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섭의 글쓰기 훈련소 - 내 문장이 그렇게 유치한가요?
임정섭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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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관련 책을 읽고 서평쓰기는 조금 부담스럽다. '저 책을 읽었는데, 생각보다 글이 별로네.'라며 책의 내용보다는 내가 적은 짧은 서평으로 이 책이 평가될까바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저는 책을 읽고 글을 연습하는 아마추어이니, <임정섭의 글쓰기 훈련소>에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자 임정섭 님은 많은 글을 읽고 쓰며 글쓰기를 업으로 삼은 사람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글을 첨삭해주기도 하고, TV 프로그램과 책을 통해 쉽게 글을 쓰는 방법을 가르쳐주기도 하였다. 저자의 책을 읽고 영향을 받은 사람이 정말 많겠지만, 특히 눈에 띠는 사람은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 강원국 님이다. <대통령의 글쓰기> 책을 쓰기 전에 처음 읽은 책이라며 추천사를 작성해 주셨는데, 한 나라의 연설문을 담당한 사람에게도 큰 가르침이었다니 꼭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글쓰기는 영어보다 더 큰 경쟁력이 될 것이다." (p21)

 대학 입시, 취업의 등용문을 하기 위해서는 영어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대학에서든 직장에서든 영어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오로지 페이퍼만 존재할 뿐이다.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해서는 문제를 제시한 교수님이 원하는 답을 보기 좋게 작성을 해야 하고, 거래처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제안서를 잘 작성해서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저자는 보고서, 기안서, 공고문과 같은 실용적인 글쓰기를 훈련시키는 데 이 책을 받쳤다.


 첫 번째 챕터에서는 이론 강의에 앞서, 많은 사람들이 하는 실수들을 예문으로 모아 안 좋은 글들을 먼저 보여주었다. 초등학생 글처럼 보이게 하는 '나는~ 생각한다', 외국사람이 한국말을 쓴 것 같은 번역투의 글까지 7가지의 유형이었다. 안 좋은 예시는 다른 책에서도 많이 읽었던 내용인데, 나도 모르게 '생각한다' '~하고 있다' 등을 사용하게 된다. 1장 오답노트를 통해 현재 나의 글쓰기 주소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두 번째 챕터에서는 '글쓰기 이론 학습'이다. 10개의 태도학습으로 어른답게 '글쓰는 사람의 마음 가짐'을 체득하는 시간이었다.


- 용기: 누구나 처음엔 올챙이였다.

- 끈기: 이슬이 모여 샘물이 된다.

- 간결: 문장 하나에 생각 하나

- 단정: 옷매무새 고치듯 단락을 다듬자

- 명쾌: 군더더기 잡초를 뽑아라

- 공평: 단어의 겹치기 출연을 피하라

- 자신: 똑소리 나는 글을 쓰라

- 책임: 결국에는 진정성이다

- 소박: 수수한 글이 매력있다

- 품위: 대통령 취임사가 품위있는 7가지 이유


특히 저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간결함'이다. 문장이 간결하면 불필요한 글을 덜어낼 수 있어 세련된 글이 될 수 있고, 군더더기가 없어 명쾌한 글이 될 수 있다. 가능한 한 문장에 하나의 사실만을 담으면 쓰는 사람은 쉽고, 읽는 사람 또한 빠르고 쉽게 읽을 수 있다.

이러한 간결함은 작법에서도 강조한다. 작법에서 핵심을 간결하게 쓰고, 핵심문장을 먼저 쓰고 뒤에 근거를 작성하여 확장하라는 방법 모두 다 간결함에서 나오는 것이다. 아무리 하고싶은 말이 많더라도 짧고 굵게 쓰는 연습을 해봐야겠다.


좋은 글은 하루 아침에 나오는 것이 아니다. 사소하지만 특별한 습관 8가지로 글 근육을 키우라는 조언을 마지막으로 제시한다. 


- 신문 사설, 칼럼 요약하기

- 좋은 글 베껴쓰기

- 풍부한 단어 익히기

- 설명문 작성 일상화

- 생각의 한계 뛰어넘기 : 엘레베이터 씽킹

- 하루에 하나씩 아이디어 기록

- 남을 위한 뉴스 배달

- 감명받은 문장 곱씹기


운동선수가 매일 훈련을 하듯 글을 쓰는 사람도 매일 써야 한다. 이 사소하면서도 특별한 습관들은 글을 쓰는 기술을 높이기도 하고 더 나아가 생각을 넓히는 사고 강화를 한다. 


