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자격증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엄마 아빠 자격증 ㅣ 상상 고래 23
키키유 지음, 이윤우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4년 2월

엄마 아빠 자격증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글 키키유 / 그림 이윤우

[엄마 아빠 자격증] 표지에 아이는 생일 축하 케이크를 들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데, 엄마 아빠의 눈이 가려져 표정을 알기가 어렵습니다. 오른쪽 하단에는 REC 라는 글자를 보아하니 동영상 녹화 중이네요. 생일 파티 기념 촬영 중일까요? 아니면 누군가 가족을 지켜보고 있는 것일까요? 호기심을 자아냅니다.

시모는 엄마와 함께 마트를 갑니다. 그곳에서 울보 떼쟁이 여자아이를 보며 엄마는 ‘널 만난게 행운’이라는 말을 합니다.

내 엉덩이를 토닥이며 복덩이라고도 하지요.

할머니는 시모에게 밖에 나가면 부모님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라고 하십니다. 옆에서 듣던 엄마는 이상한 소리를 한다며 팔짝 뛰지만 할머니는 '그러면 너희 부부에게 좋은 일이 아니냐'며 더욱더 알수 없는 말을 하시지요.

그 뒤로도 시모, 찬, 채민에게 슬픈 일이 벌어집니다. 삼총사 중 한 명인 채민이가 느닷없이 전학을 가는 일이 발생합니다.

점점 더 의문은 깊어져 가고 찬이와 시모는 비밀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비밀의 끝자락에서 시모가 어디론가 달려가면서 숨을 몰아쉬고, 시모의 심장이 마구 뜁니다.

저 역시도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더 빠져들어 가슴이 찌릿하기도 하고 심장이 쿵쾅거렸답니다.

아니 이거 어린이소설인데 이렇게 흡입력있게 끌려가다니 무슨 일이죠.

세세한 사건과 이야기의 결말은 책을 통해 확인하시면 저와 같은 흥미진진함을 느낄 수 있으실 거라 믿습니다.

큰아이가 2014년생인데 10년이 지난 지금 신생아 출생률이 거의 절반으로 떨어졌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이렇게나 아이가 귀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아이를 낳기를 원하지 않은 부모도 많아졌고, 아이를 원하지만 임신과 출산이 어려운 난임부부의 수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런 시대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사랑만 먹고 자라야 할 우리 아이들을 미워하고 심지어 가정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차마 입에 담지도 못 할 범죄들도 종종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됩니다.

키키유 작가님께서도 이런 안타까운 현 시대를 반영하여 [엄마 아빠 자격증]을 쓰셨다고 합니다.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인간을 대신하는 로봇에 관한 공상 과학 소재의 영화나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요.

예전에 <페인트>라는 소설을 처음 접했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었어요. 그 뒤로 읽었던 <사실 꼬리 아홉 여우는> 이라는 책도 부모가 로봇이라는 설정이었습니다.

끔찍한 아동 학대의 사건을 보노라면 부모 자격 시험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 로봇으로 아이를 만들어 그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을 점수로 매기고, 이후에는 아동 로봇을 핸드폰 초기화 시키듯이 기억을 없애서 다른 집으로 보내는 과정은 정말 슬픈 내용이었습니다. 공장의 오류로 인해 초기화 되지 못한 아이는 끔찍한 기억을 가지게 되는 사건도 벌어지지요.

아무리 로봇의 성능이 뛰어나고 인간의 대체가 필요한 영역에 투입의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하더라고, 과연 이런 분야에서까지 로봇이 사람을 대체해야 하는 시대를 살게 된다면 아동의, 더 나아서는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하는 회의감이 들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 아빠 자격증]이 풀어나가는 이야기 속에서 이런 다양한 고민의 흔적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이상한 부모도 많지만, 여전히 인간이기에 부모이기에 당연히 아이를 사랑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하는 애절한 부모의 정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저도 아이를 키우면서 매사에 화가 나고 아이들을 온전한 사랑으로 감싸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과연 제가 ‘엄마 자격증 시험이 있다면 통과할 수 있을까’ 하는 순간도 더러 있기도 합니다.

이번 동화의 이야기는 그냥 허구의 상상으로만 끝나고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부모의 역할과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한 번 더 고민하게 해 준 시간이었습니다.

[고래가숨쉬는도서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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