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수익 바이블 - 100년을 관통하는 세계적 대가들의 주식투자 절대 원칙, 개정판
프레더릭 반하버비크 지음, 이건.서태준 옮김, 신진오 감수 / 에프엔미디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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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엔 '수학의 정석', 가치투자엔 '초과수익 바이블'
- 투자 대가들의 뷔페에 간 초보 투자자의 이야기

제목과 내용만 보면 초보자가 질색할 책이다. 534페이지에 이르는, "초과 수익 바이블"이란 제목의 책. 그런데 왜 이 책의 이벤트를 신청하여 나는 고난의 길을 자처했을까. 그건 한국의 주식 투자 대가들이 쏟아낸 이 책에 대한 찬사 때문이다. 그리고 이에 힘입어 이 책은 3년만에 양장판 개정본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내용은 원판과 동일하다)

"세계적 셰프들의 시그니처 요리를 한데 모아놓은 뷔페 같은 책. 전설적인 투자 대가들의 투자 철학, 방법, 종목 선정 기준 등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다."
- 최준철 브이아이피자산운용 대표

"사람은 늘 지나고 나서야 현명해진다. 《초과수익 바이블》은 거장들의 현명함을 늦지 않게 전해주는 책이다. 읽고, 공부하고, 실천하면 된다."
-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실전에 써먹을 수 있는 통찰이 가득한 투자 기본서. 27년 이코노미스트도 배울 게 많았다."
-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 《돈의 역사》 저자

"가치투자의 교과서라 할 만하다. 가치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모든 질문의 답이 들어 있다."
- 박성진 이언투자자문 대표

"이 책 한 권이면 초·중급 투자자가 고급 투자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 김철광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카페 운영자, 필명 '바람의 숲'

다섯 개의 찬사를 하나씩 짚어보며 책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먼저 양해를 구해야 할 부분은 지금 서평을 작성하고 있는 글쓴이가 가치 투자 입문 6개월 차의 주린이란 점이다. 나는 이 책에 담긴 대부분의 의미를 의미있게 포착하지 못한 채 책을 읽었다. 내가 전달할 수 있는 것은 이 책의 아주 작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1. "세계적 셰프들의 시그니처 요리를 한데 모아놓은 뷔페 같은 책. 전설적인 투자 대가들의 투자 철학, 방법, 종목 선정 기준 등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다."
- 최준철 브이아이피자산운용 대표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음식이 가득 펼쳐진 뷔페를 생각해보자. 각 음식마다 이 음식의 재료, 조리과정, 영양, 그리고 조리한 요리사와 그의 업적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다. 그 설명을 보고, 그래 이 음식은 이런 맛이지! 와우!! 라고 감탄을 하겠는가. 아니면 이 음식이 왠지 나랑 맞을 것 같은데, 한번 맛을 봐볼까? 라고 생각하겠는가. 
먹어본 자만이 맛을 알고, 맛을 아는 자만이 설명을 읽으며 자신이 맛보았던 맛을 떠올릴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고수들을 위한 책이다. 하지만 엉겁결에 참여하게 된 주린이도 얻을 만한 것이 있다.

《11장 대가들을 지탱하는 3개의 기둥》 
1) 투자 전략과 규율 : 투자철학과 실행방법
2) 투자 전략 적용 시 특성 : 독립성, 근면함, 끊임없는 연구, 신중함, 지식 등
3) 투자 태도 : 겸손, 열정, 인내, 감정의 분리, 군중과 반대의 길을 갈 수 있는 용기

투자 전략에 없어서는 안 될 첫 번째 요소는 시장의 작동 원리와 투자자들의 실수를 바라보는 일관된 사고방식이라 할 수 있는 투자철학이다. (450p)

시장을 바라보는 철학은 반쪽에 불과하다. 투자 전략에는 기회를 포착하고 주식을 사고팔 때를 올바로 알려줄 실행 방법도 있어야 한다. 놀라운 사실은 철학이 같더라도 실행 방법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대가들도 직접 말하듯이, 실행 방법이 투자자의 성격 및 경험과 어울려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대가들에겐 편하게 생각되는 자기만의 방법이 있다. 그런 방법이 없다면 투자자는 감정의 압박이 클 때 자신의 시스템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451p)

자기에게 맞는 투자철학과 실행 방법을 찾으려면 자기성찰이 필요하다. 자기 자신을 알아야 성격과 관심에 맞는 투자 전략을 찾을 수 있다. (453p)

전략은 투자자의 성격과 기술, 취향, 관심 등과 어울려야 한다. 대가들에게서 영감을 얻을 수는 있지만, 아무 생각 없이 무조건 대가들의 전략을 모방하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다. 대가의 전략이 자신에게도 꼭 맞는다면 예외일 수는 있다.  (453p)

자신에게 어울리는 전략을 고르는 건 시작일 뿐이다.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일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도 전략을 고수할 수 있는 규율이다. (454p)

이 책과 가장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었던 부분은 11장이다. 책을 읽으며 알게 된 것은, 초보 투자자의 성장에 필요한 주요소(3개를 꼽아보았다)와 대가들의 3개 기둥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다. 문장으로는 참 표현하기 어려워서, 아래에 그림으로 그려보았다. (그림 실력의 조악함은 부디 양해를...)

