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 습관적으로 불행해 하며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들을 위한 마음 수업
이주현 지음 / 더로드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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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고르게 된 건 작가의 이력에 끌려서다. 책 날개에 적힌 작가의 이력은 이렇다.

중학교 2학년 때 삶의 헛헛함과 심한 감정 기복으로 인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교회를 다니기 시작, 인도와 미얀마에서 수련했으며 대학원에서 심리학 공부를 했다. 요가와 위빠사나 명상 등 의식의 성장에 많은 관심을 갖고 해마다 다양한 공부를 해 왔다.

교회와 명상과 심리학과 요가를 섭렵한 인물이 말하는 행복해지는 법은 무엇일까. 호기심이 생겼다.

작가는 일곱 남매 중 둘째이자 맏딸이다. 경제적으로는 부족하지 않았지만 무뚝뚝한 성격의 아버지와 너무 바빠 맏딸은 거의 챙기지 못한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외모가 부족했고, 상대적으로 외모가 뛰어났던 여동생과 오빠와 비교해서 부모의 사랑을 부족하게 받았다. 마음이 늘 가난했는데, 저자는 자신의 상황을 이렇게 설명한다.

주위에 맞추느라 이 순간 내가 행복한지, 지금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마음이 얼마나 불편한지, 몸은 어떤 상태인지 잘 느끼지 못했다. 아니 외면했다. 오직 멋진 결과를 만들어내어 관심받고 사랑받기 위해 더 열심히 뛰었다.
이건 도대체 남이 주인이고 나는 뒤로 밀려난 채 주인의 감정, 주인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며 살아가야 하는 노예의 태도와 같다는 걸 나중에야 깨달았다. 노예는 자신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무시하고 주인을 위해서만 일한다. (22p)

그러면서 독자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같이 들려준다.

한국의 명상가 한바다 선생은 그의 저서 <행복>에서 이렇게 말한다.
"세상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려 해서 그대가 불행한 게 아니에요. 그대가 불행해진 것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해서입니다. 왜 그대는 세상의 기준에 맞추려 할까요? 세상의 기준에 맞추면 자신이 사랑받는 존재가 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곧 스스로가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라 여기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대는 항상 사랑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조급해지고 갈등하고 불안에 빠집니다. 사랑을 스스로 자신에게 줄 수 있을 때 그대는 외부로부터 사랑을 구걸하는 노예 상태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스스로를 사랑해 주세요. 아무런 조건없이..." (22p)

그래, 사실은 이게 전부다. 감정의 기복, 정서의 불안정은 어렸을 때 애착관계가 충분히 형성되지 못했거나 크면서 겪은 충격적인 사건의 경험 때문에 발생한다. 내가 사랑스럽다고 여기지 못하거나 (그래서 관계 속에서 안전함을 느끼지 못하거나), 내가 불행한 사건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고 느낄 수 없을 때 감정은 생존이 위험하다는 경고를 보내고, 우리는 일상을 비상상황처럼 살게 되는 거다. 그러면서 소진되고, 지쳐서 울음을 터트리고, 이윽고 절망에서 허우적 거리게 되는 거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타인의 모습을 세밀히 관찰할 기회를 얻게 되면, 우리는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자신의 객관화는 불행한 습관을 벗는 첫걸음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겪었던 곤란을 솔직하고 자세하게 기록해서 비슷한 경험을 가진 독자가 자신의 마음을 객관화해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런 다음 자신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로부터 벗어나게 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도움을 받았던 책과 문장은 무엇인지 알려준다. 

다른 이의 문장보다 프롤로그에 적힌 저자의 몇 문장이 가장 마음에 남았다.

행복은 밖으로 뛰쳐나가는 마음 붙잡기이다.
남들에게 인정받으려는 마음과 자기 자신을 돌보려는 마음은 늘 싸운다. 마음은 밖으로 나다니며 외부의 것들로 행복을 채우려한다. 그때마다 다시 또다시 내 자신에게로 돌아온다.
(...) 나에게 닻을 내리면 비로소 마음의 평화가 시작된다. 현재의 나를 평가하지 않고 친구처럼 함께 한다는 것이 행복의 기본임을 깨달았다.

우리의 고향은 우리 자신이다. 우리의 휴식처도 우리 자신이다. 고향과 휴식처를 되찾을 때, 세상은 편해진다. 저자의 얘기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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