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에게 정말 필요했던 말 - 1일 1페이지 일상의 따옴표
호다 코트비.제인 로렌치니 지음, 김미란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365일 동안 읽을 수 있는 하루의 명언을 365페이지에 담은 책이다. 저자는 호다 코트비. 미국 NBC 모닝 토크쇼 <투데이>의 공동 진행자다. 유방암을 앓았고, 나이 쉰 둘에 첫 아이를 입양했다. 2년 후에는 둘째 아이를 입양했고, 모두 딸이다. 남편은 두 번째 결혼한 남자이고, 두 번째 아이를 입양할 때 예순 한 살이었던 조엘이란 사람이다.

명언 읽기를 특별히 좋아해서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다. 에버노트에 따로 '명언'이란 노트북을 만들어서 명언을 모으고 있기도 하다. 그런 내게도 이 책은 특별했다. 책을 읽다보니 학창시절을 생각하게 됐다.

명언을 이야기하는 책은 많다. 학창시절 우리가 배운 과목 <국어>, <영어>, <수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많은 것처럼 말이다. 과목이 같아도 가르침은 다르듯이, 명언은 같아도 그 명언을 누구와 함께 읽느냐에 따라 독자는 전혀 다른 세계를 경험한다. 이 책은 명랑한 엄마와 함께 명언 읽기다. 엄격한 아빠, 자수성가한 어른, 훌륭한 멘토, 울음이 많은 친구가 아니다. 뛰어난 점도 있고 서툰 점도 있는, 하지만 늘 명랑한 엄마와의 명언 읽기. 책의 몇 꼭지를 소개해본다.

2월 10일
모든 사람의 모든 이야기 뒤에는 어머니가 있다.
어머니는 우리가 시작한 곳이기 때문이다.
- 미치 앨봄

우리 엄마는 '강인함'과 '낙천적'이란 단어를 빼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분이다. 내가 평생 봐온 엄마는 어떤 상황에서든 아침이면 결연하고 행복에 찬 모습으로 일어나셨다. 어릴 때 우리 삼 남매는 "위대하고 큰 태양이 떴어. 세상이 온통 축복이야!"라고 생기 있게 외치는 엄마의 목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깼다. 엄마가 열어주는 세상에서는 모든 게 화창하기만 했다. 아이 하나는 갓 대학교를 졸업했고 둘은 아직 대학생이던 무렵 남편을 갑자기 잃었을 때도, 엄마는 여전히 강인하고 희망에 찬 모습으로 우리를 위해 자리를 지키셨다.
지금은 내가 아침에 커튼을 걷으면 헤일리가 "안녕, 뉴욕아! 안녕, 허드슨강아!"라고 외친다. 정말 아름다운 인사 아닌가! 엄마는 해가 뜰 때 긍정적인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셨고, 이제는 내가 딸에게 똑같이 가르치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세상은 좋은 거라고 여기게 하는 것, 그것이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아닐까.

3월 13일
느껴지지 않는 열정을 좇으며 불안해하기보다는 훨씬 단순한 것을 하라. 그냥 호기심을 좇아라.
- 엘리자베스 길버트

3월 30일
그래서 뭐요. 이제 뭘 하면 되는데요?
- 린다 클라이어트 웨이먼

내가 본 <테드(TED)> 강연 중에서 린다 클라이어트 웨이먼의 강연은 손꼽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린다는 필라델피아 북부의 학업 성취도도 떨어지고 매우 위험한 공립학교, 자신의 모교이기도 한 그 학교에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학교를 쇄신하기 위해 접근했던 방식을 소개했다. 강연 전체가 주옥같았지만, 특히 위의 구절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린다는 자신이 부임하게 될 학교와 학생에 문제가 많다는 얘길 듣고 당당히 말했다.
"그래서 뭐요. 이제 뭘 하면 되는데요?"
보통 사람이라면 학교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무엇을 할까? 나는 이 대목에서 린다를 더욱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매일 종례 시간에 학생들에게 이 말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고 한다.
"오늘 아무도 여러분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면, 내가 여러분을 사랑하고 있고 항상 그럴 거란 사실을 기억하세요."

8월 6일
우리에겐 두 가지 인생이 있다.
두 번째 인생은 우리 인생이 한 번뿐임을 깨달을 때 시작된다.
- 공자

11월 22일
사랑하는 하느님, 잠깐 시간을 주신다면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그저 가진 것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법륜 스님은 깨달음은 정진해서 얻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그저 한순간에 되는 것이라고. 이 말이 내게는 어렴풋했다. 더듬더듬 나아갈 길을 찾던 나는 문득 알게 됐다.

우리는 그저 웃는다. 이유가 있어서도 아니고, 근거가 있어서도 아니고, 노력을 해서도 아니다. 그저 그럴 수 있을 뿐이다. 
만약 당신이 한동안 웃지 않았다면, 당신은 다만 언제든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은 것뿐이다. 이 책은 우리가 무엇을 잊었는지 알려준다. 다정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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