(일곱살인 둘째가 내게 그림 그리는 법을 가르쳐줄 때 쓰는 칠판이다. 나에게 그림이란... 넘나 어려운 것...)


지식, 경험, (마음)수양이 쌓이면서 초보 투자자는 상급자로 발전해간다. 이 과정은 성장하는 나선으로 표현된다. 나선이 바깥쪽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각 요소 모두에서 어느 정도의 진전이 필요하다. 나아가 각 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흐름의 끊김없이 성장해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식과 경험은 누구에게나 크게 다른 과정이 아닐 것이다. 반면 (마음)수양은 각자의 성격, 살아온 경험에 따라 상당히 다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투자 태도'로 표현되며, 이의 요소들로 '겸손, 열정, 인내, 감정의 분리, 군중과 반대의 길을 갈 수 있는 용기'로 구분되어 설명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이는 '관조'라는 하나의 단어로 묶을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수양의 핵심은 자신과 세상을 관조하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겸손, 열정, 인내, 감정의 분리, 용기 등이 우리의 마음이 짓는 하나의 표정에 해당된다면, 마음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가를 바라보는 것이 관조에 해당된다.

주식 투자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지 않은 주린이라 하더라도, 이 11장에서 무언가를 얻어가기는 어렵지 않다. '철학 - 실행방법 - 태도'의 정립은 어느 분야에서의 성취를 원하건 공통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11장이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놓여있다는 것뿐이다. 이 책에서 주식 투자에 대한 사전지식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도 원활히 읽을 수 있는 부분은 이 마지막 장뿐이다.


2. "가치투자의 교과서라 할 만하다. 가치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모든 질문의 답이 들어 있다." - 박성진 이언투자자문 대표

질문을 갖기 위해서는 경험이 있어야 한다. 풍부한 경험이란 더 많은 질문에 부딪쳐 봤다는 의미다. 그래서 주린이인 내가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었던 질문과 대답은 많지 않다. 이를 아래에 적어본다.

안정 기업의 주식을 어떻게 거래할지는 투자자에 달려 있다. 시장의 평균보다 몇 %만 높아도 만족하는 투자자라면 탄탄한 안정 기업의 주식을 적정 주가에 사서 수년 동안 보유하면 된다. 시장을 상당한 수준으로 능가하고 싶은 야심 찬 투자자라면 안정 기업의 주식을 더 적극적으로 사고팔아야 한다. PER이 많이 떨어졌을 때 사서 PER이 다시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될 때의 초과수익을 노려야 한다. 지나치게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 피터 린치는 대체로 1년 정도의 기간 동안 30~50% 오른 안정 기업의 주식은 팔아서 현금화했다. (295p)

워런 버핏과 존 템플턴 같은 대가는 우량주를 괜찮은 가격에 사는 것이, 비우량주를 싸게 사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 지난 50년간 미국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주식들은 PER이 20~50인 주식들이었다. 다시 말해 주가가 본격적인 고공행진을 펼치기 전에 이미 통상적인 시장의 기준으로 볼 때 비싼 주식들이었다. (246p)

경기민감주에 투자하는 일은 투자철학과 딱 맞아떨어지는 일은 아니다. 첫째, 경기민감주는 내재가치를 고려해서 사고팔면 안 된다. 주가의 움직임이 대체로 EPS의 변동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둘째, 대가들 상당수가 경기 예측은 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경기민감주에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경기를 무시할 수 없다. (...)역설적으로 들리지만 경기민감주는 1년간의 후행 PER이 정점을 찍을 때 사고, 바닥을 기고 있을 때 파는 게 제일 좋다. (299p)

많은 대가들이 공통적으로 밝히는 최대 실수는 부채비율이 과도하게 높은 기업에 투자했다가 실패한 사례다. 재무 상태가 건전하지 못한 기업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다. (426p)

- 피터 린치는 뮤추얼펀드 매니저였던 시절, 1년에 단 15분만 경제 전망에 대해 생각했다고 한다. 
- 투자자는 경제에 신경을 쓰지 말라는 조언은 진정한 상향식 투자자들이 강력하게 지지한다. 하지만 거시경제 투자자들은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 정말로 놀라운 건 2008~2009년 시장 폭락 이후 일부 대가들이 실토한 내용이다. 워런 버핏과 데이비드 아인혼 등은 주택 거품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조금이라도 예상한 건 실수였다고 말했다. (407, 408p)

