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테르의 시계 Nobless Club 4
강다임 지음 / 로크미디어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미리 말해두거니와, 이것은 시간 여행의 기록이다.

 

시간을 소재로 다루는 책들은 일단 눈길이 가게 되고 관심을 가지게 된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시간에 대한 책들은 현실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언제나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다. 꽤 많은 곳에서 영화나 책등으로 다룬 소재인만큼 어떻게보면 흔할만큼 흔한 이야기지만 말이다. 볼테르의 시계에서는 마법사라는 캐릭에 의해서 시간여행의 아이템을 얻게 되고 신분사회속에서 볼테르가 인정하지 못하는 억울함과 쉴리의 내기를 계기로 과거로 이동하게 된다. 바로 '절대이성'이란 다소 어렵고 난해한 인간 본연의 심성을 찾으러 가는 것이다.

 

프랑수아 - 마리 아루에(Francois-Marie Arouet)

혹은 볼테르Boltaire

그의 삶은 거의 완전하게 복원이 가능하다.

그는 문필가답게 평생을 통틀어 수천 통의 편지와

온갖 잡다한 기록을 남겼기 때문이다.

딱 하나 1725년 3월의 삼 주간을 제외하고..

 

 

여행을 떠나기 전 프랑스에서 일어났던 여러 가지 사건들

 

저속한 풍자시의 범인으로 몰려 무슈 이자보에 의해 프랑수아 - 마리 아루에란 청년은 바슈티아의 감옥에 갇히게 된다. 그 안에서 아루에는 <오이디푸스>를 각색한 희곡을 만들어내고 자신의 이름을 '볼테르'라 개명한다. 그의 작품은 한마디로 대박이 났고 그의 이름은 나날히 유명해져갔다. 4년 후 <오이디푸스>의 종연 연회에서 볼테르는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게 되는데 그것은 영국 왕실에서 보낸 시계였다. 영국의 사신은 "체크 더 타임스 - Check the times"라는 말과 함께 시계에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ㄴ 책에서는 아루에가 누명을 쓴채 자진해서 감옥으로 들어갔다고 나오지만 정말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권력앞에서도 당당하고 유쾌함을 잃지 않는 모습이 인상깊다. 종연 연회에서의 '에밀리 드 부르퇴유', '오귀스트 드 로앙 샤보'와의 조우, 선물받았던 시계.. 이때부터 이미 시간여행은 준비되어가고 있던게 아닐까..? 아마 볼테르에 얽혀있는 인연의 끈들이 서로를 끌어당긴것처럼 말이다.

 

볼테르는 시계 속 조지 1세의 형상이 담긴 영상을 통해 '최후의 마법사'라 불리운 이에 의해서 보내진 선물이고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후 볼테르는 척을 지게 된 오귀스트에게 기습을 당하게 되지만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자신과 친하게 지내던 이들에게 배신감을 느끼지만 그것이 신분사회의 차디찬 현실이었다.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그는 결국 쫓기는 상황에 처하게 되고 자신을 도와주러 찾아온 쉴리 공작에게 정의를 말하며 이성을 내세우게 되고 "세계를 직관할 수 있는 눈 - 절대적 이성"을 지닌 존재가 과거에도 있었음을 놓고 내기를 벌이게 된다. 이것이 바로 "체크 더 타임스 오브....."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시작됨을 알리는 것이었다.

 

ㄴ 신분사회속에서 이성을 내세울 수 있던 것은 그가 시인으로써 이상을 꿈꾸었기 때문일 것이다. 보통 사람에게 넘어설 수 없는 신분의 벽 앞에서 택할 수 있는 선택은 한정되 있으니 말이다. 한가지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다면 시계에 관한 볼테르와 쉴리공작의 태도이다. 영상과 시간여행은 그 시대에는 전혀 생각치도 못한 것이었을텐데 너무나 의연하게 받아들이는점과 과거로 갔음에도 불구하고 두려움이나 불안함 같은 것을 느낄 수 없단건 왠지 납득하기 힘든 것 같다.

 

 

야만의 숲에서 벌어진 아슬아슬한 모험 이야기

 

시계로 인해 게르만시대로 오게 된 두 사람은 마녀로 불리우는 여인과의 만남을 통해 필요한 것들을 얻어낸 후 마을로 향하게 된다. 그러던 중 죽은 청년을 도와주다 감옥에 갇히게 되고 '최후의 마법사'라 일컬어지는 아이작과 만남을 통해 새로운 내기를 하게 되고 도움을 받아 탈출한다. 그 후 볼테르는 발키리아신과 약초를 이용해 마을사람들에게서 정의를 끌어내지만 그것은 결국 속임수이자 편법이었고 절대 이성과는 거리가 먼 공포심에 대한 굴복일뿐이었다.