<임정섭의 글쓰기 훈련소>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하는 것은 '문격'이다. 어른스러운 글, 품위있는 글을 쓰기 위한 방법이다. 처음에는 문격이 글 행간에서 나오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글쓰기 기법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글로 표현하기 위한 생각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해보면서 어른의 자질을 만들어 가는 방안을 자연스레 습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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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혀 -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권정현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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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에도 최적의 온도가 있다."

 요즘 월요일 화요일에 달달한 로맨스로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는 드라마가 있다. <사랑의 온도> 멋진 두 남자주인공들과 그 옆에도 멋진 요리하는 남자들이 나와 특히 여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요리라는 장르가 그냥 사사로운 밥상차림과 같다고 생각되지만 드라마나 많은 매체에 소재로 많이 등장한다. 요리의 결과물만 보는 사람들은 오감이 만족하는 아름다움만 보게된다. 사진에 담고 싶을정도로 아름다운 시각, 음식이 나오자마자 내는 지글지글 보글보글의 청각, 맛을 보기도 전에 벌써 군침을 흘리게 만드는 후각, 그리고 한입 먹었을 때의 미각,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마음으로 느끼는 행복감까지 복합적으로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요리된 음식이다. 하지만 주방으로 들어가면 그 안은 전쟁터가 따로 없다. 위계질서가 명확한 군대같은 요리사들의 사회와, 재료를 칼로 다듬고 불로 지지고 볶는 모습이 무서울정도이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에서는 한 여자와 두 남자의 치정이 달콤 살벌하다. 


 드라마 <사랑의 온도>를 재밌게 보고 있는 시청자라면 재미있게 볼 책 한권이 있다. 권정현 작가의 <칼과 혀>이다. 1945년 일본 패망 직전의 만주에서의 이야기이다. 이 때의 전쟁의 온도를 상상해본다면 위축되어 있지만,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극에 달았을 것이다. 최적의 온도보다 더 물자를 많이 투자하고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불안함으로 일본은 중국과 조선인을 쥐잡듯 잡았을 것이다. <칼과 혀>에서는 이런 분위기를 조선인 길순, 중국인 첸, 일본인 모리가 돌아가면서 자신의 시각으로 이야기한다.


 일본인 모리는 관동군 사령관으로 정식 이름은 야마다 오토조이다. 한창 전쟁을 승리기를 잡은 성주이지만, 그는 전쟁을 좋아한다기 보다는 두려움이 많고 미륵불의 아름다움과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야마다 오토조는 칼을 사용해 누군가의 혀를 자르기도 하는 잔인함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혀의 만족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전쟁의 장수가 전쟁이 얼른 끝나길 바라는 솔직하면서도 겁쟁이같은 이 캐릭터는 역사적 실존인물라는 작가의 말에 더 눈길이 갔다. 


 중국인 첸은 천재 요리사이자 광동군 사령관 야마다 오토조를 죽이기 위해 붙잡혀 들어간다. 그리고 목숨을 건 내기가 시작된다. 처음에는 사령관을 죽이기 위해 몇 가지 시도를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야마다 오토조의 목숨보다는 혀의 만족을 위해 열심히 요리했다. 혀의 3/2가 없어졌지만, 그의 후각에 의존해 장인정신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조선인 길순은 아름다운 얼굴과 미소를 가졌지만 힘든 과거를 가졌다. 위안부 생활을 하다가 첸을 만나 목숨을 건지며 그의 아내로 살게 된다. 그리고 길순은 야마다 오토조에게 불려 들어간다. 길순은 타인의 도움과 자신의 미모로 척박한 만주에서의 삶을 이어가는 것 같지만 자신에게 있는 모든 것을 이용하여 그녀의 목표를 달성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역시 팔은 안으로 굽는 것일까? 조선인 길순의 비중이 조금 작았던 것이 이 책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도마에 놓인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하나의 생명이야. 칼은 그들의 생명을 끊는 도구가 아니라 그들을 굴복시키는 도구야. 칼을 다룰 때 조금이라도 허점이 보이면 재료들은 접시에 오르는 순간까지 말썽을 부리잖아. 칼은 등을 보여서도 안돼. 칼날로 재료를 지그시 눌러가면서 놈들의 눈을 제압해. 숨통을 단박에 끊어놓을 듯 위협하면서 동시에 재료 고유의 빛깔과 싱싱함이 다치지 않도록 배려해." (p98)


