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민족 사회 대한민국 - 이주민, 차별, 인종주의
손인서 지음 / 돌베개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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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교구장 김주영 주교를 뵈었을 때, 소박하고 솔직한 모습에 인상적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모든 형제들>을 많은 이에게 나눠준다며, 프랑스 혁명 3대 정신인 자유, 평등, 우애(박애) 중 종교가 우애에 더 집중하고 잘할 수 있으리라는 말이 꽤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대만 지하철역에는 임산부, 노약자, 장애인석을 아울러 ‘박애석’으로 새겨져 있다.) 이주민과 난민 문제 전문가 손인서 박사는 가톨릭교회가 이주민을 환대하려고 노력했던 점을 칭찬했다. 뭐 보기에 따라 더 노력해야 하고, 다른 종교도 이주민을 위해 많은 일을 한다. <모든 형제들>에서 말하는 핵심과 손인서의 <다민족 사회 대한민국>이 주장하는 바는 많은 부분에서 서로 통한다. 몇몇 평신도 신학자가 신학적 언어 없이 신학하기를 이야기하는데, 굳이 신학적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신학적 테제가 추출되는 저서가 <다민족 사회 대한민국>이다. 해석의 문제인데, 이 책은 결국 ‘네 형제는 누가인가?’를 이야기하며, 오랜 세월 동질적 배경 속에서 살아온 한국인이 다른 문화 속 사람을 받아들이고 환대하는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편견과 배제라는 마음속 굴레를 벗어 던지는 여러 훈련이 필요하고, 정책도 따라야 한다. 나는 한국인이 유독 배타적이고 차별적이라는 생각에는 크게 동의하지 않는다. 분명 그런 면이 있지만 자꾸 익숙해지고 훈련하면 또 금세 배우고 깨치는 게 한국사람들이다. 자꾸 이런 책을 읽고 몰랐던 부분을 깨닫고 서로 이야기하면서 배워 나가면 된다. 또 그래야 대한민국이 실질적으로도 건강해진다. 이주민을 노동력으로만 이해하고 도구화하는 논리가 아니라, 같이 대한민국 전반을 건설하는 주체로 인정하자는 뜻이다. 한국인은 열심히 다른 나라를 왔다 갔다 하고, 또 넷의 세계를 통해 열심히 타 문화를 이해하고 있다. 단 그들이 내가 사는 환경 속에서 내 이웃이 되었을 때, 어떻게 잘 더불어 살아갈지를 터치해주는 일이 좀 더 중요할 뿐이다. 이 책이 딱 그 지점을 채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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