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히어로 미국을 말하다 - 슈퍼 히어로를 읽는 미국의 시선
마크 웨이드 외 지음, 하윤숙 옮김 / 잠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영웅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헐리웃 영화는 실패하지 않는다.  우선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가 봐도 정말 멋있기 때문이다.  영웅은 자신의 안전함과 편안함 보다는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먼저 생각한다.  그들을 위해 기꺼이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목숨을 던진다.  영웅은 홀로 적진에 뛰어 들어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살리고 한쪽 다리를 절면서 홀연히 사라진다.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일을 한 그들은 지독한 희생정신과 도덕성, 책임감을 가진 사람이라며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하지만 인류를 구해낸 영웅이란 타이틀의 이면에 담긴 메시지는 헐리웃 그리고 그 뒤에 서 있는 거대한 미국이란 나라가 지구상에서 누구보다도 우세하다는 자만심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연약한 인간과 다른, 초인적인 능력을 갖춘 히어로라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그들의 자만심이 하늘을 찌르고도 남을 만큼 높다고 말 할 수밖에.  슈퍼맨과 스파이더맨, 배트맨과 엑스맨 등 슈퍼 히어로 문화를 탄생시킨 미국은 사람의 의식 속에 있는 강해지고 싶은 열망과 정의를 위해 헌신하고 싶은 희망을 직접적으로 표현할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전자에 더 무게를 실고 싶다.  그런데 ‘슈퍼 히어로를 읽는 미국의 시선’이란 부제가 달린 책, 《슈퍼 히어로 미국을 말하다(2010.3.10. 잠)》는 나의 부정적인 시각과 달리 슈퍼 히어로에 철학적 개념이 담겨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네 파트로 나누어 총 17가지의 질문에 대해서 18명의 전문가들이 답하는 형식으로 슈퍼 히어로에 대해서 연구한 내용을 담았다.  슈퍼 히어로란 무엇인가로 부터 슈퍼 히어로의 행동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그들의 힘과 선함에 대한 논의 등 거의 논문 수준의 심도 깊은 내용을 전달한다.  읽어 내려가는 게 약간 힘겹다.  가끔 크림슨 바이퍼와 같은 내가 모르는 인물이 등장해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2부에서 엑스맨, 판타스틱 포, 스파이더맨, 배트맨 등의 슈퍼 히어로들이 실존 세계에서 겪을 만한 다양한 어려움과 고통들을 관찰한 내용들은 흥미로웠다.  슈퍼 히어로들도 평범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적인 고뇌란 영역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슈퍼 히어로가 탄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어렴풋이 이해했다고나 할까.  이 책을 읽는 게 힘들긴 했지만 슈퍼 히어로에 대한 미국의 시선을 알 수 있게 되었다는 소득이 있어서 뿌듯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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