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약속
루스 퀴벨 지음, 손성화 옮김 / 올댓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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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루스 퀴벨의 책 <사물의 약속>은,
작가의 삶에 스며든 물건들의 이야기와 이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과 생각을 담담하게 담아낸 책이다.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을 이야기하거나 이를 담은 미디어들이 이전에도 다수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물의 약속>안에 들어있는 작가의 시선은 매우 흥미롭고 유쾌하다.
마케팅의 의도인지, 작가의 설정인지
물질주의와 미니멀리즘이라는 시대적 배경이 깔려있고,
이렇게 깔려있는 환경에서 바라보는 사물에 대한 사회전반의 시선이 어떠할 것인지
독자는 이미 미루어 짐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흥미로운 점은 작가의 시선이
역사적 혹은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물건에 대해 높은 가치를 주거나
많이 소비하는 것을 덜 가치있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개인적인 시선과 일상을 담아 풀어내고 있는 점이다.

<마티아스의 안락의자>에서 작가는 이미
사회적 시선과 심리학적 분석과 실험들을 바탕으로
거듭되는 의자의 소유가 마티아스에게 의미하는 바를
정갈하고 분석적으로 이야기한다.
큰 흐름을 이미 보여주었기 때문에 앞으로 무슨 내용이 더 있을지 짐짓 회의적일 수 있으나
연속되는 내용에서는 철저하게 작가 개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사물들과의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독자의 예상을 벗어나기 시작한다. 

버릴지 말지를 고민하다가 결국 나라는 인간은 어떤 인간인지 탐구하게 만드는,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무는,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대답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지나치게 공감이 되는 책읽기를 만나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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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도미니크 로로의 모두 제자리 - 도미니크 로로의
도미니크 로로 지음, 이주영 옮김 / 영인미디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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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수필가인 도미니크 로로는
그동안의 저술과 같은 맥락에서 조화롭고 충만한 삶에 이야기한다.
<모두 제자리>는 정리라는 단어의 정의와 의미, 정리하는 행위의 필요와 요령들을
길지 않은 분량으로 나누어 담아, 소소하고 차분하게 이야기해나가고 있다.

실용서라고 하기에는 전문적이지 않으면서도
수필이라고 하기에는 실용적인 생활의 팁들을 담아
어렵지 않게 풀어내고 있으니
도대체 왜 자신의 집안이 정리가 되지 않는지 궁금한 사람은
가볍게 읽기에 더 없이 좋은 책이다.

너무 많은 물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작 자신이 가진 물건이 무엇이고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이야기 하는 내용들은 냉장고없이 생활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냉장고정리 서적들과 같은 원리를 공유하고 있다.
분명 미니멀리즘적인 삶의 방식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기는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삶의 형태로서 <미니멀리즘>이라는 말의 사용은 자제하고 있는데
이 책을 통해 도미니크 로로가 이야기 하려는 것은
<미니멀리즘>이라는 삶의 형태에 대한 권유가 아니라
'맑은 정신으로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현재를 음미할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삶의 철학'이기 때문이다.

책은 정리의 의미로 시작해서
본격적인 정리를 위한 준비와 요령들로 채워져 있는데,
집안일과 인간공학을 연결시키는 부분은
정리가 되지 않은 문제가 신체적인 통증의 원인을 추측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확장성도 생각하도록 안내해준다.

