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사노 아키라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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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6년 동안 함께 해 온 세 사람이 있습니다. 아버지 노노미야 료타, 어머니 미도리, 여섯 살 생일을 맞은 둘의 아들 게이타가 그들입니다. 사립 초등학교 입학을 위해 게이타를 입시학원에 보내고, 료타와 미도리는 입학시험 면접까지 참석했습니다. 경쟁률은 무려 100 대 1에 육박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후, 게이타를 출산했던 병원에서 갑자기 연락이 왔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후 5년도 더 지난 시점에, 갑자기 병원에서 연락이 온다면 어떨까요? 온갖 생각이 다 들 것입니다. 근거도 없으면서 자꾸 안 좋은 생각이 들고, 자꾸만 엄습해오는 불안감을 떨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병원의 사무부장이 전한 이야기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사실 충격적이라는 말로 표현하기에 부족할 정도였죠. 그가 둘에게 전한 이야기는 삼분의 일의 확률로 아이가 바뀌었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게이타가 우리 아이가 아닐 수 있다니' 그런 말을 들은 이후 부모는 무슨 정신으로 생활할 수 있을까요?

DNA 확인을 위해 검사를 받아야 하고 또 그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게이타의 엄마 미도리는 검사 인원을 직접 집으로 보내주겠다는 병원의 제안도 끝까지, 그리고 완강히 거절했습니다. 남편 료타는 게이타 출생 후 이렇다 할 휴가 한번 제대로 내지 못하고 주말도 거의 없이 일할 정도로 심하게 바빴기에, 집에서 검사하는 것이 효율적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다짜고짜 연락해 친자확인이 필요하다고 했기에, 미도리는 그런 일을 할 사람들이 우리 집에 들어오는 것조차 싫었던 것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같은 상황이라면 비슷하게 행동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차가운 현실을 자신의 집, 그 따듯하고 포근한 세 사람만의 공간으로 들이고 싶지 않기 때문 아니었을까요? 그들이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그 세 사람의 세상이 무너져버리는 기분이 들지 않았을까요?

검사 결과는 일주일 후 병원 측 변호사의 사무실에서 듣기로 했습니다. 집으로 방문하겠다는 변호사의 제안 역시 미도리가 강하게 거절했습니다.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는 말이 있죠.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 그나마 그들을 버티게 해 줬던, 게이타가 자신들의 아이일 것이라는, 그 희망은 가차 없이 부서지고 맙니다. 게이타가 둘의 자식이 아니라는 문장이 결과지에 쓰여있던 것입니다.

자녀가 바뀐다니 제정신으로 살 수 있을까요? 도저히 그럴 수 없을 것입니다. 병원 측의 제안으로 바뀐 아이네 부모를 만나기로 한 료타와 미도리. 아마 꿈에서도 생각해 본 적 없을, 갑작스레 닥친 이 청천벽력 같은 일을 둘은 어떻게 헤쳐나갈까요?

너무 자극적이지도, 그렇다고 너무 지루하지도 않은 전개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본 작품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가족에 대해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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