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업가 김대중 3 - 길이 아니어도 좋다
스튜디오 질풍 지음 / 그린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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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운동과 항일을 거쳐 대양조선공업과 목포해운공사의 대표로

3권에서는 역사적으로도, 김대중 개인적으로도 중요한 사건이 펼쳐진다.

전 권에서 전남기선 회사의 위기를 훌륭하게 구해 낸 김대중은 사장의 특별 지시에 따라 대리로 승진하지만 그 때문에 다른 동료들의 질시를 받는다. 회계 직원의 실수로 장부와 증빙 서류 간에 소액의 차이가 발생하자 직원들은 이를 빌미로 김대중을 계속 괴롭히지만, 김대중은 부당한 처우 앞에서도 끈기 있게 버텨 내며 결국 오해가 풀리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한편 김대중의 친구 강남진은 일본인이 운영하는 방직 공장인 '가네보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극악한 노동 조건 속에서 어린 여공들이 폐병으로 죽어나가는데, 일본인 관리자들의 패악은 점점 더 심해진다.
마침내 근로자들이 들고 일어나 사측과 노동자측의 대립이 격화되고 일본 군대가 투입되는 지경에 이르자 김대중도 친구의 일에 발벗고 나서게 된다.

주인공의 활약과 여러 우여곡절 끝에 가네보 공장의 사건은 일단락된다.
그리고 1945년 8월 16일. 마침내 일본의 항복선언이 이루어지며, 대한민국은 독립을 맞이하게 된다.
일본인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회사를 위기에서 구한 김대중은 21살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대표위원장으로 추대되고,
미 군정이 일본인의 재산의 관리권을 회수해가는 움직임에 맞서 회사의 관리권을 지켜낸다.

이러한 소식이 널리 알려지자 <대양조선공업>에서 김대중을 찾아와 대표직을 맡아달라고 요청을 하고,
김대중은 1년 뒤 대양조선공업의 대표를 그만두고 목포해운공사를 창업한다.

이번 3권에는 한 명의 한국인이 겪을 수 있는 역사적 중대사가 모두 담겨 있다.
1. 일제 강점기
2. 노동자가 죽어나가는 극악한 근로 환경
3. 한국인 노동자와 일본인 자본가의 극한의 대립
4. 대한민국의 독립 (그러나 우리의 독립은 우리의 자력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5. 그리고 해방 후의 리더십
6. 말단 직원으로 출발하여 해운 회사를 창업하여 대표가 되는 과정.

인간은 자신의 경험을 넘어서는 진리는 인식할 수 없다는 주장에 따르면,
김대중 대통령의 위와 같은 폭넓은 경험은, 동시대의 다른 이보다 폭넓은 진리를 만날 수 있는 배경이었을 것이다.

그는,
1) 식민지의 국민
2) 차별받고 고통받는 근로자
3) 노동가와 자본가의 대립을 한국인과 일본인의 대립으로 경험하게 되었던 시대적 상황
4) 자력보다는 외력에 의한 대한민국의 독립
5) 해방 후 어린 나이에 자국민들을 이끄는 지도자로서의 역량, 경험
6) 회사를 창업하고 대표가 될 정도의 경제적 능력과 성취

를 모두 경험한 인물이다. 그가 살았던 시대와 그가 지닌 개인의 탁월한 능력으로 인해 어마어마한 경험의 폭을 가질 수 있었는데,
바로 그 때문에 한국인으로서는 최초의 업적인 노벨평화상 수상이 가능하지 않았던 것일까 생각해 보았다. 

사실 이 만화를 읽기 전, 내가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 알고 있던 정확하지 않은 모호한 정보들은 모두 정치인 김대중에 관한 것이었다.
정치에 깊은 관심이 없는 나로서는 그래서 이 인물에 대해 깊게 성찰할 계기가 없었다.

이번 만화를 계기로 다소 놀란 마음으로 알게 된 사실은,
그가 세상에 대해서 가졌을 시각은 아주 다양한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형성되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근로자로 평생을 살아 온 사람은 근로자의 관점이 아닌 경영자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기 어렵고,
경영자의 관점으로 평생을 살아 온 사람은 근로자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기 어렵다.
설움 없이 자란 자는 설움이 큰 자의 관점을 이해하기 어렵고
설움이 큰 자는 설움 없이 자란 자의 관점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사회 통합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위와 같은 다양한 관점을 경험하여 폭넓은 시각을 가진 리더를 찾는 일이 중요한 것인데,
김대중 대통령이 회사의 창업주 역할까지 경험했던 인물이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이후의 내용이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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