결국 독자는 <모두 제자리>를 통해서 정리가 되지 않는 집안의 문제 뿐만이 아니라
최근들어 빈번하게 발생하는 스마트 기기에 대한 지나친 의존적 사용, 건망증이나 주의력결핍, 스트레스 등의 원인도
책을 읽으면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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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물리 - 물리의 역사가 과학 개념을 바꿨다! 세상을 바꾼 과학
원정현 지음 / 리베르스쿨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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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물리에 흥미를 갖게된 독자라면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가 더 확장되어 가고 있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물리의 세계는 자연과학에 대한 호기심으로 뻗어나가게 될 것이고
우주와 원자의 세계로 계속해서 뻗어나갈 것이다.
계속해서 흥미를 유지한다면 자연스럽게 뉴턴, 아인슈타인, 닐스 보어, 하이젠베르크와 슈뢰딩거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할 것이며
인간에게 익숙한 운동과 빛의 속도와 우주에서의 이동, 원자단위의 운동에 대해서도 접하게 될 것이다.
마치 호기심이 계속해서 분열이라도 하듯이 계속해서 뻗어나갈 것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뻗어나가는 호기심에도 불구하고 물리와 과학은 그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이해의 여부와 상관없이 성적을 위해서 어떤식으로든 버텨야하는,
자연과학의 고통스러운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어떤 경로로든 자연과학에 호기심을 느끼된 된 성인독자들도 상당수 존재할 것이다.
지난 좌절의 시간을 지나고 새롭게 호기심을 갖게 되었음에도 자연과학을 다루는 상당수의 책들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과학이론을 서술하는데 사용되어지는 수학이라는 언어 역시 관심을 유지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큰 요소이다.

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가 <세상을 바꾼 물리>를 저술한 이유는 명확하다.
과학이론을 담은 책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과학사를 담은 책은 쉽게 읽을 수 있지만 과학에 접근하는 도구로써만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사가 도구로써만 이용되어지는 기존의 한계를 넘어, 과학사와 과학이론이 서로를 보충하며
동시에 유기적으로 연결시키기 위함을 담은 책이, 원정현의 <세상을 바꾼 물리>이다.

물리의 세계로 독자를 이끄는 수많은 입문서들도 어렵기는 매 한가지인데
저자의 이야기처럼 과학사를 이용한 접근은 그 흥미로움을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저자는 과학의 역사와 개념을 차례로 나눠
역사의 흐름을 따라 갈릴레오, 뉴턴, 맥스웰, 카르노, 아인슈타인 등 수 많은 역사속의 인물들을 등장시키고
과학이론을 덧붙여 이해를 돕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독자들에게 과학과 물리의 세계로 비교적 쉬운 접근을 돕고 있다.

독자의 독서습관이나 취향에 따라
여전히 책에 대한, 이해가 쉬운지 어려운지에 대한 평가가 있을 수 있겠으나
저자는 비교적 넓은 연령층과 다양한 독자층을 배려해
과학이론의 집중적인 설명보다 과학사적인 접근을 애초의 목적에 맞게 접목시킨 듯하다.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은 원래부터 어려운것이기 때문에
어려운것을 쉽게 설명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이야기 하는 과학저술가들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고전역학을 이해하기가 쉬운 것도 아니지만
과학과 물리의 세계가 계속해서 확장되기를 원하는 독자라면
행여 이해불가의 어려운 책을 만나게 되더라도
좌절하지말고 쉬운 책과 어려운 책을 번갈아 볼 수 있을 것이다.
과학사에 집중한 책과 과학이론에 집중한 책을 번갈아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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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경제이야기
임병걸 지음 / 북레시피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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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마따나 시는 경제라는 속된 세계와 정확하게 반대의 위치에 있다고
많은 독자들이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시와 시를 짓는 작가도 이 세상에 속해 있다.
또한 시를 통해 들여다보게 되는 세상이 경제와는 분리될 수가 없으니
시도 경제가 투영된 이 세상의 모습을 반영하게 마련이다.
때로는 음울하고 슬프게, 유쾌하고 장난스럽게.

KBS 기자출신의 저자는 시와 인문학, 각종 예술을 모티브로
그동안 인터넷뉴스와 포털에 다양한 글을 연재하였는데,
시라는 매개를 이용해 <시로 읽는 경제이야기>를 엮어내었다.