 일본인 모리, 중국인 첸, 조선인 길순은 서로에게 칼을 들이민다. 그들에게는 서로가 서로를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순간들이 있었지만, 목숨을 완전히 끊지 않고 서로가 소중한 것을 지키며 굴복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런 굴복은 물리적인 것일 뿐 진짜 그들을 소통하게 만든 것은 '음식'이었다. '혀'를 통해 음식의 맛으로 서로의 고통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전쟁이든 요리든 그렇다. 날카로운 무언가로 상대를 제압하기 보다는 부드러운 소통으로 상대를 끌어안아주는 것이 함께 사는 방법인 것같다. 

현대는 1945년 총과 칼이 난무하는 전쟁통은 아니다. 하지만 자본과 언변으로 상대를 굴복시키려고 한다. 한, 중, 일은 자국의 이익을 지키며 상대방을 억압하려는 모습을 종종 본다. 사드로 인한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보복. 아직 풀리지 않은 위안부 문제 등 우리는 아직 외교라는 전쟁중이다. <칼과 혀>에서 보았듯이 상대를 누르면 언젠가는 혀를 자르는 고통을 받기 마련이다. 소울푸드와 같은 음식을 함께 하며 서로의 아픔을 보다듬는 것이 이 지구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우리는 외로운 존재들이니깐 말이다.


"썩어가는 것들일수록 더 깊은 맛을 풍기지. 인생도 그렇다. 너의 무엇이 너를 간절하게 하느냐? 그것이 없다면 요리는 겉치레일 뿐이다."(p304)


마지막 쯤에 이 책을 쉽게 못 덮은 대목이다. 나를 간절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겉치레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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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 - 학력도 스펙도 나이도 필요없는 신왕국의 코어소리영어
신왕국 지음 / 다산4.0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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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교육정책과 학원가에 사기를 당했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야 깨달았다. 영어 관련 일을 하지 않을 것이지만 내신을 위해 열심히 문법과 단어 공부를 했고, 영어 한 마디 쓰지 않는 기업에서 영어 점수를 내라고 해서 또 영어 공부를 했다. 대한민국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도 영어가 필수라니 웬지 모순적인 것 같다. 모국어인 한국어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지만, 사실 지금도 외국 사람과 만나면 영어를 그리 잘 하지 못한다. 신왕국 저자의 [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라는 책을 읽고 생각해보니, 영어 공부를 하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어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인간이 언어를 배우는 방법에는 서술적 기억 방식과 절차적 기억 방식이 있다고 한다. 서술적 기억 방식은 일반적으로 습득한 지식을 의식적으로 뇌에 저장하는 것이고, 절차적 기억 방식은 반복을 통해 우리 몸이 각인된 행동, 의식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것을 말한다. 시험과 평가를 지향하는 교육시장에서 영어를 서술적 기억 방식으로 가르쳐 문법과 단어를 외우는데 급급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으로 평가를 해 시험에 100점을 받은 사람은 자신이 진짜 영어를 잘하는 양 착각하게 만들었다. 사랑을 글로 배운 사람이 연애를 못하듯, 우리는 영어를 글로 배웠기 때문에 못하는 것이었다. 모국어를 영어로 옮기려고 하기 때문에 글자 하나 하나에 집착을 하게 했고, 하나라도 틀리면 외국인이 못 알아 들을까봐 친절하게 말을 하지 않았다.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말을 하라고 말한다.


'영어를 잘하려면 절차적 기억을 쌓아야 하고, 절차적 기억을 쌓으려면 실제로 영어를 훈련해야 하고, 실제로 영어를 훈련하려면 영어 듣기부터 해야 한다.' -p65


 영어공부의 시작은 '듣기'라고 꾸준히 이야기하고 있다. 영어는 한국말과 발성부터 다르고, 한국말에는 없는 강세와 리듬이 있기 때문에 잘 들리지 않는다. 반복해서 듣고 적고 따라하면 두려워하는 문법과 단어도 함께 잡을 수 있고, 원어민처럼 멋진 발음을 할 수 있다고 작가는 자신있게 추천했다. 사실 영화로 영어공부하는 방법은 다른 책에서도 들었다. 하지만 그것이 실패한 것은 방법이 달랐기 때문이다. 저자는 애니메이션 '라푼젤'로 시작해서 2편의 애니메이션을 더 봤고, 그리고 영화 '타이타닉'을 공부용으로 선택했다고 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하기를 추천했다. 재미있고, 질리지 않기 때문이다. 


