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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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30년간 비어있던 잡화점으로 시공간을 넘은 고민상담 편지가 도착했다. 불과 몇시간 전, 강도짓을 저지르고 이 잡화점에 숨어든 삼인조 좀도둑들은 얼떨결에 잡화점으로 온 고민상담편지에 답장을 해주게 되는데. 문제는 그들이 하루하루를 겨우 연명하느라 배울 시간이 없어 그들의 가방끈이 짧았다는 것이다. 그들이 보내는 답장은 하나같이 직설적이고 단순했다. 처음에는 그런 답장에 반감을 가졌던 사람들도 어느샌가 그들의 명쾌하고 직설적인 답에 도움을 받게 된다. 달라진건 사람들만이 아니였다. 처음에는 답장을 머뭇거렸던 좀도둑들이 이제는 고민상담편지를 보낸 사람들을 진심으로 걱정하게 되었다. 고민상담 편지에는 사람들마다의 애틋한 사연이 담겨있었고, 그중에서 30년전 나미야 잡화점의 주인인 나미야 유지가 어떻게 사람들의 고민상담을 해주었는지 밝혀지게 된다. 고민상담 편지는 어쩌다 시공간을 넘어 좀도둑들에게 오게 되었는지, 후반으로 갈 수록 기적같은 일들이 일어났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고민상담 편지’ 라는 문장이 나를 이끌었던것 같다. 나는 중학교에 다닐때 또래상담부 활동을 했었던 적이 있는데, 상담자의 상담내용을 듣고 공감하는 방법,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내 입장을 전달하는 방법 등등 여러가지 상담에 대한 방법을 배웠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상담에는 직설적이고 명쾌한 답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배움의 기회가 적어 누군가에겐 상처가 되는 답장을 돌려줬을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좀도둑들의 고민상담 편지를 대하는 태도는 그들이 얼마나 상담자들을 걱정했는지를 알려준다. 누구에게든 가까운 친구나 가족들이 자신에게 고민상담을 털어놓았던 경험은 있을것이다. 더군다나 나는 상담부 활동을 했었다는 이유로 많은 친구들의 많은 고민들을 들었었다. 그 당시에는 내가 배웠던 여러가지 방법들을 떠올리느라 대답을 얼버무렸지만 이제와서 생각해본다면 지금의 나는 그들에게 삼인조 좀도둑들처럼 명쾌한 답을 들려줄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내가 답장을 써주려는거야. 물론 착실히 답을 내려줘야지. 인간의 마음속에서 흘러나온 소리는 어떤 것이든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돼.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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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22정인호 2022-05-29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인조 좀도둑들이 고민상담편지에 답장해주며 점차 상담자로서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이 인상 깊은 것 같아. 어쩌면 좀도둑들이 편지에 답장해주는 과정이 그들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일 수도 있을 것 같아. 누군가의 고민은 단순히 문제로만 인식해야 되는 건 아니야. 고민은 다른 의미에선 그 사람의 삶을 담아낸 매우 의미 있는 것이기 때문이야. 그렇기에 상담자는 사람들의 고민을 들으면서, 그들의 삶을 통해서 자신이 지녀야 하는 자세나 가치, 마음가짐 등을 배우면서 점차 상담자와 상담사가 함께 고민을 해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야. 앞으로도 또래 상담자 활동을 통해 스스로를 돌이켜보고 성장할 수 있는 그런 나날이 이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