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카라디브카, 마법의 언간독 특서 어린이문학 7
정명섭 지음, 불곰 그림 / 특서주니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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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카타브라~’도 아니고 아브카라디브카는 뭐지? 주문인 듯 싶은데 어렵네~

언간독은 또 뭘까?’라는 제목에 대한 호기심에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아브카라디브카, 마법의 언간독]은 정명섭 작가님의 타임 슬립 역사 동화입니다.



우리의 주인공 주희는 진상초등학교를 다니는 학생입니다.

아빠가 1인 출판사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무척 싫어하지요.

너무나도 싫은 도서부를 든 탓에 어떤 작가님의 강연을 억지로 들은후~집으로 돌아온 주희가 발견한 것은

20여년 전 돌아가신 증조할머니의 유품상자였습니다. 낯선 침입자 같은 상자가 싫었지만 엄마가 치킨을 사준다는 얘기에 할수 없이 엄마와 함께 낡은 상자 언박싱을 시작했어요. 상자속에는 증조할머니의 옷과 장신구, 책 등이 들어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필사된 언간독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인쇄술의 엄청난 발전으로 인해 책이 없어서 못 읽는게 아니라, 책 보다 더 유혹적인 여러 매체에 마음을 빼앗겨 책은 뒷전이지요... 불과 100여전만 해도 책을 구하기 어려워 직접 읽고싶은 책을 필사까지 했던 시절인데 말입니다.



대충 상자를 살펴본 뒤 주문한 음식을 먹으려는 순간~ 주희가 최근에 입덕한 아이돌 그룹 코스티컨티뉴 오빠들의 TV 출연 소식을 보게 되었지요. 아이돌 오빠들이 출연한 프로그램은 출연자가 가지고 온 물건을 가지고 얘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진품명품 같은 건가요?^^)

주희가 제일 사랑하는 멤버 오지승 오빠의 애장품은 바로 오래된 책이었습니다.

아니 주희가 제일 싫어하는게 책인데... 덕질하는 오빠의 취미는 독서라니... 지금부터라도 갑자기 책도 좋아질 것 같은 기분이죠?



더군다나 오지승 오빠가 가지고 나온 책은 얼마전에 낙찰받은 고서적 증보언간독이라네요.

잠깐, 언간독? 어디서 들어본 것 같지요? 맞습니다. 아까 잠깐 살펴봤던 증조할머니의 유품이지요.

오지승 오빠가 소개해 주는 증보언간독은 조선후기에 만들어진 한글 교본으로 1826년에 한양에서 만들어진 책입니다. 한글로 편지를 쓰는 법을 알려주는 내용이 실려 있다고 설명을 합니다.

증보언간독은 언간독의 개정판이라는 뜻은데, 오지승은 언간독을 구하고 있다면서 책을 가지고 있는 분은 연락을 달라고 하지요. 책가격도 지불하고, 일일데이트를 해준다는 이야기에 주희는 저도 모르게 두손이 높이 올라가고 의자에서 춤도 춥니다.

제가 봐도 환호와 춤이 절로 나올 것 같습니다. 나의 최애 아이돌과 데이트라니... 생각만 해도 꿈만 같군요 ^^


책을 좀 더 살피던 중 실수로 찍어버린 뒷장에 아브카라디브카라는 빛이 나는 문구를 보았지만, 오빠에게 연락이 올 거라는 행복한 상상을 하며 잠이 들었습니다.

따가운 햇살에 눈을 뜬 주희, 주변이 온통 낯선 풍경입니다. 몇 년 전에 놀러 갔던 민속촌과 흡사한 모습이었지요.



두려운 마음으로 마을들을 살피던 중 또래 여자아이를 만나게 되고 깨어난 곳이 증조할머니의 고향인 옥천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주희를 도와준 여자아이는 바로 어린 시절의 증조할머니, 갓난이였지요.

주희는 1937년의 낯선 장소에서 증조할머니와 그 가족들의 보살핌을 받게 되고, 함께 지내며 일제강점기 시대의 여러 가지 상황을 직접 경험하게 됩니다.

글을 배우고 싶어하지만 계집애라는 이유로 공부를 하지 못하는 증조할머니에게 한글도 가르쳐주게 되지요.

이를 본 갓난이오빠는 야학에서 사용하는 언간독을 갓난이에게 주는데, 우연히 언간독이 찢어지며 그 사이에 숨겨진 태극기를 발견합니다. 갓난이 오빠가 참여한 야학이 사실은 독립운동 단체였습니다.

순사들이 야학당을 뒤진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언간독은 며칠전에 들렀던 신당에 숨기게 됩니다. 그러던 중 주희는 순사보조원에게 쫒기게 되고 교회에 몸을 숨겼지만 불이나서 정신을 잃게 됩니다.

다행히 꿈에서 깨어난 주희는 원래대로 현재 대한민국에 돌아오게 되었고, 증조할머니 가족들이 독립운동을 했던 증거가 언간독속에 있음을 알고 아빠에게 알려줍니다.



[아브라카리브카, 마법의 언간독]에 나오는 언간독은 정명섭 작가님 할머니의 실제 유품이라고 하네요.

이야기속의 내용처럼 야학에 다녔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교실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문밖에서 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비단 일제 강점기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동양 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예전에는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받는 차별들이 존재했지요.

이렇게 책을 읽는 지금에도 느끼지만 현재 대한민국에 태어난게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여전히 이 지구상에서는 억압과 차별속에 사는 여성들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외에도 인종차별, 여전히 의식속에 남겨진 계급주의들이 존재합니다.

다행히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독립은 했지만 해방이 되기전까지 1900년대 중반까지의 대한민국 국민의 삶은 비참했습니다. 독립운동가의 삶은 이루말할 것도 없구요. 이야기속에 나오는 순사보조원처럼 같은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일제의 앞잡이를 하며 자기의 친구, 이웃들을 일본경찰에 팔아넘기는 매국노들이 셀 수 없었지요. 그 속에서도 의지를 꺾지 않고 나라를 위해 몸바친 영웅, 독립운동가분들을 생각하면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며,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우리는 이 감사함을 마음깊이 간직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는 내내 매사에 불만인 주희를 보며, ‘나도 학창시절에 저런 모습이 있긴 했지하며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책이 너무나 싫지만 덕질하는 오빠의 영향으로 앞으로 주희는 책을 좀더 좋아하게 되겠지요?

예전에도 요즘에도 여전히 청소년들은 나의 우상들의 영향을 받기 쉽지요. 또 아이돌이 꿈인 아이들이 더 많이 생격나고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아이돌들이 모범이 되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고, 우리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해보게 됩니다.

따분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고서적과 독립운동, 여성의 차별 등을 타임슬립과 아이돌 덕질로 재밌게 풀어준 이야기 덕분에 책장이 휘리릭 넘어가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특서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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