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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즐거워 - 서울은 나를 꿈꾸게 했다
장미자 외 지음 / 좋은생각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조기졸업은 못하지만 학점은 다 채웠던 나는 마침 4학년 1학기 중에 취업이 되었고 4개월 정도 회사를 다녔다.
그리고 2002년 늦가을. 일을 하는 내내 뭔가 더 배우고 싶다는 욕구를 늦게야 얻게된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방황기에 접어든다.
그리고 그 방황을 마무리 짓기 위해 나를 위한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목적지는 서울. 아무런 약속도 계획도 없이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었던 그 곳에서 나의 자아를 찾고 싶었다.
아침 일찍 남산에 걸어 올라 도심속에서의 맑은 공기를 마시고, 타워 아래의 한정식집에 들어가 혼자 정식을 시켜 먹었다.
가격이 적히지 않은 메뉴판에 일순간 놀라기도 했으나, 각 장의 맨 위에 적힌 것이 가격이라는 것에 놀람 반 안심 반으로 나온 메뉴 하나하나를 곱씹어가며 맛있게 모두 먹어치웠다. 혼자 와서 그렇게 먹고 가는 경우가 잘 없다는 아주머니의 말에, 웃음으로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마침 그 때, '인체의 신비' 전시회가 있었다. 나는 거금을 들여 전시회 티켓을 끊었다. 혼자서 하는 여행에 혼자서 보는 전시회는 혼자서 감상하고 혼자서 생각할 시간이 많아서 좋았다. 식육점에 걸린 쇠고기를 보는 마냥 가죽이 벗겨진 사람들을 보는 일은 충격이었다. 그리고 한낯 동물과 다를 바 없는 존재, 그 존재의 이유는 무엇일까에 대한 심호한 질문에 다다르게 된다.
질문에 대한 대답은 대학로에서 얻었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거리공연이 한참이었다. 저마다 개성있는 사람들이 다양한 컨텐츠로 그들의 꿈을 일구어 나가고 있었다. 그들의 열정과 땀에서, 눈빛에서 살아가는 이유를 느꼈다.
그리고 '천년동안도'라는 재즈바에서 재즈공연을 보면서 열정에 보태어진 여유와 즐거움을 함께 보았다.
이 책, '도시는 즐거워'를 읽으며 그시절의 내 모습을 회상해 보았다.
보통사람의 보통 이야기.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고시원에서, 식당에서 얻었던 단순한 삶에 대한 깨달음.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담담하게 다른이들의 경험을 읽어나가는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 그리고 그 속에서 과거와 현재의 내 모습을 추억해볼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