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차를 타는 당신에게 - 마음을 다잡는 특별한 이야기들
서주희 지음 / 샘터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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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tv로 방영되어 시리즈 책으로 출간해 온 국민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었던 <TV 동화 행복한 세상>을 기억할 것이다. 우리집 책장 구석에도 10년째 자리하고 있는 이 책은 시간이 날 때마다 꺼내보는 힐링북 역할을 하곤 했는데 파스텔 색상으로 그려진 정감있는 삽화와 함께 우리 일상에서 이웃들이 겪은 감동적인 사연과 팍팍한 삶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짤막짤막한 구성으로 엮어진 그 책을 샘터에서 새로운 버전으로 출간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비슷한 분위기의 책이 나왔다. 제목부터 상쾌한 새 아침을 떠올리게 만드는 <첫차를 타는 당신에게>라는 에세이다.


 탐욕과 이기심, 성공을 향한 채찍질, 그리고 무한정보의 바다 속에서 진정성과 일에 대한 열정이 사라져 가는 지금, 다시금 이런 에세이류가 흐름을 탄 대세가 된 것 같다. 성공은 실패의 어머니라는 둥, 천릿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들은 이제 너무 식상하고 캐캐묵은 교훈같기만 하다. 하지만 이 책은 지금 본인이 가진 것에 감사하고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는 등 쉬운 일부터 시작해보라고 말한다. 진심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사귀고 대세에 휩쓸리는 군중이 되지 말라는 것. 그리고 역사적으로 위대한 예술가들과 람보르기니 사장과 같은 세계적인 사업가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과 수모 끝에 결실을 맺은 후 기부와 근검절약등 사회봉사에도 모범이 되고 있다는 얘기는 무작정 부자가 되려는 우리들에게 목표를 향한 올바른 동기와 실천이 필요함을 강조하는 듯 하다.


요 사이 습관이라는 말이 자기계발서류등의 책 제목에 자주 등장하게 되었다. 그 말인 즉슨, 좋은 습관 하나 둘이 모여 하루가 되고 그것들이 다시 모여 좋은 삶과 인생의 일부가 돤다는 뜻일 것이다. 남의 약점을 찌르는 말투나, 버릇처럼 내뱉는 한숨과 냉소적 시선들이 잦아지고 벼락맞을 확률보다 희박한 복권의 한탕주의는 늘어가는 반면, 자기 자신을 너무 과소평가하여 안될꺼야, 설마.. 라는 말을 달고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전신마비의 몸으로 <잠수복과 나비>라는 책을 펴낸 엘르의 전 편집장 얘기는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감동실화다. 저자는 우리는 그에 비해 가진 것이 너무 많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존재이며 기회를 잡을 준비가 항상 되어 있다면 우연은 어느 날 갑자기 필연처럼 다가온다고 말한다. 저니의 보컬 아넬 피네다의 인생역전이 재능과 노력, 행운이 따른 당연한 결과인 것처럼 말이다.


사실 나는 이런 힐링서적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지식 위주의 주입식 인문도서류를 주로 보는 편인데 어느 날 문득 드는 생각이 이런 책들을 백날 봐봐야 누굴 가르칠 것도 아니고 논문을 쓸 것도 아닌데 너무 빨아들이기식의 독서를 해치우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사람 사는 이야기와 인생에 대한 지침서같은 이런 책이 가끔은 딱딱한 지식만을 담은 텍스트들보다 머리를 맑게 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요즘은 붐비는 막차는 가끔 타는 편인데 첫차의 풍경을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젠지는 기억조차 까마득하다. 그만큼 내가 아침을 잃어버린 생활을 해왔고 주위를 돌아보는 여유 또한 없어진 것 같아 반성도 된다. 가까운 지인에게 선물로 주어도 좋을 것 같은 책을 만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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