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 : 현대 미술의 혁명 마로니에북스 Art Book 13
마틸데 바티스티니 지음, 박나래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입체파의 대표화가 파블로 피카소는 <우는 여인>이나 <아비뇽의 처녀들>에서와 같이 인체를 익숙한 모습이 아닌 낯설고 기괴한 모습으로 표현하여 제목을 보거나 설명을 듣지 않으면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작품만 그렸다고 생각했었다.  피카소의 모든 작품은 아니 피카소는 처음부터 객관적으로 보이는 대상을 기하학적으로 변형시키는 방식의 창작 활동만 했으리라는 선입견을 어떤 이유에서 가지게 되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누구에게나 출발점이 있고, 그로부터 변화하고 발전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이치인데 말이다.




아트북 시리즈에서 열세 번째로 피카소(현대 미술의 혁명)를 조명하였다.  화가로 데뷔하기 시작한 십대 시절부터 1973년 사망하기까지 전 생애에 걸쳐 피카소의 삶과 작품, 시대적 배경, 동시대의 명작들을 조그만 책 한 권에 모두 담아냈다.  이 많은 내용이 얇고 작은 책에 수록될 수 있다는 데 놀랍기까지 하다.  피카소의 작품은 기하학적인 모습에 익숙해져있어서인지 초창기에 그가 그렸던 전통적인 양식에 걸맞은 작품들이 오히려 신기하게 느껴졌다.  피카소가 그렸다니 믿고 보는 것 뿐, 설명 따위의 정보가 없을 때는 피카소의 작품이라고 믿기 어렵다.




<피카소 : 현대 미술의 혁명>의 가장 큰 장점은 연대별로 피카소의 작품을 설명하여 그가 어떤 분야에 관심을 보였는지, 그 관심으로 인하여 어떤 작품이 탄생하게 되었는지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학자들이 피카소의 작품을 청색시기, 장밋빛시기로 구분 지어 놓은 것처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책에 수록되어 있는 작품들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피카소의 작품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하였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피카소는 과거 거장들의 대작을 다시 연구, 재해석하여 새로운 그림으로 탄생시키기도 하였다.  두 작품을 비교해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그리고 피카소가 영향을 받은 예술가들의 작품도 함께 확인할 수 있어서 유익하다. 




우리는 피카소가 입체학파를 대표한다고 배워왔다.  그러나 피카소 자신은 입체주의가 이론적으로 고착화되는 것, 자신을 입체주의 범주에 포함시켜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화되는 것에 비판적이었다고 한다.  영원히 변화하면서 새롭게 창조되고 싶은 피카소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피카소는 ‘서양 회화의 전통을 따른다고 할 수 있는 작품들과 혁신적으로 새로운 기법을 사용한 작품을 동시에 제작했다(p56)’고 한다.  한 번도 두 가지 이상의 일을 동시에 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피카소의 천부적인 재능이 부럽기만 하다.  아니 그의 재능은 끊임없이 솟아나는 열정과 탐구력이 더하여졌기에 가능했으리란 생각이 든다.  현대 미술사에 커다란 획을 그은 피카소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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