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자이너 문화사 - 교양과 문화로 읽는 여성 성기의 모든 것
옐토 드렌스 지음, 김명남 옮김 / 동아시아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는 이 책을 어떤 목적을 두고 만들지 않았다. 출판사의 제안을 받아 이 책을 세상에 출산시켰다. 처음에는 ‘어떻게 할까’란 고민에 빠졌고, 여성성기에 대해서 할 말이 많이 있을까? 과연 남성 저자가 써도 될까? 여성에 대한 신성 모독은 아닐까? 과연 남자들이 ‘여성성기의 모든 것을 하나도 빠짐없이 알고자’ 할까? 외설스런 남자라는 평을 짊어지게 되지않을까? 등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스스로 “나는 인간 성 행동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볼 좋은 기회라는 사실”을 깨닫고,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외설 논란이 있는 성인영화도 인터넷 앞에서는 아무런 대책이나 통제도 못할 정도로 사회적 문제가 극심한 요즘의 분위기와 한미 FTA 타결시점에 맞추어 우리들에게 나타난 이 책 <버자이너 문화사>은 겉표지와 제1장 첫 그림부터 우리들을 자극시키고 흥분시킬 것이 분명하다.

이 책 전체를 영화화 한다면 어떨까? 아마도 외설이란 누명을 쓰게 될 것은 뻔하다. 이 책은 여성의 성기에 관한 연구 논문집으로 보면 쉽게 이해할 것이다. 논문이란 것은 어느 한가지 분야를 집중적, 체계적으로 연구한 결과를 논리에 맞게 서론, 본론, 결론으로 풀이하거나 정리, 주장하는 것임을 감안할 때 이 책은 ‘세상의 기원’이라는 제목의 논문집으로써 ‘여성의 성기’와 관련한 여러가지 소제목논문들을 한 권의 책에 모아서 편집한 것이다. 이 책은 총 1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장은 ‘여성성에 대하여’는 논문집의 서론부분으로써 이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이야기와 저자의 솔직한 고백을 듣게 되며, 저자도 이 책이 기괴하다는 표현을 쓰고 있으며, 온갖 사실들을 풍성하게 모아둔 창고가 되었다는 말을 할 정도로 여성성기에 대한 무궁무진한 자료들이 망라되어 있다.

여성성기에 대한 “세상의 기원”이란 제목의 논문집에 실린 소제목 논문은 모두 13가지이며 ①여성성기의 용어(알맞은 용어를 찾아서) ②여성성기의 구조 ③생리학(성기의 성적기능에 관하여) ④처녀성 ⑤프로이트 이론의 힘 ⑥생식에 관하여 ⑦여성의 성 문제 ⑧클리토리스 절제 ⑨의사와 자궁 ⑩바이브레이터 ⑪여성의 향기 ⑫여성성에 대한 두려움과 혐오 ⑬여성성기의 이상화와 숭배 등이다. 연구논문이라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간단히 읽을 수 있고, 이해하기 쉽다. 문제는 아직 성에 대하여 개방적이지 못한 우리들에게는 혹시 누가 보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초조한 마음으로 이 책을 몰래몰래 볼 것이다. 그러나 여성과 여성 성, 여성 성기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잡는 순간 하루밤 사이에 모두 읽을 수 있을 정도라 생각한다.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으면서도 가끔씩은 엽기적이며, 한번도 듣도 보지도 못했던, 경험하지도 못했던, 상상을 초월하는 자료들이 무수히 나온다.

이 책에는 무수히 많은 전세계의 유명인들과 그들의 작품들에서 여성성기와 관련한 다양한 내용들과 풍부한 자료들를 수집한 ‘여성성기에 대한 모든 것’이 백과사전 같다. 저자는 여성성기에 관한한 만물박사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이 책에 인용된 자료들의 원본을 한 곳에 모아두면 하나의 도서관, 박물관, 창고가 될 정도로 어마어마 하다. 저자의 여성성기에 대한 모든 것을 우리들에게 알려주려는 노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반면, 이 책에 나오는 사진 - 귀스타브 쿠르베의 세상의 근원(그림1), 열린 형태로 묘사한 여성의 외부 성기(그림2), 소음순 안쪽을 보여주는 그림(그림7), 늘어나고, 상처 입고, 닳고, 사라진 처녀막들(그림10) - 은 세계적인 유명 박물관에 소장된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성인영화나 포로노, 누드, 야동과 같이 너무 자극적이고, 엽기적인 것들이 있어서 문제가 될 듯 싶다.

여성성기를 우리들이 어릴때부터 많이 듣고 사용했었던 보지, 씹, 질, 음부, 아랫도리...라는 용어로 표현된다는데, 과연 그런 한국어로 번역되는 외국어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으며, 더불어 처녀막을 가지고 처녀와 처녀 아닌 여성을 구분하게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라는 것, 남성 성기와 여성 성기는 시작이 동일하다는 것, 이브가 아담의 갈비뼈에서 솟아난 게 아니라 모든 아담이 한때는 이브였던 것, 질 안의 가장 이상적인 산성도는 pH 4.0로서 박테리아 감염을 막는다는 것, 정자는 산에 약해 pH 4.0이면 단숨에 죽어버리겠지만 다행히 정액 자체가 염기성이라 산성을 일시적으로 중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생식이 가능하다는 것, 질의 점막과 장벽의 점막 사이에 얇고 탄탄한 횡행 근육층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 등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이 책에 나오는 여성성기에 대한 내용들을 과연 여성들은 알고 있을까? 우리나라 여성들은 자기 자신의 몸에 대해 과연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이번에 이 책 <버자이너 문화사>을 만나게 된 것은 나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으나, 이 책에서 알게된 많은 사실들에 대하여 과연 얼머나 이해하고, 얼마나 오랫동안 기억하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홍보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자신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몇 년전부터 성교육이 많이 개방적이 되었으나, 지금까지 서점에 많이 나와있는 성 교육 관련 책이나, 방송, 학교에서의 성교육의 수준은 정말 수준 이하라 생각된다. 그런 성교육 내용이나 범위를 이 책을 기준으로 할 경우에 정말 극히 제한적이고 일부분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바, 각극 학교에서의 성교육 시간에 이 책을 비치하여 학생 스스로 공부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제안하는 기회가 조만간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감명깊은 글]

중국인들에게 있어 성은 종교적으로도 의미 있는 영역이며, 도교와 유교는 성 행위를 영생불사 추구의 기법들 중 하나로 간주한다. 고대 중국 문헌을 보면 수 백 년을 살았다는 사람들 얘기가 자주 나오는데, 성 의무를 꼼꼼하게 관리하고 수행하는 것이 장수 비법 중 하나로 꼭 거론된다. 남성의 씨앗은 남성의 생명력이다. 정자는 양(陽)이라는 것이다. 정자를 때때로 자극하여 일깨우되 탈출을 막는다면 영생을 꾀할 수 있다. 소중한 양기는 척수를 거쳐 머리로 전달되도록 주의 깊게 보전해야 한다. 중국 성 지침서들에는 씨앗의 손실을 막는 다양한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가령 남성은 콧구멍을 넓게 벌리고 숨을 참아야 한다. 아니면 격렬하게 숨을 쉬는 방법도 있다. 이를 갈고, 눈알을 굴리고, 팔을 휘젓고, 항문과 고환 사이를 꼬집을 수도 있다. 28) 성 관계 중에는 여성의 분비물도 깨어난다. 이것은 음(陰)의 기운이다. 상반된 두 생명력이 결합하여 머리로 전달되기 때문에 영생을 돕는다. 출처 : 220쪽(제1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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