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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 트리말키오 ㅣ MONOCHROME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최민석 옮김 / 헤르몬하우스 / 2026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위대한 개츠비를 일년에 한 번씩은 읽고 있는 것 같다. 그것도 늘 다른 판본으로 읽게 되는데, 그래서 더 재미있는 경험이 된다. 읽을 때마다 번역과 편집의 느낌이 다르고, 작품을 받아들이는 감정 역시 매번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번에 읽은 작품은 트리말키오 판본이다. 진짜 이 작품을 읽지 않았으면 후회할 뻔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기존에 알고 있던 <위대한 개츠비>보다 훨씬 거칠고 강한 느낌의 개츠비를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트리말키오라는 이름은 고대 로마의 풍자소설 사티리콘에 등장하는 인물에서 가져온 것이다. 노예 출신이지만 막대한 부를 쌓고 극도의 사치를 즐기는 인물인데, 생각해보면 개츠비 역시 그런 면모를 가진 사람이다. 그래서 오히려 ‘위대한 개츠비’라는 제목보다 트리말키오가 들어간 제목이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작품이 편집자가 다듬기 전의 초반본이라는 사실이다. 작가의 원래 의도와 분위기를 조금 더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귀한 판본처럼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기존 편집본보다 이 초반본이 이야기를 이해하기 훨씬 쉽고 흥미롭게 다가왔다.
특히 기존 판본에서는 개츠비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에 대해 소문과 풍문 위주로 묘사된다. 그래서 독자 역시 개츠비를 현실 인물이라기보다 어딘가 신화적이고 환상적인 존재처럼 상상하게 된다. 그런데 트리말키오 판본에서는 그런 부분을 훨씬 솔직하고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개츠비가 어떤 방식으로 부를 축적했고, 왜 그렇게 거대한 파티를 열 수 있었는지에 대해 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점이 좋았다.
물론 등장인물들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특히 톰은 어느 판본에서든 사람을 무시하고 깔보는 태도가 여전하다. 그 시대의 계급 의식과 분위기를 보여주는 인물이겠지만 읽을 때마다 불쾌감을 남기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기존의 편집자 버전 위대한 개츠비를 읽었던 사람이라면, 이 위대한개츠비 트리말키오 판본은 꼭 한 번 읽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같은 이야기인데도 전혀 다른 분위기로 다가오고, 개츠비라는 인물 자체를 훨씬 현실적으로 이해하게 만들어주는 또 하나의 매력적인 버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