대가들은 위험을 줄이려면 높은 수준의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대가들의 신조는 "다각화는 평범한 수익률을, 집중은 탁월한 수익률을 낳는다."이다. 많은 대가들이 소수 종목에 커다란 지분을 집중투자한다. 필립 피셔는 대개 포트폴리오의 75%를 단 3~4종목으로만 채웠다. 조엘 그린블라트는 펀드의 80%를 8개 미만의 종목에 투자했다. (...)
조심스럽고 보수적인 투자자인 워런 버핏조차 포트폴리오 집중을 옹호한다. 2억 달러 미만의 비교적 작은 포트폴리오라면 약 80%의 자금을 5개 종목에 투자하겠다고 했다. (...)다른 사람을 대신해 투자하는 거라면 한 종목에 최대 40%의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데, 아주 드문 경우로 제한할 것이다. 자신의 개인 자금을 투자하는 경우라면 한 종목에 최대 75%까지 투자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421-422p)

가치투자자로서 투자를 해나가면서, 원칙의 준수와 수익 극대화를 위한 유연한 대처 사이에서 갈등하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미덕은 유연한 대처를 원하는 가치 투자자에게 이론적 근거-더욱이 대가들의-를 제공해준다는 점이다. 특히나 경기민감주 투자 시 내재가치를 고려해서 사고 팔지 말라는 조언은 놀랍기까지 하다.


3. "이 책 한 권이면 초·중급 투자자가 고급 투자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 김철광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카페 운영자, 필명 '바람의 숲'
 
수학으로 비유하면 이 책은 '수학의 정석'에 해당한다. ('초과 수익 바이블'이라는 책의 제목이 참 어울린다). '수학의 정석'을 일독하는 방법은 순서대로 읽지 않는 것이다. 순서대로 읽으면 항상 첫 50페이지에만 손때가 탈 확률이 높다. 이 책은 정보와 판단을 논리적 근거로 쌓아가다가 마침내 결론을 주장하는 방식으로 씌어지지 않았다. 옴니버스식 구성이라 필요한 부분을 필요할 때 발췌해서 읽는 방식이 적합하다. 그러므로 책의 분량에 너무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괜찮으리라.


4. "실전에 써먹을 수 있는 통찰이 가득한 투자 기본서. 27년 이코노미스트도 배울 게 많았다." -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 《돈의 역사》 저자

홍춘욱 이코노미스트는 추천사에 이렇게 적었다. "특히 이코노미스트의 입장에서 355쪽에서 시작되는 '주식시장의 고점과 저점을 알 수 있는 지표' 부분은 참으로 배울 게 많았다." 27년차 전문가가 배울 내용이 많았다고 적은 내용은 무엇일까. 궁금한 마음에 해당 부분을 집중해서 읽었지만, 초보와 전문가의 차이. 그리고 상향식 투자자와 거시 경제 투자자의 차이만 체감했다. 상향식 주린이 투자자인 나는 해당 내용에는 전혀 접근하지 못했다. 거시 경제에 대한 관심은 현재로서는 후순위라, 이 보물은 다다다음 회독 때쯤 만나기로 기약한다.


5. "사람은 늘 지나고 나서야 현명해진다. 《초과수익 바이블》은 거장들의 현명함을 늦지 않게 전해주는 책이다. 읽고, 공부하고, 실천하면 된다." -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윤지호 센터장도 추천사를 적었다. 추천사 중 일부를 옮겨본다.
"이 책의 중심은 2부다. 실전 투자자라면 책에서 다룬 주제 하나하나를 직접 적용해보길 권한다. 성장주, 경기민감주, 회생주 등을 어떻게 진단하고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 6장에서 다룬다. 이어 7장에서 매수와 매도를 어떤 기준으로 실행해야 하는지를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실전 투자자라면 이 두 챕터를 읽는 것만으로도 책값을 뽑아낼 수 있다." 


자, 이제 긴 여정의 끝이다. 우리는 이제 막 뷔페를 다 둘러봤다. 세계적 대가들의 요리를,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요리사들의 친절한 안내로 구경한 셈이다. 주린이라면 독서 스터디에서 한 달 정도의 시간을 두고 팀원들과 함께 읽을 것을 권한다. 초, 중급 투자자분들은 위에 인용한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가치 투자 대가들의 설명을 참고하시면 좋을 듯하다. 
이 서평은 출판사의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씌어진 것이다. 예정보다 조금 늦어졌는데 너그러운 양해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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