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 1
염승환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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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교사는 어떻게 가르치는가'
책장에 꽂혀 있지만 아직 읽지 않은 책의 제목이다. 
올해 나의 화두는 '교육'. 스스로를 더 나은 투자자로 교육하기이다. 학생으로서의 나는 충동적으로 이 공부 저 공부를 왔다갔다 하겠지만, 이와는 달리 선생으로서의 나는 면밀한 계획 하에 학생의 학습을 지도해야 한다. 공부를 스스로 한다는 건 다름 아닌 이런 것이다. '내가 학생이면서 동시에 선생도 되어야 하는구나'를 깨닫는 것. 그때가 바로 갓 입대한 자가 신병 훈련소를 떠나 자대 배치를 받는 시기다. 훈련병에서 이등병이 되어 스스로 험난한 세상을 익혀가야 할 때인 거다.

『주린이가 가장 읽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은 '주식 훈련병'들을 위한 책이다. 행군(시클리컬)이 무엇이고, 완전군장(밸류체인)은 무엇인지, 계급(시가총액)은 무엇이고, 유격훈련(박스장)은 무엇인지, 열과 오(보통주와 우선주)는 무엇이며, 화생방(관리종목)에 왜 모든 선배들이 치를 떠는지, 스타 (FOMC)가 뜬다고 하면 왜 모두가 긴장하는지처럼 정말 훈련병이라면 누구나 궁금해 할 것들을 모두 담았다. 책의 뒷표지에 실린 이효석 SK증권 자산전략팀 팀장의 추천사를 읽어보자.

이 책에는 시장과 소통하기 위해 필요한 기초적인 내용이 모두 담겨 있다. '모두'라는 수식어가 부적절하지 않은 이유는 염승환 부장 특유의 성실함 때문이다. 그의 성실함이 아니었다면 이런 책은 세상에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투자자들을 대신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그러니까 이 책에는 군데리아가 나오는 날에는 왜 식당 앞에 일찍 줄을 서야 하는지(인기 높은 IPO), PX라는 단어를 말할 때 왜 모든 장병이 그토록 환호하는지(무상증자 공시) 등이 빠짐없이 적혀 있다는 거다. 실전 투자를 경험해 본 주린이라면 모두가 궁금해마지 않을 것들 77가지를 뽑아서, 그에 명쾌하게 답변하는 QnA식 구성이다.


이 책의 미덕은 아래와 같다.
1. 먼저 77가지의 질문은 정말로 주린이가 궁금한 것들이다. 저자 자신이 말하고 싶은 내용을 담기 위해 주린이가 궁금해하지 않을 질문을 몇 가지 섞었을 법도 한데, 그런 '수작'이 전혀 없다.

2. 답변이 호쾌하다. 그래서 이해하기 쉽다. 물론 호쾌한 답변은 당연히 여러 예외들을 아우르기 어렵기 때문에 때로는 이렇게 단정해도 되나 싶은 구석도 발견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호쾌함을 미덕으로 꼽게 되는 건, 그 선택이 주린이라는 독자의 눈높이를 잘 고려했기 때문이다. 생초보는 예외를 묻지 않는다. 생초보는 일반 원칙이 무엇인지부터 궁금해하기 때문이다. 

3. 읽는 재미가 있다. 388페이지의 책으로 적지 않은 분량인데, 오래 읽어도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각 질문에 대한 답변은 대체로 4~5페이지에서 마무리된다. 답변에는 최근 사례와 그림들이 풍부하게 인용되어 있다. 글도 어렵거나 현학적인 표현을 쓰지 않았다. 친절한 이웃집 형같은 직장 사수가 말하는 듯한 문체다. 아주 잘 읽힌다.

4. '주식 책이란 게 이렇게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구나' 독자는 읽으면서 이런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다음 주식 책으로 뭘 읽을까 생각하게 되고, 이 책에서 강조한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읽을 생각도 하게 될 것이다. 주린이에게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며, 시장과 소통할 수 있는 지식을 왜곡없이 전해주며, 자연스럽게 다음 코스를 떠올리게 만드는 책보다 더 좋은 주식 책은 상상하기 어렵다.


서평을 쓰는 현재 이 책은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등 각종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이 현상이 다소 부정적으로 느껴졌다. 주식시장의 뜨거운 열기를 틈타 인플루언서가 평범한 상품을 가지고 공전의 히트를 치는 게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난 지금 나의 우려가 전적으로 오해였다는 걸 알았다. 이 책이 이만큼 널리 익히는 건 1차적으로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이로운 일일 뿐 아니라, 2차적으로는 주식 서적 출판계에도 좋은 시사점을 주는 일이라 생각된다. 그만큼 저자를 신뢰하게 됐다.

대부분의 투자 구루들은 "좋은 기업을 사라"고 조언한다. 좋은 기업이란 소비자를 속이지 않고 정직하며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는 기업이다. 좋은 기업을 발견하면 주주가 되어 함께하면 된다. 투자의 좋은 조력자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갈수록 실력이 늘고, 투자자에게 솔직한 사람이어야 한다. 오랫동안 함께한 염승환 부장(염블리)은 나날이 지식이 쌓여 가고, 순간순간 판단도 날카롭다. 무엇보다 투자자들에게 진솔하다. 좋은 투자의 동반자를 알게 되었다면 희로애락을 같이하면 좋다. 투자의 승자가 되는 방법이다. 그런 점에서 염블리와 함께하면 된다. 
-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


무엇보다 이제 막 주식 투자에 입문하여 이것저것 물어오는 지인들이 있다면, 이 책이 다른 어떤 책보다 권하기에 좋을 듯하다. 독자의 성격, 취향, 투자관, 인생관, 독해력, 투자실력, 투자경험 등 그 무엇을 기준으로 삼더라도 거르지 않고 읽을 만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주린이 입문서계의 인싸 중의 인싸라 할 만하다. 나는 서른 권 정도의 투자 서적을 읽고서 이제 갓 주린이에서 초보 투자자로 진화했다. 주린이 시절 궁금했지만 대답을 만나지 못해 곧 잊고 말았던 많은 궁금증들을 이 책을 읽으며 해소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뿌듯했던 점은, 막상 듣고 나면 쉽지만 듣기 전에는 몰랐던 여러 기초 개념들을 알게 된 것이다. (예를 들면 'RSI'나 'MSCI' '코스피 200, 코스닥 150의 편입·편출' '선물옵션만기일에 변동성이 커지는 이유' '블록딜이 주가에 미치는 일반적 영향' 등등)

주식시장 입문자에게는 꼭 권하고 싶은 좋은 책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으나, 침착하고 차분하게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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