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네이버 - 네이버는 어떻게 우리를 지배해 왔는가
김인성 지음, 김빛내리 그림 / 에코포인트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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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인기있는 파워블로거는 아니지만 엄연히 네이버를 시작페이지로 활용하고 포털로 즐겨쓰고 있는 지금 이런 민감한 제목의 도서의 리뷰를 '네이버 블로그'와 카페에 올린다는 게 꺼림칙하긴 하다. 2000년대 초기 인터넷이 막 활성화 될때만 해도 다음과 프리챌, 야후 등 메일을 쓰고 동호회 활동을 하는 용도로 포털이 자리를 잡아갔지만 네이버라는 업계 1위 포털이 등장한 이후 네티즌들은 새로운 지식검색과 블로그 운영, 실시간 검색순위 등에 열광하며 초록의 대기업을 배불리기에 급급하게 된다. 이 웹툰만화는 우리를 여태껏 지배해 온 네이버의 실체를 낯낯이 파헤치면서도 쉽게 설명하고 또 내용상 너무 진지해 질 것을 우려, 귀여운 캐릭터를 빌린 만화형식을 취하고 있어 이해가 어렵지 않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책은 네이버를 비판하기에 앞서 해외 포털 몇몇과 네이버를 비교하며 그 공정성과 콘텐츠의 불법 복제 무한장려에 우리나라의 포털들은 이기적이게도 당장의 이익에만 급급해 개인 블로그들을 시장 점유율 상승에 이용한다든지, 검색결과 공정성에 있어 정치적인 조작과 언론의 입김 등에 굴복하는 것에 있어 네이버는 단 한번도 맞서 싸우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상 대세를 알고 싶고 따라가려는 심리를 이용해 등장한 것이 실시간 급등 검색어인데 이 또한 메인 페이지의 링크와 연동되어 사용자들을 자사들의 사이트에 오래 머물게 하려는 용도로 전락해 버린지 오래이다.

 

초창기 우리나라의 인터넷 벤처회사와 포털의 경쟁력은 가히 세계를 놀라게 할만한 창의력과 기술력, 아이디어로 똘똘 뭉쳐 한국의 IT산업의 미래는 티없이 밝은 듯이 보였다. 하지만 업계 1위인 네이버는 자신의 독과점을 순순히 다른 신생 기업과 나누어 가지려 들지 않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때마다 그것을 짓밝고 베끼려 들었다. 언젠가부터 무너진 포털의 경쟁력은 신뢰를 저버린 한 대기업의 혼자 잘 먹고 잘 살자는 마인드에서부터 비롯된 것 같다.

 

나도 언젠가 네이버 메인에 걸리는 '영광'을 누린 적이 있다. 그 날 10만명이 가까운 방문자에게서 많은 댓글과 칭찬을 받았지만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곧 잊혀졌다. 하지만 얼마 뒤 내가 쓴 글과 비슷한 글이 나의 글과 동등하게 검색되는 걸 보고 나는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열심히 글을 쓰고 자료조사까지 했나 싶었다. 허탈했고 대가조차 없는 그 일에 곧 손을 뗐다. 지금도 많은 블로거들이 자신의 창작리뷰나 사진, 글 등을 속수무책으로 무단도용 당하고 있을 터인데 네이버 측에선 그것에 대해 조치를 취하긴 커녕 불법 복제된 콘텐츠를 우선 검색순위로 올려놓기까지 한다. 이래서야 콘텐츠 제작자들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많은 포털 사용자들에게서 외면을 받을 날이 멀지 않을 것이다.

 

아직은 이런 막강한 네이버를 대다수의 컴퓨터 메인화면에서 몰아낼 방법이 소원하다. 하지만 저자가 후반부에 언급한 것처럼 우리는 무조건 애국을 하고 국내 서비스를 애용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진 않았다. 때에 따라서는 성능 좋고 공정성 있는 외국 포털을 씀으로서 국내 기업에게 채찍같은 효과를 거두고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소비자들의 진정한 권리를 찾는 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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