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날개
에이데르 로드리게스 지음, 아라테 로드리게스 그림, 유아가다 옮김 / 다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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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날개 / 다봄 / 에이데르 로드리게스 글 / 아라테 로드리게스 그림 / 유아가다 옮김

스페인의 어느 가정집.

일요일마다 엄마가 요리하는 닭 요리를 먹는 가족들 어떤 일이 벌어집니다.

과연 무슨 일 일까요?


바로 매일 가족을 위해 음식을 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아니 그 당연함조차도 느끼지 못하고 그저 차려진 밥상에서

본인들이 원하는 음식만을 허겁지겁 먹었던 가족들을 뒤로 한 채 엄마는 창문 밖으로 사라집니다.

부엌에 걸린 시계조차 닭의 그림이 있던데, 그만큼 닭을 사랑해서 일까요?

아니면 그동안 가족들이 원하는 부위를 다 먹고 항상 남은 날개만 먹어야 해서일까요?

엄마의 등에 날개가 돋아났어요.



처음 등에 솜털이 나기 시작했을 때 엄마는 덜컥 겁이 났지만, 어느 순간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훨훨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책에서 보았던 다양한 장소를 찾아다닙니다. 그곳에서는 가족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엄마 자신이 원하는 먹고 싶은 많은 음식의 맛을 느끼며 행복하게 음미하지요. 남겨진 가족들은 그제서야 엄마를 그리워하기 시작합니다.


비단 [엄마의 날개] 속에 나오는 가족의 이야기만은 아니지요.

동양에서만 여자, 엄마의 희생이 강요되는 줄 알았는데 유럽이라고 다를 바 없었나봅니다.

그리고 저희 가족도 예외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오늘도 복숭아 하나로 저는 맘이 상했습니다.

남편과 아이들만 홀랑 복숭아를 깎아 먹고, 저를 위한 건 남겨 놓지도 않았더라구요.

평소에 과일을 깎으면 맛있는 부위를 남편과 아이들에게 주고, 저는 씨에 붙은 과육을 먼저 먹곤 합니다.

나도 어릴 때는 우리집에서 사랑받는 존재였는데,

엄마가 되고 나니 DNA에 잠재된 본능인 것인지, 아님 사회화의 결과인 것인지, 아이들과 남편을 우선시하게 되네요.

그게 그냥 엄마의 마음인가 봅니다.

하지만 가끔은 서글픈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물론 남편이 제가 해주는 요리를 맛있게 먹고 항상 잘 먹고 있다고 감사 표시를 해 주긴 하지만, 저를 위해 요리를 해 준다거나 맛있는 부위를 저에게 먼저 먹어보라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엄마의 날개]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남편도 꼭 같이 읽혀야 하는 것 같습니다.

반드시 엄마가 희생의 아이콘이 아닌 가정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비슷할 것 같거든요.

저도 그림 속에서 처럼 양가감정을 가진 엄마인데,

이제는 조금씩 가족들에게 제가 원하는 바를 조금은 더 당당하게 소리내어야 겠습니다.

그렇지않으면 언젠가 날개가 아니라 불을 내뿜는 용이 되어 집 밖으로 탈출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거든요.

가정이 누군가 한 사람의 희생으로 유지 된다는 것은 누군가의 불행을 씨앗을 키우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가족 구성원 모두 서로 배려하고 소통하며 살아갈 때 행복은 더 커지게 될 거에요.

저 역시도 저를 낳고 키워준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감사하다고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해 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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