 

ㄴ 죽어가는 청년을 도와준것에 대한 죄를 물어 감옥에 집어 넣는 모습과 족장에 의해서 모든 법과 규칙이 적용되는 마을을 보고있자니 우리 현실과 다를바가 없어보였다. 상위층에 있는 사람들에 의해 돌아가는 사회이자 약자들은 언제나 버림 받거나 보호받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시간여행의 계기를 마련해준 인물인 마법사 아이작의 등장에서 사뭇 기대를 했지만 두 사람에게서 가능성을 본것일까? 스스로 관객을 자처하며 무대에서 내려가버리는 모습에서 진한 아쉬움이 느껴졌다. 볼테르는 첫번째 내기에서 승리하지만 절대 이성을 증명하지는 못했다. 진정한 절대 이성의 길은 멀고도 험한 것일까..?

 

 

고대의 도시에서 벌어졌던 치열한 재판 이야기

 

로마시대에 도착한 볼테르와 쉴리공작은 아우구스투스에게 몸을 의탁하게 되고 그 속에서 아밀리와와 아셀루스를 알게 된 볼테르는 내기의 소재로 아셀루스를 해방시키는 것을 제안한다. 서로간의 생각을 내세우다보니 두 사람의 위치는 결국 대립구도로 바뀌게 된다. 그러다 재판과 전쟁을 마주하게 되고 쉴리공작이 자신때문에 부상을 입는 상황에 처하게 되어 어쩔 수 없이 두번째 시간여행을 끝내게 된다.

 

ㄴ 극심한 이상주의자였던 볼테르는 쉴리공작의 부상을 통해서 현실을 깨닫게 된다. 자신은 한 소년과 그 어미의 운명을 걸고 내기를 했던 것이란 사실에 자괴감에 빠질정도로 말이다. 애초에 목표였던 절대이성을 찾는것에서 내기에 이기는것만을 생각하는 모습에서 실망감이 들었는데 늦게라도 깨달았으니 다행일려나..

 

 

목숨을 걸고 벌여야 했던 전쟁 이야기

 

두 사람은 본래 몸과 다른 몸에서 깨어나게 되고 몸의 주인인 조르주의 영지를 빼앗으려는 오귀스트를 피해 여행길을 나선다. 그러던 중 암호문을 해독하여 크리스티앙의 보물을 찾게 되고 황금시계기사단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며 오귀스트와 전쟁을 벌인다. 참혹한 전장의 모습에 안타까워 하던 볼테르는 모든 것을 끝내기 위해 홀로 길을 떠나고 최후의 순간에 아이작과의 내기는 끝나 버린다.

 

ㄴ 자신의 처지를 떠나서 생각하라는 말이 무슨 뜻일까? 모든 것을 끝내기 위해서는 그에 반하는 대가가 필요한 것일까? 오귀스트와의 지독한 악연과 에밀리와의 인연을 통해 찾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너무나 많은 의문을 가지게 해준 책이지만 답을 찾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결국 볼테르가 찾으려 했던 '절대이성'이란 존재하는것이었을까? 쉴리공작이 얘기했던 것처럼 불가능한게 아닐까? 아니 과연 존재할 수 있는 것인가? 주변환경에 따라서 항상 변화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니 말이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도 민주주의를 표방하지만 예전의 신분사회의 모습을 군데군데에서 찾아 볼 수 있는게 사실이다. 이 부분에서는 아이작이 말했던게 정답일 듯 싶다. 누구나 이성이라는 씨앗을 가슴에 품고 있지만 그 싹을 틔우는 것은 사람마다 다른것처럼 이성에 따라 사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해서 '절대 이성' 그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볼테르의 시계는 내가 처음 접하는 노블레스 클럽의 책이었는데 기대 이상의 작품이었던 것 같다. 중간에 절대이성보다는 각 인물간의 대립구도위주로 치우치는 부분은 약간 아쉬웠지만 말이다. 판타지하면 검과 마법이 날아다니는 그런것만 생각하기 쉬운데 시간과 절대이성을 소재로 한 이 책이야말로 제대로된 판타지가 아닐까 싶다. 책방에 널려있는 판타지소설의 식상함에 질린 분들에게 특히나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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