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똑똑해 - 성적표에 나오지 않는 아이의 숨은 지능
토마스 암스트롱 지음, 김정수 옮김 / 미래의창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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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 어느 아이 하나 똑똑하지 않은 아이가 없다는 말을 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지능 영역을 언어지능, 음악지능, 논리수학지능, 공간지능, 진체운동지능, 인간친화지능, 자기성찰지능, 자연친과지능의 여덟 가지로 나누어

말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여덟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으니,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데 더욱 도움을 주기 위한 말을 하고 있다.

그리고 어느 것 하나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을 통해 모든 지능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해 주며

우리가 갖고 있는 장점은 더 강하게 만들고, 단점은 보완할 수 있다고 한다.

 

울 딸에게 좀 두드러진 음악 지능을 먼저 살펴보았다.

우선 첫장에 음악지능에 대한 스피드퀴즈가 나와 있는데,

특이한 건 위 질문 중 한번이라도 "네!라고 답했다면 울는 음악지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란다.

그러니 음악지능을 갖지 않은 사람은 한명도 없으리라.

저리 많은 질문들 중 한번이라도 "네!"가 나오지 않는 사람은 없을 테니가 말이다.  

  

그리고 음악지능이 학교 공부는 물론 암기에 도움을 주고, 즐거움을 준다는 것, 음악을 감상하는 방법, 그리고 짚고 넘어가면 좋은 음악 관련 팁들을 "알고 있나요?"코너를 통해 제시해 주고 있어서 배경지식을 쌓는데도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이 코너를 통해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가 여섯 살 때 미국의 명문 음대 줄리어드에 합격한 것과 유명한 첼리스트인 요요마가 여섯 살 때 첫 콘서트를 가진 일화도 알게 되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더욱 똑똑한 음악지능인이 되기 위한 생활 속 쉬운 팁들을 얘기하고 있다.

이 팁들은 낯설고 어려운 것이 아닌 누구나 마음만 먹고 주변을 돌아보면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리고 음악지능을 높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조언과 언어지능인, 논리수학지능인, 공간지능인 등 다른 지능인들이 음악지능을 더욱 높이기 위한 쉬운 방법적인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공간지능인이라면?

듣고 있는 음악을 스케치하거나 조각해 보세요. 음악은 생생한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는 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 63p

그리고 하나의 지능을 마무리하며 음악지능인에게 어울리는 음악과 관련된 여러가지 직업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처럼 각 장의 처음부터 끝까지 한편의 잘 짜여진 각본을 보는 듯한 내용이 담긴 알찬 책이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미래 직업에 대한 열거에 그치지 않고 직업과 관련되어 하면 좋은 것들이나 음악지능인으로서 하면 좋을 일들, 그와 관련된 정보까지 함께 들어가 있었으면 더욱 좋았을 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내재된 꿈이 많은 때이다. 그래서 엉뚱하게 튈 때도 있고 어른들의 요구사항과는 다른 방향으로 삐걱거릴 때가 있는 것이다.

이 책에 나온 여덟가지 지능들이 다함께 아이 안에 들어 있다. 지금 당장 어떤 지능을 더욱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아이도 있고  지금부터도 뚜렷하게 지능이 두드러져 보이는 아이도 있을 것이다. 어떤 지능이 있고 없고가 중요하다기보다 아이 스스로 무엇을 관심있어하는지를 통해 그 지능을 더욱 키워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주면 더욱 좋은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그리고 당장 뚜렷한 지능을 보이지 않는다면 여덟가지 지능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니 조급해하지 말고

끈기있는 마음으로 기다려 보자. 서서히 그 큰 꿈의 무대를 향한 지능이 드러날 테니까 말이다. 시험 한개 더 틀렸다고, 숙제 늦게 한다고, 교과서 안 가져왔다고 잔소리를 해대기보다(지금 내가 하는 짓..ㅠ) 아이의 지능을 다양하게 펼치면서 집중할 수 있도록 끌어줄 수 있는 좀더 넓은 시야를 가진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반성을 해 본다.

당장 속이 터져서 답답하더라도 이 책의 저자의 말처럼 "넌 똑똑해."라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자신감 넘치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똑똑한 아이로 키워내야겠다.

