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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이력서
장 루이 푸르니에 지음, 양영란 옮김, 오영욱 그림 / 예담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하늘님 --> 하느님 --> 하나님으로 바뀌었던가? 천지창조를 하신 분은 하나님으로 알고 있었는데 정말 한국적인 냄새가 나는 제목이다. 이 책 <하느님의 이력서>란 제목을 보는 첫느낌이다. 종교적 냄새가 풍기지 않는 것으로 프랑스 작자가 그렇게 표현했을리는 만무고, 아마도 번역을 그렇게 했으리란 생각을 한번 하고는 곧바로 그 다음 낱말에 ‘이력서’에 초미의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력서라면 취업에 관한 자기계발 도서란 느낌을 받았다. 요즘 오륙도, 사오정, 삼팔선, 이태백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고 있는 취업의 불황시대를 맞이하여 정말 깜찍한 제목으로 많은 실업자와 이직을 생각하는 사람들,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같이 독자층을 넓히려는 기발한 제목을 선택했구나 싶었다. 그런데 이 책 <하느님의 이력서>를 읽는 순간, 지금까지의 선입견은 산산조각나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끼지 못했던 경이로움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너무도 깜찍한, 발칙한, 황당한, 엉뚱한, 멍~한 상상력으로 나를 매료시켰다.
저자는 천지창조의 위대한 과업을 마친 하느님이 더 이상 할 일이 없어졌으니, 하늘과 지구에 양발을 걸쳐놓고, 지구의 대기업에 취업을 하기위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여 대기업으로 발송하였다. 대기업 인사부장이 일주일의 특별 면접과 시험를 위해 회사 인사부장실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하느님이 하늘에서 새를 타고 내려와 하숙집에 여장을 풀고, 대기업 인사부장과 일주일동안 개인 면접을 실시한다는 기발한 내용이 전부다. 이 책 <하느님의 이력서>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풍부한 상상력이 돋보이고,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엉뚱한 생각을 한 저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나, 그 이상은 없다. 하늘과 땅을 창조하고 인간을 만는 창조자가 인간들이 사는 지구로 내려와 대기업에 취직을 하겠다는 그 자체가 참 엉뚱하고 깜찍하지 않은가?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이력서나 자기소개서처럼 무궁무진한 사람이 있을까? 다만, 하느님이 누구의 교육이나 도움도 없이 과연 대기업 인사부장의 눈길을 끌 정도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수 있을까가 의심스럽긴 하지만, 이미 대부분의 응시자들은 2~5매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는데 반해서 하느님은 가죽으로 두꺼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사진과 함께 하나하나 모두 표현했다면 얼마나 특별하겠는가? 누구라도 그 이력서는 특별취급 되었을테고, 누구든지 하느님의 이력서란 사실을 알았다면 구미가 당길 것이며, 누구라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만 가지고도 특별 채용까지 생각했을텐데도 대기업 인사부장은 현대판 인사당당 총책임자 답다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책 내용은 하느님이 천지를 창조하고 지구의 모든 것을 직접 만든것을 인사부장이 하느님과의 질의응답을 통하여 확인하고, 창조한 이유와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하여 자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웃지 않을 독자들이 과연 있을까? 재미있어서 웃는 것 보다는 너무나 엉뚱하고, 황당하고, 기발하고, 깜찍하고, 어처구니 없어서 웃게 될 것이다. 단조로우면서도 예리한 인사부장의 질문과 전지전능한 하느님이라는 선입관이 완전히 배제된 하느님의 인간미 넘치는 대답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인사부장의 반문과 말도 안되는 우스광스러운 하느님의 표현, 예측불허한 무진장 재미있는 두 사람의 대화속에 언제부턴가 푹 빠져버린 독자들은 책을 잡는 순간부터 끝까지 읽지 않고서는 배겨나지 못할 것이다.