 대사를 듣고 먼저 받아 적는다. 이 때 소리가 완전히 들릴 때까지 들어보고 적어봐야 한다고 했다. 최대한 적은 다음 영어 자막을 보고 확인한다. 그리고 단어마다 끊어서 말해보라고 했다. 점차 익숙해진 다음부터는 굳이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지만 처음에는 꼭 단어마다 끊어 말하며 강세와 리듬을 익히라고 했다. 그리고 대사를 듣는 것과 동시에 말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했다. 입에 착 붙어 자연스럽게 나올 때까지 반복하라고 했다. 방법을 듣는데 참 시간이 많이 걸리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생각을 어떻게 들었는지 저자는 한번에 다 하기 보다는 자투리 시간을 모아 취미로 공부를 해 보라고 권했다. 한 두편 정도 하다 보면 속도가 붙고 진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강력 추천했다.


 신왕국 저자의 삶과 사례를 이 책에 녹였고, 추천하는 애니메이션과 영화, 그리고 어학기까지 친절하게 말해주었다. 그리고 너무 긴 글이나 영상, 소리는 QR코드로 넣어 책은 얇지만 더 방대한 내용을 참고할 수 있었다. 

영어를 배우는 것이 인생의 목적은 아니다. 하지만 영어라는 도구를 통해 할 수 있는 것들을 늘려나갈 수 있다. 나도 이 책을 통해 글로 영어공부하는 방법을 배웠으니 영화 한 편을 씹어먹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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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재테크의 미래 - 대한민국 미래의 부를 창출하는 새로운 투자법
정재윤 지음 / 다산3.0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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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를 잘 보낸 후 첫 출근 날 노벨경제학상이 발표된 것을 보았다. 바로 <넛지>의 저자 리처드 탈러였다. 리처드 탈러에 대한 평가 중에 "현실에 있는 심리적인 가정을 경제학적 의사결정 분석의 대상으로 통합하는 데 기여했다."고 말하였다.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하기 때문에 의사결정하는 데에 있어 편견과 감정이 들어간다. 그래서 실수를 하고 재테크에서는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적은 돈을 까먹게 되기도 한다. 똑똑한 선택을 위한 부드러운 개입이라는 의미의 넛지를 인공지능이 해 준다면 조금 더 이성적인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4차 산업혁명 재테크의 미래>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와 더불어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미래를 대처하는 방안에 대해 다양한 제시를 하고 있다. 


 직장 생활을 하고 있지만, 어떻게 집을 사고, 어떻게 은퇴 후 노후에 생활을 해야 할지 늘 막막하다. 30대인 지금부터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하지만, 내가 주식을 사면 왜 어깨에서 사서 발목에서 팔고 있는지 한숨만 나온다. 걸어다니면 무엇이든 돈인 세상인데... 그렇다면 우리가 그렇게 목매다는 돈은 무엇일까? 정재윤 저자는 새로운 발상으로 돈을 설명했다. 

"돈은 빚이다." 빚을 안지려고, 빚을 갚으려고 돈을 버는데 돈이 빚이라니 참 의아했다. 빚이 계속 늘어야 경제는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돈은 단순하게 한국은행에서 찍어내는 것만큼 풀리는 것이 아니라 돈의 흐름에 따라 훨씬 더 많은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대응하는 것이다.

미래에는 갑자기 큰 부자가 될 것이라는 허황된 꿈을 꿔서는 안된다. 응답하라1988에서처럼 꾸준하게 적금을 넣어 10%의 이자를 받는 시대는 지났다. 오히려 어떤 나라는 돈을 내고 예금을 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이런 시대의 투자는 물론 꼭 필요하다. 하지만 운에 맡겨서, 과거에도 호황이니 계속 호황일 것이라는 헛된 믿음보다는 시가 총액대로 자산을 배분해서 투자하는 패시브펀드를 추천하고 있다. 좋은 종목을 고르기 보다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로 분산 투자를 하는 것이 시장을 이기는 방법이라고 해리 마코위츠는 주장했다. 


