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 윤리, 철학, 사상..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다들 그러시죠? ㅎㅎ
그런데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한 방향으로 치우치기도 합니다. 보다가 스스로 잠이 들지도 모르지만 표지가 너무 예뻐서, ‘빌브라이슨의 유머와 알랭 드 보통의 통찰력이 만났다‘는 광고에 홀려서 또 삽니다.

책을 읽으며 밑줄을 그은 부분에는 포스트잇을 붙여 놓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붙였네요. 덜 잤나 봅니다. ㅎㅎ
읽으면서 좋았던 부분이 참 많았습니다.

어느 철학자의 이야기에 밑줄이 제일 많았나 봤더니 ‘에픽테토스처럼 역경에 대처하는 법‘이 압도적이네요. 그렇다고 제가 역경에 처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코로나로 인해 힘들때이지만 요즘은 집에만 있다 보니 역경이란 것이 보잘 것 없네요.

며칠 전 정말 많이 덥다 보니 밥도, 반찬도 하기 싫어서 달걀장을 가득 만들어 두려고 달걀 12개를 삶았습니다. 파프리카와 양파도 뚝뚝 썰어서 다지기로 다져서 간장도 부어 놓고 달걀을 삶습니다. 달걀장은 또 반숙이죠~~14분 삶은 후 껍질만 벗기면 끝입니다!! 3일은 아침 반찬 걱정 없겠다 싶어 제일 싫어하는 달걀 껍질을 즐거운 마음으로 벗겨봅니다.
처음 하나를 벗기는 데 느낌이 안 좋습니다. 음.. 역시 제대로 안 벗겨지네요.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망이네요...
도대체 달걀 껍질은 어떻게 해야 잘 벗겨질까요? 찬물에 잘 헹궜다구요!! 달걀 흰자와 함께 뭉텅뭉텅 떨어지는 달걀에 화가 확 치밉니다. 안 되지만 최대한 예쁘게 벗겨 보려 했는데 시간은 시간대로 오래 걸리고 목도 아파옵니다. 12개나 삶은 나 자신에게 화가 치밉니다.

확 내던지려다 갑자기 에픽테토스가 떠오릅니다. 나는 지금 껍질이 잘 벗겨지지 않는 달걀 때문에 분노라는 감정을 선택하고 나를 분노와 스트레스 속에 밀어 넣고 있구나! 심호흡을 합니다. 소크라테스의 ‘위대한 멈춤‘이라는 걸 해 봅니다.
‘지금 달걀 껍질 때문에 화내는 거야? 안 벗겨지는대로 먹으면 되지, 달걀이 아예 없어지는 것도 아니잖아!‘
예쁘게 벗기기를 포기하고 대충 달걀 껍질을 벗기기를 선택합니다. 확 올랐던 분노가 서서히 내려갑니다.

저자가 철학책은 자기계발서이며 실용적이라는 말은 맞는 말이었네요.
이 책은 옆에 두고 실용적으로 적용하고 싶네요.
저자의 말로 마무리 해 봅니다.

˝철학은 스파보다는 헬스장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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