 

"딸아, 아들아~~너흰 똑똑하단다~~"^^

<한우리 북카페의 도서 지원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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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 국어 교과서 작품의 모든 것 세트 - 전4권 (2017년용) - 중학교 전 학년 교과서 작품 수록 중학 국어 작품 모든 것 (2017년)
꿈을담는틀 편집부 엮음 / 꿈을담는틀(학습)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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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6종 중학 국어 교과서의 문학작품을 끝내는 작품 분석서이다.
꼭 읽어야 할 새 교과서의 작품을 별하나부터 별셋까지 우선 순위로 정리한 것이 특색이고 전 4 권(소설1/소설2/수필/시/독서 다이어리 부록) 세트를 이루고 있다.

또한, 중학교 국어과 교육 과정과 중학생 수준에서 꼭 알아야 할 문학의 학습 요소들을 고려하여 각각의 작품을 엮어냈다.
이 책을 위하여 아래와 같이 많은 분들의 선생님들의 참여와 검토가 있었으니 이 또한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엿보인다.

 

소설 1/소설 2

소설 부분에서는 우리가 익히 들어본 자전거 도둑, 홍길동전, 소나기, 소난이대, 심청전, 송아지, 봄봄, 메밀꽃 필 무렵 등 기억 저편(?)에서 아련하게 주인공 이름만 간신히 떠오르는 낯설지 않은 소설 제목들이 눈에 띄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소설들을 그저 나열하여 제시하지 않고 인물, 갈등/사건, 구성/시점, 표현/배경 등 소설에서 중점을 두어 읽어야 하는 것끼리 큰 분류로 나누어 놓아, 소설을 읽어나감에 있어서 무엇을 생각하며 읽어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 놓았다.

중학 작품 중 빠질 수 없는 홍길동전을 펼쳐 보았다. 홍길동전을 쓴 허균에 대한 소개와 수록 교과서 그리고 중요도가 표시되어 있다. 수록되어 있든 되어 있지 않든, 중요도가 높은 작품이니 중학생이라면 한번쯤 접하고 넘어가는 것도 좋은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작품을 읽어 나가는 중간중간 핵심 포인트나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에 행간주를 달아 작품 이해를 도와 주고 있고, 생소한 어휘와 중요한 어휘들을 날개단에 제시해 놓았으며, 인물 간의 갈등이나 사건의 중요 포인트 부분은 캐릭터 말풍선을 통해 제시해 주고 있어서

학생들이 더욱 쉽게 작품 속에 빠질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그리고 작품이 길어서 모두 싣지 못하는 경우에는 중간 생략된 줄거리를 간단히 제시하여 작품 전체적인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친절하게 이어주고 있다.

 

작품을 다 읽은 후 빠질 수 없는 활동~ 이해와 적용을 해 보는 코너에서는

작품의 갈래와 시점, 제재, 주제를 다시한번 상기시켜 주고 가벼운 문제를 통해 다시한번 작품을 기억할 수 있게 해 주며, 생각해 볼 문제를 통해 작품 속 내용에서 더 나아가 통합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수필

수필의 차례를 보니, 이 역시 '풀한포기의 행복, 방망이 깎던 노인,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등 낯익은 제목들이 눈에 띄는 반면 '100점과 양과자, 호박젓국, 당신이 나무를 더 사랑하는 까닭 ' 등 낯선 제목들도 보였다.  

그 중 곽재구의 '그림엽서'라는 제목이 흥미로워 읽어 보았다. 

앞을 보지 못하는 부부의 삶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담은 글로 그들이 팔짱을 끼며 다리를 걷는 모습을 '그림엽서'라고 표현하고 있다.

간만에 읽어본 수필에서 생각지도 못한 가슴 뭉클한 감동을 얻었다. 이것을 학습으로 익히는 아이들도 나와 같은 감동을 얻을 수 있을까..

다시한번 생각해 본다.  



시의 차례를 보니 아는 시들이 참 많다. 그시절 시를 읽으며 문학 소녀의 꿈도 키웠더랬는데~~~가장 좋아했던 김춘수 '꽃'을 펴들고 읽어 보았다. 불후의 명작이란 이런 것을 두고 한 말일까, 예나 지금이나, 아니 예보다 더한 의미가 가슴 속을 파고든다.

