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 에리히 프롬 진짜 삶을 말하다
에리히 프롬 지음, 라이너 풍크 엮음, 장혜경 옮김 / 나무생각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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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의 미발표저작을 그의 마지막조교 라이너 풍크가 엮어낸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는
인간의 본성과 본질에 대한 정의와 자유의 의미를 해석함에 있어
여러 사상가와 철학들을 모아 이야기를 시작한다.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게는 다소 난해함이 있겠으나
지적만족의 유희를 위해서는 자신에게 부족한 배경지식을 위해 경주할 수 있는 멋진 책이 될 것이다.

인류속에 큰 획을 그은 인간사고방식의 발달을 축약해놓기라도 한듯한
에리히 프롬의 책은 무기력을 호소하는 현대인의 삶에 대해
위대한 철학자, 과학자, 수학자들의 연구결과와 더불어 자신의 연구결과들로 수놓아
마치 미래를 예견하고 조언을 내놓은듯하다.

쉬운 읽기를 기대했다면 에리히 프롬의 높은 내공의 벽을 느낄지도 모르겠으나
어쩌면 현대인에게 필요한 가장 중요한 하나의 질문은 아닐까 곱씹어 볼 수 있겠다.

자기자신을 타인, 세계와 진정으로 인식하고 합일되기 위한 방법.
자신이 하는 생각과 느끼는 감정들을 진정으로 인식하고 표현하기 위한 훈련의 필요성.
자기중심적이거나 이기적이지 않으면서도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진정한 자아가 형성될 수 있다니 분명히 감동이지만 학교에서는 이런것들을 왜 가르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사회가 갈등을 회피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통찰은
프롬이 이미 죽은 후임에도 불구하고 깊이있는 울림으로 다가온다.
"새는 투쟁하여 알에서 나온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융의 분석심리와 무관하지 않은 헤르만헤세의 소설 데미안이 그렇듯이
진정한 갈등이 갖는 의미와 우리는 갈등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는 에리히 프롬은 우리시대의 진정한 정신분석가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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