시인들이 고통스럽게, 눈물겹게, 장난스럽게 지어낸 시들과
그 동기가 된 사회현상들을 함께 엮어 놓았으니
시와 경제가 서로 대척점에 있거나, 섞일 수 없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시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아직 풀지못한 문제들을 다양한 형태들로 노래한다.
힘든 월세살이를,
비정규직의 정규를,
가난과 출산을,
편한 친구가 되어주었던 라면과 소주를,
점점 사라져가는 서점과 여러 낭만들에 대해 노래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입체적이듯, 세상을 노래하는 다양한 형태의 시도 또한 입체적이다.

그래서 <시로 읽는 경제이야기>속에서는
시가 세상과 분리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 닮아있고 하나인 듯 하다.
허나 흥미로운 것은
책을 읽지 않는 현실과, 모든 사람들이 서정시를 쓸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기를 노래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 대척점에 위치하기도 한다.
독자들은 <시로 읽는 경제이야기>를 통해 시와 경제를 함께 읽느라
세상을 보다 입체적인 구조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고
각박한 경제와 함께 절절한 시로 인한 감동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며
닮지 않은 듯, 닮은 듯 변화무쌍한 시와 경제에 대해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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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아이디어 도감 - 30명 건축 고수들이 내공을 담아 사려 깊은 주거공간을 궁리하다 아이디어 도감 시리즈
NPO법인 집짓기 모임 지음, 황선종 옮김 / 더숲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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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NPO법인 집짓기 모임의 <주거 아이디어 도감>은
더숲의 지난 건축시리즈와 흐름을 함께하고 있는데,
간략하고 쉬운 설명, 이해를 돕는 삽화가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책은 크게 
건물의 모양과 구조.
공간배치와 동선.
수납공간.
재료와 설비.
세세한 부분.
환경.
외부공간에 대한 궁리로 구성되어져 있다.

건축설계로 경험과 개성이 넘치는 건축가들의 모임답게
실재로 설계되고 적용된 주택과 건축가들의 구상이
주택설계시 겪게되는 공간적 물리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주택을 사용할 구성원들의 특성과 변화, 동선의 변화에 맞춰서 적절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또한 주택을 구성하고 마감하는 재료들의 소재와 특성에도 건축가들의 경험과 개성이 바탕이 된 내용들로 책에 수록되어 있다.

멋진 아이디어로 가득차 있는 책이지만 독자는 금새 자신의 상황과의 괴리를 느낄 수도 있는데,
자신이 살고 있는 집에 건축설계를 당장 적용해 보기어려운 점,
자신이 앞으로 살게 될 집을 구상하고 설계해볼 만한 금전적인 여유는 찾아보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런 점들은 독자의 삶에 적용해보기 어려운 점으로 작용할 수 있겠다.

그러나 <주거 아이디어 도감> 멋진 '아이디어'와 주거를 위한 '궁리'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잊지말자.
나무와 돌로 된 욕실에 대한 궁리는,
나무와 돌이라는 소재가 제공하는 피로회복과 자연의 정취에 대해 알 수 있다.
건물의 진입로에 놓여있는 작은 나무와 화초는 아늑함을 제공하고 마음을 이완시킨다.
현관에서 집안 내부로 이어지는 동선에 대한 궁리는, 외부에서부터 가지고 들어온 물건을 수납할 공간과 방법에 대해 연구하게 만들고 자신의 동선에 대해 연구하게 만든다.

독자가 당장 자신이 살 집을 구상하고 설계할 수 없더라도,
자신이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욕실을 나무와 돌을 이용해 새롭게 리모델링 할 수 없더라도
설계를 한 아이디어의 원리에 집중한다면 독자의 일상에 적용한 가능한 지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궁리와 연구가 계속되어 진다면 독자의 집과 주거형태에도 만족스러운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독자는 <주거 아이디어 도감>을 통해서
멋지게 만들어져 서로 자랑하고 부러워할 만한 변화가 아니라,
주거하는 사람을 만족시키고 필요를 채워줄 변화를 경험하게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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