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비행기 타고 훌쩍 떠난 제주올레 트레킹
심산 지음, 김진석 사진 / 바다출판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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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만 봐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길이 있다.  누구나 걷고 싶어 하고 사진으로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하는 그런 길이다.  반대로 많은 이들이 걸어서 더 아름다운 길도 있다.  투박하고 소박하지만 뜻을 모으고 힘을 합쳐서 만든 길이기 때문에 그렇다.  길 안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있고 정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  걸어야 더 아름다운 길, 바로 제주올레가 그렇다.




얼마 전 메일함에 제주올레 18코스를 개장했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도착했더랬다.  제주올레로 걷기 여행을 떠나겠다고 마음만 먹고서는 아직까지 미루고 있는 나로서는 간헐적으로 도착하는 제주올레의 새로운 코스 개장 소식은 반가우면서도 내 게으름을 일깨우는 것만 같아서 마음 한구석이 편하지 않다.  제주도 땅을 밟고, 제주도 공기를 마셔야만 채워질 이 헛헛함을 나는 제주올레를 소개하는 책으로 달래곤 하는데 《첫 비행기 타고 훌쩍 떠난 제주올레 트레킹(2011.6.10. 바다출판사)》도 이런 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읽게 되었다.




《첫 비행기 타고 훌쩍 떠난 제주올레 트레킹》은 저자가 3년 동안 제주도에 머물렀던 시간을 담은 책이다.  최근 개장한 18코스까지 모든 코스를 다루었으며, 낮과 밤, 햇볕이 좋을 때와 비가 내릴 때 그리고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시간이 변할 때 제주올레는 어떤 모습으로 변하는지를 충실하게 보여준다.  제주올레에 대한 정보보다는 올레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책이다.  산책하듯 혹은 등산하듯 발아래 놓인 길 생김새에 몸과 마음을 맡기고 걷다보면 마음속에 품고 있던 잡다한 생각들로부터 자유로워질 것만 같다.  제주올레는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느긋하게 쉴 수 있는 최고의 길이다. 




어제 밤 비행기로 지인들 몇몇이 함께 제주도로 떠났다.  올레길 걸으러 간다고 얼마나 자랑을 하던지 샘이 나서 못 들어 줄 정도였다.  하지만 내게는 《첫 비행기 타고 훌쩍 떠난 제주올레 트레킹》이 있으니 그나마 위안이 된다.  저가항공사가 등장하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제주도에 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즉, 마음만 먹으면 예전보다 더 자주 제주도에 떠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음먹기가 왜 이렇게도 어려운지 모르겠다.  어서 빨리 제주올레로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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