그 당시 주구장창 외웠던 주제 '서로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되고 싶은 소망'..

이 짧은 시 속에 인생이 녹아 있음을 느낀다.

 

간만에 문학작품들을 읽으니 어찌나 술술 재미있게 읽히던지..

참 요상하다. 이런 작품들이 그냥 작품으로만 읽으면 재미있고 흥미롭고 감동적으로 다가오는데 시험 준비를 위해 읽었을 땐 참으로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니 말이다.^^ 비단 나만이 느끼는 생각은 아닐 것이다. 아무쪼록 이 책을 접하는 우리 아이들도 딱딱한 시험대비를 위한 소설 '홍길동전', 시 '꽃'이 아닌 당시의 사회적 배경이 녹아들어 있는 흥미로운 소!설!과 감동의 시!로 읽히기를 바랄 뿐이다. 물론 힘들겠지만....ㅠ

 

부록으로 독서 다이어리가 들어 있는 것도 놓칠 수 없다. 책을 읽은 느낌을 간단히 기록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나중에라도 펴 보면 작품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서 기억에 남기기 좋을 것이다.

 

<국어 교과서 작품의 모든 것>은 작품들의 원전 느낌을 살리면서도, 최대한 읽기 쉽게 재구성하였고, 아이들이 꼭 알고 넘어가야 할 작품들을 엄선하여 실어 놓았다. 그리고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어려운 작품도 재미있고 친근하게 읽을 수 있도록 풀어 써 놓았다. 

갈래별 작품 해설뿐만 아니라 문학의 개념원리, 갈래에 따른 문학의 특징, 문학 작품에 쓰인 어휘의 의미 등 문학 공부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이 책을 통해

문학 문학 작품을 접하다 보면 감상의 여러 가지 방법 등을 배울 수 있고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국어 능력 또한 신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간만에 다시 중학교로 돌아간 느낌으로 책을 접한 시간이 매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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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조로운 표현에서 벗어나 다양한 영어 표현을 배울 수 있는 책으로, 233개의 풍부한 언어 패턴이 수록되어 있다. 여러 가지 패턴이 나오니 꼭 순서대로 공부할 필요없이 평소 필요했거나 알고 싶은 패턴을 찾아 익혀 나가면 좋을 것 같다.

 

말하고 싶은 패턴 찾아 자주 쓰는 표현이나 흥미로워 보이는 표현에 해당되는 패턴의 내용을 익히고, 
그 다음에 오디오 파일을 들으며 원어민 발음에 가깝게 소리 내어 읽는 연습을 한다. 

스텝 1, 2를 최대한 많이 읽어 보고 또, 들어보며 패턴 표현에 익숙해지도록 한다. 

 

발음과 패턴 활용에 익숙해졌다고 생각되면
뒤에 따로 붙어 있는 '훈련용 소책자' 활용하여 익힌 패턴을 써 보는 연습을 해 본다.

본책에서 익힌 패턴을 영어로 적다 보면 그 패턴을 머리에 확실히 가둬둘 수 있기에 더더욱 좋다~!   이와 같이 완벽한 단계를 거쳐 패턴을 확실히 외우면 그 패턴을 가진 영어 표현은 완전 내것~  

 

 

하지만 무엇보다 영어 공부의 핵심은 꾸.준.한. 복습!!

한번 익혔다고 끝이 아니라 다시한번 외운 패턴을 계속적으로 반복 연습하며 완전 입에 붙을 때까지 무한 반복한다!!

 

울딸과 함께 하루 한 패턴을 하려 했으나 욕심이 과한듯하여 일주일 한 패턴(^^)으로 공부하고 있는 요즘~딸도 나도 흥미있게 영어 패턴에 익숙해지는 요즘이다~~
죽~~~이어 가 보자!!

영어정복의 그날까지..아자아자, 화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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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물건과 속닥속닥 - 골동품이 내게로 와 명품이 되었다
이정란 지음, 김연수 사진 / 에르디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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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자는 낡은 것에서 오는 익숙함과 편안함에 매료되어

옛 물건에서 우리가 어렴풋이 알고 있던 우리 문화를 찾아 이야기하고
옛 물건과 생활모습에 담긴 에피소드를 정갈하고 맛깔스럽게 풀어내고 있다.

