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힘을 키우는 부모 심리 수업 - 대상관계전문가가 건네는 단단하고 따뜻한 8단계 심리 조언
권경인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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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상담에 미쳐 살았다, 평생 상담과 연애했다'라고 소개할 정도로 삶의 오랜 시간 동안 상담에 몰두했던 저자가 깨달은 것은 바로 '자녀에게 부모와의 관계가 갖는 중요성'입니다. 아이와의 문제에 직면한 부모를 상담하면서 '아이의 생애 초기 부모와의 관계가 얼마나 중대한가'에 대해 보다 쉽고 편한 언어로 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가급적 빨리 말이죠. 주로 상담을 오는 부모님들은 이미 아이가 많이 큰 상태에서 문제가 터진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커지기 전에, 아니 아예 문제가 생기기 전에, 즉 시기적으로 늦기 전에 부모님들이 이를 미리 알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책에서는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에 존재하는 많은 부분 중 심리적 부분에 집중합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대상관계이론(Object Relations Theory)'을 도구로 활용합니다. 대상관계이론이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는 내가 맺는 대상과의 관계에 대한 이론입니다. 여기서 '대상'이란 내가 관계를 맺는 중요한 타인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이론에서는 생애 초기에 맺는 관계의 경험이 초기뿐만 아니라 그 이후 그 사람의 인생 동안 지속적으로 반복적 영향을 준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애 초기 양육자(부모)와 맺는 관계가 중요함을 더욱 부각시키는 것이죠.


아이는 분명 몸과 마음이 함께 자라지만, 부모는 아이의 마음 성장에 대해 몸 성장만큼 잘 알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관심조차 많이 두지 않는다는 저자의 지적이 매우 날카롭게 느껴졌습니다. 완전히 허점을 찔린 것 같았죠.


부모 자녀 간 관계의 시작은 다른 무엇도 아닌 바로 나 자신과의 관계 맺기, 즉 자신에 대한 이해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충격적이었습니다. 사실 누군가와의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그동안 줄곧 그 대상부터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에 담긴 저자의 여러 심리 조언 중 다음 두 가지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먼저, '투사(Projection), 투사적 동일시(Projective Identification), 분열(Split), 이상화(Idealization)와 평가절하(Devaluation)'의 위험성입니다. 이는 누구나 갖고 있는 요소지만 이것이 지나치게 왜곡되거나 안 좋은 방향으로 작용하면 아이를 얼마나 힘들게 할 수 있는지 알게 됐습니다. 다음으로, 아이와 나누는 의사소통을 위한 '진정성, 공감, 경청, 타당화'의 중요성입니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아이에게 완벽한 존재가 되기를 꿈꿉니다. 하지만 과연 얼마나 완벽하게 그들을 키우고 돌보고 또 그렇게 아이들이 느끼게 할 수 있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도 무언가 부족함을 가진 지극히 인간적인 존재 아닙니까?


마침 저자는 '완벽한 부모'는 그리 좋은 부모가 아니며, 그렇기에 가장 아름답고 현실적인 '그럭저럭 괜찮은 부모'를 기대한다고 말합니다. 그동안 저자의 많은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아이들은,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모두 갖고 있고 모든 것에 능숙하지 않지만 그만큼 자신도 배우면서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그렇게 최선을 다하는 부모'를 받아들이고 인정해 주는 관대한 존재라고 합니다. 얼마나 다행인지요.


<관계의 힘을 키우는 부모 심리 수업>을 읽으면서, 또 읽고 나면 부모로서 가질 수밖에 없는 막연한 불안을 덜고,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할지에 대한 답을 알게 될 것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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