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신불 - 김동리 단편선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13
김동리 지음, 이동하 책임 편집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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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편은 내가 읽은 단편 중에서 다른 것 보다 더 재미있게 봤던 단편인 것 같다.
이 단편의 시작은 태평양전쟁에 학병으로 끌려나간 주인공이 전쟁을 피하기 위해 불교에 몸을 담아 절에 들어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일제 말기 학병으로 끌려가 남경이란 곳에 있다가, 진기수라는 대학선배에게서 혈서까지 써 보이며 허락을 받아 그의 도움으로 탈출하게 된다.
그래서 정원사란 절로 들어가 중이 되기로 한다. 그 곳에서 주인공은 청운이라는 스님과 돌아다니다가 금불각의 등신불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 불상은 여느 불상과는 달리 매우 기괴한 모양을 하고 있어 주인공은 그것을 보고 무서워한다. 근데 그 불상은 옛날 소신 공양으로 성불한 '만적'이란 스님의 타다 굳어진 몸에 금을 씌운 것이라고 주인공은 원혜 대사를 통하여 신비로운 성불의 역사를 듣게 된다. '만적'은 당나라 때의 인물로, 자기를 위하여 이복 형제를 독살하려는 어머니로 큰 갈등을 겪는다. 그리고 집을 나간 이복 형제 '신'을 찾아 집을 나와 불가에 몸을 맡긴다. 10년 후 어느 날, 자기가 찾던 '신'이 문둥이라는 천형에 고통받고 있음을 알고 충격을 받게 된다. 그리하여 그런 문둥이들과 이복형제 '신'을 위해 소신 공양을 할 것을 결심한다. 그가 1년 동안의 준비 끝에 소신 공양하던 날 여러 가지 이상한일이 일어나게 된다. 온몸에 기름을 바른 천을 감고 불을 붙이고 그의 머리에 씌운 향로에서는 점점 많은 연기가 나오는데 이때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비는 타고있는 불을 끄지 않고 '만적'이 앉아있던 단위에는 내리지 않는다.
그리고 그후로 새전이 3년간 끊이지 않아 '만적'의 타다 굳어진 몸에 금을 씌우고 금불각을 짓게되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주인공은 그 불상이 '만적'이 인간의 고뇌의 슬픔이 아로새겨있음을 이해하게 된다. 그런데 이야기를 마친 원혜 대사는 주인공에게, 남경에서 진기수씨에게 혈서를 바치느라 입으로 살을 물었던 오른손 식지를 들어 보라고 한다.
왜 그 손가락을 들어 보라고 했는지, 주인공은 의아해 하고 또 이 손가락과 '만적'의 소신 공양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것인지 궁금해 하지만 대사는 아무런 말이 없다. 그리고 북 소리와 목어 소리만 들려 온다.
이 책은 나에게 내가 확실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남을 위해 자진으로 소신공양을 했던 만적의 생각과 인간의 고뇌로 슬프면서도 종교적으로 좀더 나은 인간이 되는 교훈을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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