지금의 서랍장처럼 가정마다 있었던 필수 혼수품 반닫이.
아파트 재활용하는 날 만난 받닫이를 손보아 새것처럼 사용하며 담는 곳이 달라지면 물건을 대하는 마음까지 달라지고 그 물건을 어떻게 사용하고 어디에 보관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생각이 변하고 삶 또한 달라진다 말한다. 예전에는 가끔 볼 수 있었던 함을 이야기한 부분에서는 함에 대하여 어렴풋이 알고 있는 내용을 정확하게 짚어주어 많이 알게 되었다.
함에 넣는 오곡주머니, 그 다섯가지 샐깔에 담긴 각각의 의미란 정말이지 옛 조상들의 마음이 얼마나 소소하고 따뜻했는지를 짐작할 정도였다.

노란색주머니는 노란 콩을 넣어 며느리의 심성이 은은하고 부드럽기를, 붉은색 주머니에는 붉은 팥을 넣어 잡귀나 부정이 없기를, 연두색 주머니에는 향나무나 수수를 넣어 절개와 순결을 지키며 사랑하기를, 파란색 주머니에는 찹살을 넣어 부부가 해로하며 끈끈한 인연이 되기를,
본홍색 주머니에는 목화씨를 넣어 자손과 가문이 번창하기를 바랐다. -26p

그리고 앞날을 환하게 비추는 의미의 거울, 신랑 신부의 금실이 좋기를 바라는 나무조각 기러기,
신부가 아기 낳을 잡는 끈이나 생리대, 아기 기저귀로 쓰라고 마련한 함을 맨 흰 끈, 
그야말로 함 속에 넣은 것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여길 게 없다. 그렇기에 더욱 그와 같은 전통이 문득 그립다. 내가 결혼할 때까지만 해도 함진아비를 간혹 보긴 했었는데, 대부분 아파트 생활을 하고 있는 현대에는 보기 힘든 광경이다.
울 딸 시집갈 때 동네 떠나갈 듯 함지기를 부르는 전통 행사를 치르면 신고 들어올까나?^^

여기서 퀴즈 하나~
약을 달일 때는 가스레인지가 되고 간식을 구울 때는 오븐이 되며, 추운 날에는 따뜻하게 해 주는 난로가 되기도 하는 물건은?
바로 답을 말하자면, 팔방미인 화로이다. 요즘도 화로를 찾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니 그들은 화로에 대한 진면목을 아는 사람들이리라.

손수건에 대한 저자의 기억도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나도 초등학교입학때까지만 해도 손수건 위에 이름표를 붙이고 다녔었는데 요즘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당시엔 휴지를 갖고 다니지도 않았고 코흘리개이던 아이들도 많았다. 그리고 손수건을 갖고 다녀야 신사이고 숙녀라는 이미지가 들었더랫었다. 요즘처럼 손소독제가 나오고 물티슈가 흔한 때 손수건은 빨아서 다려야 하는 귀찮은 존재가 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손수건은 도시락 먹을 때 무릎에 덮을 수도, 
도시락을 먹은 뒤 입과 손을 닦을 수도, 간단한 물건을 담거나 쌀 수 있는 작은 보자기가 될 수도 있다고 전하며 집안 곳곳에 화장지 대신 손수건을 두면 화장지 사용양도 줄고 쓰레기 배출 횟수도 줄 뿐만 아니라 몸에도 좋다고 강조하고 있다. 손수건 대신 사용하는 티슈는 형광증백제를 사용하여 아토피 피부염과 위장 장애를 일으킨다고 하니,
이와 같은 증상을 앓는 환자들은 이 기회를 통해 손수건 사용을 늘리면 어떨까 한다.
그 약간의 번거로움은 건강에 좋다는 것으로 상쇠시키기에 충분하니 말이다. 
특히 투박하고 광택이 없는 번철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때에는 투박함이 주는 매력에 어찌나 끌렸는지..그 무게만큼 든든한 번철 하나를 구입하고 싶어졌다.
요즘의 스테인레스 프라이팬은 음식이 눌러붙고 금방 색이 바래는데 비해 번철은 한결같음을 유지한다. 물론 구입한 후 길들이기 작업이 여간 복잡한게 아니다. 물로 씻은 다음 거친 수세미에 주방 세제를 묻혀 앞뒤를 깨끗이 닦아낸 후 가스레인지 위에 뒤집어 놓고 중불과 약불 사이에서 물기를 말리고, 마르고 나면 앞면에도 기름을 바르고 가운데 부분이 갈색으로 변하면 길들이기 작업이 끝이 난다. 하지만 번철은 우리 몸에 천연 철분제의 역할까지 해 준다고 하니 그 수고로움 또한 감내할 만하지 않은가. 아직은 번철을 구입해서 길들여 사용할 자신은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구입해 보고 싶다. 어린왕자가 장미를 길들여 특별한 관계가 된 것처럼 나에게 온 번철도 잘 길들여져 우리 집 대대로 내려가는 가보가 될 줄 누가 알겠는가~^^


