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암행총관으로 살아가는 곽곽선생의 이야기는 시원한 활극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딱 맞는 책이다. 사실 나는 정치적인 암투와 심리전을 좀 더 즐기는 독자이지만 이 책의 시원함에 금방 매료되었다. 왕의 이야기는 사실 지루하다. 하지만 그 왕이 부리는 자의 이야기라면 또 이야기가 다르다. 그의 칼이 엄청난 피를 부를지라도 그가 왜 어째서 어떻게 그런 도구가 되었는지는, 이야기에 푹 빠질 때 즈음 드러난다. 세상이 시켜 기꺼이 피를 부르는 도구가 되었지만 종국에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칼을 휘두르고 있다는 것을. 책은 2권까지로 마무리 되었지만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완독할 수 있었다. 어쩌면 지금의 현실에도 필요한 이야기가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비리와 음모와 거짓이 난무하는 세상은 과거와 소설 속 뿐만 아닌 지금도 분명 존재하기에. 소설과 다를 결말을 어떻게 지어야하는지는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의 몫으로 보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