바람은 부채가 없어서 만들었고, 달은 밤에 열쇠구멍을 찾기가 힘들어서 만들었으며, 지구는 처음에 정육면체로 만들었다가 모서리에 사는 사람들이 많이 불편해 할까봐서 은 앉기 불편해서 둥글게 만들었단다. 동물들을 많이 만들어 하늘에서 지구로 떨어뜨려 땅에 떨어지지 않고 공중에 있는 것은 새, 물속에 떨어진 것은 물고기이란다. 마지막으로 인간을 만들었는데 만든것을 후회하고 있단다. 인간의 피부색이 백색, 황색, 홍색, 흑색만 만든 이유는 다른것을 만드는데 물감을 다 써서 남은것만으로 만들었기때문이며, 바다와 초원을 만드는데 청색과 초록색을 다 썼기 때문에 청색인종과 초록색인종은 만들지 못했단다. 결국, 대기업에서는 하느님을 채용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하느님이 지진. 태풍. 같은 천재지변으로 너무나 많은 인간들을 죽게하였고, 경제 문제에는 관심이 없어서란다.
정말 누구나 쉽고 편안한 마음으로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러나 유머와 위트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부담스러울 것이다. 지금까지 생각해왔던 하나님에 대한 느낌이나 감정이 한순간에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에 대한 전지전능하심을 이 책의 저자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님에 대한 이미지를 새롭게 각색하고 함일텐데 적어도 종교적 입장이 아니라 할지라도 우리들이 그동안 섬김했었던 개개인의 신들이 모두 하느님이 만든, 아니 하느님 그 자체라는 사실에 어떻게 반응할런지가 자뭇 궁금하다. 이 책에서 가장 강렬하게 나를 자극한 하느님의 넌센스적인 표현은 117쪽이다. 인사부장이 자기회사에서 일하려면 기본형만 만드는 편이 좋을것이란 말에 하느님은 이렇게 표현하였다. “나는 지금 늪에는 오리 가슴살이 둥둥 떠다니고, 뒤뜰에는 닭봉이 가득하고, 풀밭에는 쇠고기 등심이 졸고 있느 농장을 상상하고 있소, 그렇게 되면 농촌은 정육점 선반같은 모습을 하게 될 테지.” 얼마나 멋진 표현인가? 아니,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발상인가? 오리, 닭, 소를 만든 하느님께 인사부장이 기본형만 만들기를 원한다는 말에 살아있는 동물을 만들지 않고, 차라리 인간들이 먹기좋게 오리구이나 닭백숙, 소고기등심을 처음부터 만들었다면 인간들이 먹기에 좋았을텐데... 우리들이 기르는 살아있는 오리, 닭, 소가 요리가 된 상태의 오리구이나 닭백숙, 소고기등심으로 살아있다면 어떠했느냐는 질문에 인사부장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우리들 독자들은 과연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정말 궁금하다. 나는 그저 피식 코웃음치고 말았다.
이 책 <하느님의 이력서>를 읽고난 다음에 내가 느낀 아쉬움이 두가지 있다. 하나는 하느님이 너무 인간적이라는 것이다. 당연한 저자의 의도였겠지만 너무 인간적이라서 책을 읽는 우리들 독자들이 깜짝 놀랄 정도의 자극적인 표현이나 행동, 상상도 못할 21세기에 걸맞는 하느님의 모습에 혀를 내밀 정도다. 또 하나는 천지창조하신 하느님에 대한 면접의 내용이 너무도 어처구니 없는 단계를 거치면서 천지창조의 이유와 방법을 지구, 태양, 별, 바다, 바람, 산, 불, 물, 곤충, 동물, 인간, 공룡, 물고기, 새, 꿀벌 들에 대하여 하나씩 하나씩 양파껍찔 벗기듯 하나하나 풀어가는 것은 좋았으나, 사형제도나 번식, 인간을 만든것에 대한 넋두리, 예술가나 석유에 관한 이야기는 너무 별로였다. 특히, 영국인에 대한 특유의 위트적인 표현도 이맛살을 찌푸리게 했다.