사대부 집안에서만 볼 수 있었던 귀한 목가구 사방탁자, 가리개도 되고 작품도 되는 병풍, 괘종시계, 소박한 장식품 백자기 등에 대한 실용성과 아름다움, 집안에서 두루 쓰는 바가지, 살아숨쉬는 그릇 옹기, 씨와 날을 엇갈리게 해서 아름다운 모양과 단단함을 지닌 그릇 바구니, 무쇠팬 번철, 보자기 등 우리 기억에서 점점 잊혀지고 있는 옛 물건과 관련된 에피소드들뿐 아니라 그에 알맞은 고가구 수리법과 구입법, 알맞은 가격, 함 구입처, 관련된 속담과 이야기들을 함께 덧붙이고 있어서 오래된 것들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며 요즘도 이러한 고가구나 의복을 판매하는 곳이 꽤 있다는 것만으로도 약간 놀라웠다.

아마도 그 가게를 운영하는 주인이 지닌, 아니 집안 대대로 운영해 온 신념과 자부심의 시간을 지나온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옛 우리 조상들의 지혜로움이 담긴 물건과 의복..

지금은 잊혀져 가는 옛 것들이라고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리 오래지 않은 것들이다.

그것들과 점점 멀어지는 요즘이지만, 그것에서 더욱 편리함을 강조하게 하여 나온 물건을 통해서라도 그때 그 옛 물건의 편리함을 생각하는 시간이라고 잠시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현대를 살면서 옛것만 좇는 것도 아이러니한 일이므로, 모든 일을 옛것과 결부시키자는 말은 아니다. 다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편리함의 원형이 된 물건과 옷에 대한 고마움과 그 기억은 잊지 말자는 것이다. 두고두고 우리 자손들에게도 옛 물건들의 지혜로움을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정도의 지식은 갖추고 있는 게 좋을 테니까 말이다. 저자는 옛 물건들과 조상들의 지혜로운 생활모습 등을 이야기하며 옛것의 지혜와 그 깊은 가치,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의미 등을 되새겨 보고 있다.

책 속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옛것의 따뜻함과 자연스러움에서 신비로운 순수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고 그것들이 갖는 오래된 신선함이 무엇인지 새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 한우리 북카페의 도서 지원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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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생각 - 나는 야구에서 인생을 배운다
박광수 글.그림 / 미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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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광수생각>으로 유명한 박광수가 어릴적부터 지녀온 야구에 대한 열정을 에세이로 만들어 낸 것이다.
이 책에는 야구에 대한 저자의 경험과 생각이 대부분이지만
그 속에 사람의 삶이 숨어 있고 인생이 이야기되고 있고 미래가 녹아들어 있다.
야구를 좋아하는 나는 곧잘 야구장을 찾곤 한다. 야구장을 한번이라도 가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야구장 관람석에 앉아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탁 트인 가슴에 무엇가에 대한 열정이 마구 끓어오르고 있는 느낌을. 그리고 그 많은 3만 관중이 모두 하나라는 신기하고도 묘한 공감대. 모두가 한 선수를 외치고 모두가 안타까워하고 모두가 기뻐 응원을 한다.
야구를 곧잘 인생에 비유한 말은 많이 들었지만 저자가 풀어낸 야구 인생, 마치 한편의 '광수생각' 일러스트를 보고 있는 듯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야구는 앞의 사람을 인정하며 뛰는 운동이다.
내가 아무리 빠르다고 한들
선행 주자를 앞서 홈으로 들어오면 아웃을 당한다.
그렇게 인생의 순리를 배워나가는 것이 야구다.

