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회계와 기업재무 - 한 권으로 묶어서 그림으로 쉽게 설명하는
조병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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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전달자의 내공을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 그림이다. 이십여 년간의 수강 경험에 의하면 지식을 전달할 때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백중백 고수다.
지식을 문장이 아니라 그림과 표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1) 각 항목을 정확하게 알고,
2) 항목들 간의 관계를 분명하게 이해하며,
3) 이를 기초로 전체에 대한 지식을 머릿속에 구조적으로 쌓아 올린 다음,
4) 화가가 되어 그림을 그려야 하고,
5) 이 과정에서 중복이나 누락이 없어야만 한다.

총 296 페이지인 이 책은 왼쪽 페이지에는 그림이 오른쪽 페이지에는 그림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는 구조로 쓰였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 저자의 말을 들어보자.

그저 그런 흔한 책이 서점에 나오는 것이 싫었다. 많은 고민 속에 '그림'을 그리고 '글'을 수십 번 고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292p)

책의 구성은 독자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먼저 '그림'을 보여 준 다음 '글'로 설명하고자 하였다. 책을 펼치면 그림과 글이 한눈에 모두 보여지면서도, 그림이 크게 보여지기를 원했다. 그러다 보니, 위 페이지에는 그림이 보이고, 아래 페이지에는 그에 대한 설명이 쓰여 있는 '세로로 넘기는 책'이 되었다. 가능하면 위 페이지의 그림에 대한 설명을 아래의 한 페이지에 글로 모두 담으려고 했으나,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강의 등을 통해 보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92p)

전문 분야에서 '지혜(智慧, Wisdom)'란, '지식(知識, Knowledge)'을 잘 정리해서 대중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5p)

저자는 지혜를 추구하는 지식 전달자로서 성의 있게 책을 썼다. 그게 이 책의 강점이다. 반면 이 책의 약점은 책의 제목 <MBA회계와 기업재무>에서도 알 수 있듯, 일반 개인 투자자들이 선뜻 공부할 마음을 먹기 어려운 '영역'을 다루고 있다는 거다. 책은 기업의 재무제표 독해와 주식가치 밸류에이션을 다룬다. 이 책을 연구하듯 파고 들려면 '일반 투자자'가 아니라 '내공이 깊은 투자자'가 되고 싶다는 독자의 결의가 필요하다.

저자는 이 책의 예비 독자를 아래와 같이 예상했다.

이 책은 회계와 기업재무에 대해 이미 기초적인 지식 또는 경험을 가지고 계신 분으로서, 회계와 기업재무에 대한 '큰 그림'을 파악하기를 원하는 다음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 이론적인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Case Study 위주로 힘들게 공부하는 MBA 학생
- 재무선진화 및 재무전략과 같은 CFO 과제에 대해 컨설팅을 제공하는 컨설턴트
- 회계, 재무 및 경영기획 부서에서 근무하는 또는 근무하고자 하는 직장인
- 회계 및 재무와 관련된 대학원의 진학 또는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

여기에 하나 더 덧붙이자면, <투자 구루들의 밸류에이션>과 회계와 기업재무의 '구조'를 이해하고 싶은 가치투자자 정도가 되겠다.

자, 책의 그림을 몇 가지 소개해 본다.



1. 재무회계와 관리회계, 기업재무의 큰 틀




2. 장부가치(과거), 청산가치(현재), 존속가치(미래수익현가)




3. 현금전환주기(CCC) : 독자를 행복하게 만드는 그림이다


4. EBIT의 정의 : 인터넷 서핑 30분보다 이 책 한 페이지가 더 나았다. 'EBIT'는 재무회계에는 없는 개념으로 주식가치평가를 위한 '기업재무'에서만 다루는 항목이다.


- 재무회계에서는 주주에게 배당으로 귀속될 당기순이익만을 관리 대상으로 보지만, 기업재무에서는 주주뿐만 아니라 은행도 모두 투자자로 봐서, 그들 모두에게 귀속될 배당과 이자를 지급하기 전 단계의 금액인 EBIT를 관리 대상으로 본다.

- EBIT는 영업이익과 원칙적으로 상이하나, EBIT = 영업이익으로 보기도 한다. 이는 미래의 추정 손익계산서를 작성할 때에 외환차손익, 평가손익 등과 같은 기타 영업외손익은 추정하기 쉽지 않으므로 일반적으로 0으로 가정하기 때문이다.

- 잉여현금흐름(FCF)에서는 기업이 사업을 통해 회수한 소득 중에서 은행과 주주에게 상환하기 직전의 금액인 EBIT에서 세금을 차감한 후의 EBIT(1-t)를 사용한다. 과세관청에 납부되는 법인세는 투자자에게 귀속되는 금액이 아니기 때문이다.
(227p 요약)


전체적인 틀을(구조를) 그린 다음 세부 지식을 배우면 이를 기억하기가 쉽다. 지식을 저장해 둘 위치를 감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회계를 진지하게 공부하고픈, 그래서 회계의 구조를 익히고 싶은 투자자에게 이 책은 무척 반가운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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