더 이상 책을 사는데 돈을 소비하지 않는다.

책방에 들러 우연히 책을 집어들고 생각지못한 소소한 기쁨을 만나는 이야기는 과거의 이야기가 되버렸다.

대학은 순수예술을 가르치지않고 사회는 경쟁으로 계속해서 얼어붙어간다.


우리는 좀 더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같은 인간끼리도 더 다양해지고 때로는 우연에 의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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