전진은 언제나
위험이 수반된다.
당신이 발을
1루 베이스 위에 올려놓고
2루를 훔칠 수는 없다.

1루, 2루, 3루, 홈..
어쩌면 야구는 스포츠 중에서 가장 인생을 닮은 경기이다.
그리고 그리 뛰다가도 결국 홈으로 들어와야 점수를 내고 인정을 받지 않은가.
젊은 시절 방황을 하다가도 다시 깨닫고 집으로 컵백 홈 하는 것도 생각나고,
그냥 천방지축 뛰는 게 아닌 정해진 베이스를 밟아야 하는 것도 어쩌면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인생 규칙에 빗댈 수 있으니 말이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라는 책을 재미나게 읽은 적이 있다.
그 팀의 유명 투수 재일교포 장명부..
"내 고향은 현해탄이다."라고 생전에 입버릇처럼 말하며 쉰셋 쓸쓸한 생을 마감한 선수..
한해 동안 427이닝을 던진 상상도 할 수 없는 등판을 하며 팀보다 돈을 좇은 선수라는 비난까지 받은 장명부. 이 책을 통해 그의 야구 인생을 다시 한번 생각하니 안타까움에 씁쓸해진다.
그래도 믿고 싶다. 적어도 야구를 좋아하다 보니 돈이 따라온 것에서 약간 욕심이 생긴 것뿐이지 돈을 좇아 야구를 한건 아닐 것이라는.

사회인 야구 '조마조마'에서 뛰고 있는 저자는 종종 아무 생각없이 친한 선수를 경기에 초대한다고 한다. 하루는 현대유니콘스 1루수 이숭용을 초대하였더랬다. 이숭용은 경기를 치르며 에러를 세개나 냈는데, 경기를 끝낸 그가 상기된 얼굴로 저자에게 이렇게 땅이 고르지 못한 곳은 처음이고 불규칙 바운드로 공이 튈까 무서워 야구를 할 수 없었다고 핑계 아닌 핑계를 대며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수년이 지나 이숭용은 그날을 기억하며 사실 그날 많은 것을 배웠다고 전한다. 저자는 프로인 네가 아마추어인 우리에게 무엇을 배우냐고 묻자 이숭용은 말한다.
"프로인 우리에게 없는 열정과 재미"
처음에는 야구가 좋아서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야구를 즐기기는커녕 직업의 하나로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위험한 곳에서 야구를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이숭용은 자신이 야구를 하고 잇는 것 자체에 감사하게 되었고 그렇게 생각하니 다시 야구가 즐거워졌다는 것이다. 재능있는 자를 이길 수 있는 자는 그것을 진정으로 즐기는 자임에 틀림없음을 다시한번 깨닫게 된 에피소드였다.  

야구로 유명한 신일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저자의 운명?(아마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광수생각과 같은 일러스트를 보게 된 것이니 우리에겐 다행?^^), 사회인 야구를 즐기는 유부남의 어려움, 야구 중계를 하는 최희 아나운서와의 인터뷰,
치어리더와의 인터뷰까지 곁들인 이책,,2루에 도착하면 난 다시 3루로 가기 위해 준비할 것이라는 말에 큰 공감을 느끼며 책을 덮는다. 나의 삶이 2루를 달리고 있는지 3루를 달리고 있는지, 아니 어쩌면 한 시즌을 마감하고 쉬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찌되었건 난 다음 경기를 뛰기 위해 열심히 준비 운동을 할 것이다.
매 경기마다 나에게 주어질 세번 정도의 타석에서 보여 줄 멋진 안타를 위해.
야구에 대한 이해와 함께 야구를 통해 인생을 다시한번 돌아보고 싶은 사람에게 강추한다.
실패와 어려움이 계속되는 삶에 힘겨워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저자의 한마디를 끝으로 미흡한 서평을 마감해 볼까 한다.

기억하라.
연패가 계속되고 있다는 건,
곧 승리가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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