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책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모나리자’하면 떠오르는 특징이 있지요? 저는 책을 읽으면서도 이 사실을 간과했더랬지요.
제목이 왜 [시간을 묻는 소년, 모나리자]일까 하는 궁금증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본질적인 것은 얼렁뚱땅 무시하고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책 표지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는데 말이지요.
우리책에서 나오는 고학년 책장시리즈의 신간도서인 [시간을 묻는 소년, 모나리자]는 제 31회 눈높이 아동문학상 동화부분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동화속의 여러 인물들은 저마다 하나씩 겹핍된 무언가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모나리자 소년 역시 눈썹이 없지만 다른 특별한 재능이 있지요. 눈썹이 없는 이유가 책을 읽는 내내 궁금했는데, 결말부분에 나옵니다.

그럼, 모나리자 소년이 주인공일까? 그런 아닙니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친구는 초등학교 4학년 정다빈이라는 여자아이랍니다. 다빈이는 ‘안녕 공원’이 있는 이 마을로 여름방학 무렵 전학을 왔습니다. 아직 친구를 사귀지 못해 심심해 하며 집 주변을 걷다 다친 새끼 까치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며칠 전 자신을 위험해서 구해준 망태 아저씨를 다시 만나고, 아저씨를 통해 ‘안녕 공원’을 알게 되지요.
여기서 바로 모나리자 소년, 도훈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도훈이는 개미 관찰하기, 초콜릿을 좋아하고 개미 종이접기를 아주 잘하는 친구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친구와 다른 이상한 점들이 계속 관찰되지요. 알고보니 자폐 성향을 가진 아이였습니다.

다빈이는 공원에서 자주 도훈이와 만나면서, 큰 소리를 무서워하고, 신체접촉을 좋아하지 않고, 개미 종이접기를 아주 잘한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다리가 불편하지만 마음이 따뜻한 캐나다 할머니를 만나고, 할머니에게 SNS를 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기도 합니다.

비눗방울 놀이를 좋아하는 꼬마 때문에 갈등이 고조되어 문제가 생기지만 공원에서 사귄 다른 또래 친구들의 도움과 망태 아저씨, 캐나다 할머니의 도움으로 잘 마무리하게 됩니다. 물론 다빈이의 역할도 아주 컸지요. 불안정한 도훈이를 꽉 안아주며 안심시켜주고,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엄마의 유물과도 같은 밴드를 도훈이의 상처에 붙여줍니다.
이 밴드가 단순히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도훈이의 마음과 다빈이의 마음 모두를 치유해주는 마법의 도구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망태아저씨의 정체, 고모와 함께 일하는 김 요양보호사의 정체도 두근두근 궁금해하며 읽으니 책장이 술술 넘어갔던 것 같아요.
공원의 이름이 따뜻해서 일까요. 우리 모두 ‘안녕’ 할 수 있게 공원이 그 역할을 해준 듯 합니다. 분명 크던 작던 어떤 아픔을 하나씩 가지고 있던 우리의 이웃들이 공원에서 만나 서로를 알아가며 치유하고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였습니다.
도훈이가 모나리자가 된 이유는 무척이나 슬펐지만, 따스하게 감싸줄 친구가 생겨 마지막엔 제 마음도 뭉클했지요. 우리 아이들도 [시간을 묻는 소년, 모나리자]를 읽으며 제 마음에 공감하고 도훈이와 다른 친구들의 사정도 헤아릴 수 있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