 해리 마코위츠의 현대판으로 로보어드바이저가 등장한 것이다. 이세돌을 인공지능이 이겼을 때, 로봇이 인간의 다양한 직업군을 대신할 것이라 두려워했다. 이전에는 로봇이 힘들고 위험한 일들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점차 진화를 하다 보니 결정하고 세상을 읽는 눈도 더 잘 할 수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현대포트폴리오이론은 자산의 상관관계가 낮은 종목에 분산투자를 하라는 것인데, 자산의 상관관계를 측정하는 눈이 로봇이 더 밝다는 것이다. 그리고 광고 수익이나 감정 관계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큰 장점도 가지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대박을 얻기는 사실 어렵다. 시장의 지수를 보고 투자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 평균 수익률보다 조금 높을 수는 있을 것이다. 대박의 꿈을 접고 자산관리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 즐겁게 미래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장에는 요즘 핫이슈인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사모펀드, 헤지펀드, 부동산펀드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려주고 생애주기별 투자전략도 제시하고 있으니 꼭 한번 읽어보기를 바란다. <4차 산업혁명 재테크의 미래>가 재테크를 시작하는 가이드라인을 잡아주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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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사업하는가 - 사람도 사업도 다시 태어나는 기본의 힘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김지영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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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나모리 가즈오에 대해 잘 몰랐다. 그가 경영인들이 존경하는 경영인인지도, 전 세계 사업가들이 찾아가 경영 수업을 듣는 큰 스승인지도 전혀 몰랐다. 이렇게 존경받는 기업가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경영에 관해 한 번도 배운 적이 없고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적이 없었다고 한다. 작가의 책을 읽어보면 꼭 사업을 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경영하는 개인으로써 한 번씩은 곱씹어볼 책이다.

"기본이 바로 설 때 사람도, 사업도 다시 태어나는 법이다." 

 작가는 경영의 재능을 강조하기 보다는 흔들리지 않고 굴하지 않는 힘, 불요불굴과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마음, 역지사지와 같은 인품을 강조한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많은 것을 가지지는 못했지만 회사를 창업할 수 있었고,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었다. 또 사장으로서 그의 눈높이를 고객에 필요에 맞추었고, 직원들과 그의 가족들의 미래를 책임지고자 노력했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경영이념은 '사람의 마음'을 바탕으로 경영해나간 것이었다.  
 이러한 불유불굴과 역지사지의 마음은 경영이념 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맺음에도 매우 중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세상의 한 구석을 밝게 비추는 일"

 큰 기업이든 작은 기업이든 중요하지 않았다. 기업이든 사람이든 경영하면서 세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이를 통해 존재 가치를 이 땅 위에 발자국으로 남겨놓고 떠나야 한다. 인생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자기 자신에게 묻고 올바른 경영을 하도록 노력하라고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인간으로서 무엇이 올바른가, 선의의 원리원칙이 책장에 다양한 사례로 나와있다. 어떻게든 서울로만 가면 된다는 결과주의의 경영방식이 아니라 과정 하나 하나도 선의가 가득해야 함을 강조한다.

"고정관념을 파괴할 때 창조는 시작된다"

 도전은 안정된 것, 정체된 것이 아니다. 그만큼 큰 리스크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리스크를 견딜 수 있을 만큼의 탄탄한 재무 구조를 갖추고 부단한 노력과 역경을 마주할 용기는 꼭 필요하다. 또, 사람의 깊은 곳에 있는 혼을 속구쳐 오르게 할 정도의 강한 의지와 열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자신을 향한 분명한 신뢰가 있어야 길을 잃지 않고 진정한 창조의 길에 들어설 수 있다. 

 최근 저성장, 소득 양극화, 일자리 문제로 세계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기업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취업도 힘들어 정체되고 짓눌린 압박에 많은 젊은이들이 갈 길을 잃어가고 있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사업하는가>는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이길 수 있는 힘 '사람의 기본'으로 보고, 기본을 세우고자 경영철학과 경영기법을 씨실로, 교세라의 역사를 날실로 써내려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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