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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예쁜데 자꾸 눈물이 나요 - 임신, 출산으로 찾아온 산후 우울증으로 힘든 당신에게
양정은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4년 8월
평점 :

아이는 예쁜데 자꾸 눈물이 나요 / 슬로디미디어 / 양정은 지음
[슬로디미디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아이를 낳고 조리원에 있을 때 보건소에서 하는 강연을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보건소에서 나온줄 알았다면 그냥 방에 있었을텐데, 애기 선물 준다고해서 앉아있었지요. 산모들의 정신건강 관련한 교육을 하고 나중에 설문조사를 했었는데, 역시나 성실하게 답해서 제출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충격적인 것이 조리원 퇴소하고 집에 왔는데, 정신무슨센터라면서 전화가 왔어요.
제가 산후우울증이 약하게 있다네요? 아니 이게 뭔소리야... 저는 특히나 이번 출산은 계획하고 아주 행복한 마음으로 아이를 낳았기 때문에 (물론 임신 기간 중 입덧을 하던 초기엔 후회하고 또 했습니다) 우울증따윈 저와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좀 충격이었습니다.
[아이는 예쁜데 자꾸 눈물이 나요] 저자 양정은 님은 첫째 아이를 출산한 뒤 산후 우울증을 굉장히 심하게 겪습니다.
산후 우울증 서곡, 산후 우울증 제1막, 산후 우울증 제2막을 이어지는 책의 3분의 2에 가까운 내용들이 저자가 아이를 낳고 느꼈던 산후 우울감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저는 읽으면서 ‘이렇게까지 심하게 겪는구나’하고 처음 알게 되었답니다.
저도 아이를 셋이나 낳았지만 첫째와 둘째아이 모두 출산 후 100일 무렵부터 친정엄마가 전적으로 아이들 맡아 돌봐 주시고, 저는 일을 했기 때문에 이렇게 극심한 우울감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저보다 저희 엄마가 더 힘든 시간을 겪으셨지요. 딸 때문에 낯선 타지에 와서 10년 가까이 지내다가 코로나가 터지고 제가 육아휴직을 하면서 고향으로 내려가셨거든요. 엄마는 저희 동네가 지옥같았다고 지금에서야 말씀하십니다.

담당의와 상담과정에서 ‘수면이 부족하면 더 우울하고, 햇빛이나 산책이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내용만 봐도 산모가 우울해 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저만해도 100일동안은 아이 예방접종외에는 거의 외출을 못했던 것 같아요. 날이 추우면 추워서 못나가고, 더우면 또 더워서 못나가고, 미세먼지, 비 등 외출을 막는 요소가 너무나 다양했습니다.
책 중반에 출산 후 홈트를 하며 운동하는 엄마들에 대한 이야기도 살짝 나왔는데, 양치하고 씻을 기운도 없는데 어떻게 홈트까지 하는지 그분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아이와 하루 종일 집에 있다보면, 어른들의 대화를 한마디도 하지 못한다는 것도 백번 공감합니다. 오죽하면 하도 말을 안하니까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였지요.
지금 셋째를 혼자서 오롯이 처음 키우는데 두 아이를 키울 때 몰랐던 것을 너무나 많이 느낍니다. 작가님이 경험하신 그런 내용들을 처는 첫째가 아니라 셋째를 키우며 만나고 있지요.
내년에 복직을 해야 하지만 아침일찍 아이를 맡기고, 저녁 늦게 아이를 찾으러 가야하는 일이 벌써부터 답답합니다. 이제 엄마도 곁에 없고 도와줄 누군가 한명도 없이 잘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지금도 어깨가 너무 아파서 병원에 가야 하는데, 시간제 보육으로 잠시 맡기며 갑니다. 이것도 매일 아이를 맡기는 것 자체도 힘들어 일주일에 많아야 두 번이네요.
제목처럼 아이는 정말 예쁩니다. 특히 잠잘때가 제일 예쁘지요. (이 말은 엄마라면 다 공감하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그 외에 모든 일 하나하나가 시련처럼 느껴집니다.

경력단절을 염려하는 상담사인 작가님의 마음을 저도 십분 이해합니다. 저는 일을 정말이지하고 싶지 않지만, 경력단절이 너무나 무섭고, 혹시나 남편이 아파서 일을 못하게 될 경우 때문에 억지 춘향으로 복직을 앞두고 있거든요.
며칠전에도 대화가 그리워 토끼띠 엄마들의 톡방에 가입했습니다. 같은 고민을 가진 엄마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갑니다.
출산을 앞두고 있거나 아이를 낳았지만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엄마들이 있다면 [아이는 예쁜데 자꾸 눈물이 나요] 책을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이렇게 극심한 산후 우울증을 겪었지만 둘째 출산 후 산후 우울증을 더 이상 겪지 않으셨다는 사실도 신기합니다. 처음을 너무 쎄게 겪어서 그러셨나봅니다.

작가의 경험담과 더불어 우리 모두가 공감할 육아의 감정들을 느낄 수 있답니다. 내 생각이 잘못된 게 아니었어요. 육아하는 엄마들이라면 다 비슷한 생각과 감정을 겪는다고 해요. 책 중간중간 ‘함께해봐요’ 코너를 통해 추가정보를 제공하기도 하고, 함께 생각하고 감정을 나눠볼 수 있는 시간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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