[감명깊은 글]
“인간이란 놈은 만족시키ㄱ기가 매우 어려웠소, 그들이 원하는 게 뭔지를 몰랐기 때문이오, 내가 별짓으 f다 해봐도 이난에게는 소용이 없었소, 날씨가 추울 때 인간을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건 따뜻한 곳에 있는 것이고, 반대로 날시가 더울때는 서늘한 곳에 있는 거였소, 그래서 나는 깨달았소, 이러쿵저러쿵 불평없게 하려면 변화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했던거요. 나는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 안 해 본 일이 없소.” 출처 : 61쪽
<PS : 이것은 서평과는 무관한 내용이다. 책을 읽고난 다음에 느낀 나만의 생각이기에 저자에게 직접 개별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으로 이해가 안가는 10가지를 발췌한 것이다>
1. 24쪽, 저작권료 내역서가 있는데 분명 내용은 8월분 저작권료에 대한 내역서인데 마지막 부분 추신에 9월분 일몰에 대해서는 10월에 정산함이란 말이 있고, 지불일자는 9월 15일인데 계좌이체 날짜는 9월 10일이라는게 앞뒤가 안맞는다.
2. 대기업 소속의 한 심리학자가 하느님에게 질문서를 작성하라고 부탁한 심리테스트가 겨우 6문항인데 그것을 4군데로 쪼개어 아무런 연계성도 없는 부분에 끼워놓고 있다.
3. 40쪽, 8월 28일 하느님의 심전도 검사결과를 00종합병원장이 발행한 건강점진서(부분)이 포함되어 있는데 사실 책 내용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다는 어떠한 말도 없었다.
4. 하느님이 지구로 온 그날부터 매일밤 하느님의 밀착경호를 담당한 수호천사의 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시하고 있는데, 그런데 첫날밤, 두 번째 밤, 세 번째 밤, 마지막 두 번째 밤, 마지막 밤 등 보고서가 다섯 개인데, 실제 잠을 잔 것은 일요일 하늘에서 내려와 금요일까지 자고 토요일에 하늘로 올라갔으니 6일밤을 잔것이다. 수호천사가 보고서 하나를 빼뜨렸거나 저자가 착각을 했으리라 본다.
5. 99쪽, 하늘에서 하느님이 지구에 있는 교황에게 보내는 1월 31일 편지에 보면 월급명세서를 동봉했다고 나온다. 정말로 하느님이 교황에게 매월말일날 월급을 준다면, 월급명세서는 편지가 도착하는 날을 고려하여 미리 보내야 한다. 그리고 월급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정말 궁금하다.
6. 149쪽, 인기 신(神) 톱 50 목록에 1등부터 5등까지 겨우 신을 다섯분만 제시하고 있다.
7. 150쪽, 하느님이 지구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의 수호천사 보고서(5)의 내용을 보면 시간이 잘못되어 있는듯 싶다. 밤 21시에 하숙집을 나가서 밤새도록 술마신후 아침에 들어와 잠을 잤다면 말이 되는데, 다음날이 토요일 마지막 면접이다. 가장 중요한 면접을 앞두고 아침 출근시간에 잠에 골아떨어졌다면... 말이 안맞는다.
8. 158쪽, 입사지원서에 대한 회답에 경제에 관한 당신의 무관심(8월 2일 면답내용:생략)...에서 하느님이 면접을 본 첫날이 건강진단서에 명시된 8월 28일이 맞다면 회답편지에 나온 8월 2일은 오탈자일것 같다.
9. 160~161쪽, ‘하느님, 하늘나라로 올라가시다’의 그림의 위치가 맞지 않는다. 실제 올라가는 상황과 맞는 위치는 154쪽과 155쪽 사이여야 맞는다.
10. 164쪽, 하느님의 정장에서 수호천사가 발견한 ‘하느님의 유서’ 내용이다. 작성일자가 정확하게 명시하지 않았으나, 하느님이 지구에 다녀온 날짜가 정확하니까 그 유서를 지구에서 작성한것이 분명하므로 기왕이면 유서작성 날짜를 명시했으면 더욱 흥미로왔지 않았나 싶어 참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