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설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50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송태욱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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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직전에 읽은 책이 박태원의 <천변풍경>이어서 더 그랬을까. 일제 식민지 시대의, 침략자인, 일본 중산층 가정의 한가로운 일상을 읽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천변풍경>이 신문에 연재된 게 1936년. <세설>이 발표된 게 1944년. 같은 시기의 너무나 상반된 생활 모습이 유난히 거북살스러웠다. 당시 우리나라 중국 등에 침략과 전쟁을 일으키고 있는 난폭하고 극악무도한 외형적인 나라의 모습과 달리 내적으로는 너무나 평온하고 무관심한 일본인들을 그저 문학속의 모습으로만 받아들일 수 없었다.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다른 작품들 또한 비슷한 시기에 쓰여지긴 했으나 문학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반면 이 책은 당시 유럽과 미국에서 유행하던 통속소설, 사교소설을 그대로 모방해 일본화한 것일 뿐이기에 더더욱 읽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며 책을 과감히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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