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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니체 - 단 하나의 삶을 사랑하는 길 ㅣ 작은길 교양만화 메콤새콤 시리즈 12
막시밀리앙 르 루아 글.그림, 임명주 옮김, 이수영 해제, 미셸 옹프레 원작 / 작은길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프리드리히 니체는 그의 굴곡 많은 삶만큼이나
독특한 사상과 다채로운 글을 남긴 철학자예요.
그가 남긴 철학서가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읽히고
있는 것만 보아도
그의 사상이 현대까지 미치는 영향은
대단하지요.
이 책은 니체의 생애를 만화로 구성한 것으로,
그의 무거운 삶을 좀더 가볍게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답니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니체였기에 엄마는 니체가 목사가
되기를 희망하지만,
결국 그는 '신은 죽었다'는 사상을 가지며 기독교에
대한 비판으로까지 이어지지요.
이것은 결국 인간의 인식으로 확대됩니다.
니체에 따르면, 인간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기보다
자신들이 만든 임의의 기준과 척도에 따라 존재를
파악하는데,
정작 자신이 그 같은 인식상의 오류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한다는 것을 주장해요.
객관적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많은 사유들조차
실은 자아와 주체의 확실성이라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젊은 시절 퀼른을 방문한 1865년 매독에 걸려
평생을 고생했던
니체의 육체적 정신적 고뇌가 만화 곳곳에 생생하게 드러나 있어요.
그의 표정과 분위기, 행동 하나하나를 통해 니체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어서
줄글로 된 니체의 책을 읽을 때보다 더욱 몰입할 수
있었어요.
니체는 쇼펜하우어의 책 한권으로 인생이 바뀌었다고 할
정도로
그의 사상을 존경했지만
결국엔 그의 철학도 허약한 염세주의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실망스러워하게 되지요.
이후 니체는 바젤대학 고전문헌학 교수로 일하게
되었지만
고전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과학적이아니라 감성적인
니체의 사상,
유려하고 격정적인 그의 글로 인하여
다른 교수들은 급기야 니체의 과목을 들으려는 학생들의
등록을 방해하기도 해요.

또한, 난해한 철학자로 여겨
당시 니체의 책은 이렇게 외면당하기도
하지요..

니체 마음 속의 번뇌가 잘 나타난
그림이에요.
'신은 죽었다'라고 말한 니체는 나약하고 병든 인간의
토대로서의 신과 도덕이 더 이상 믿음의 대상일 수 없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병자들의 신이고 도덕일 뿐이라는 사실에
대한 폭로를 하지요.
한때 동경하기까지 했던
쇼펜하우어와
쇼펜하우어에 기반한 바그너의 사상에도 독설까지
뿜어대는 니체..
니체의 철학은 병든 해석과 싸우는 건강한
해석,
병든 것에 안주하지 않는
철학이었어요.
사후세계도, 하늘도, 지옥도, 천국도, 신도, 악마도
없다고 한 건
우리 시대의 허무주의를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지요.
매독에 걸려 한때 무기력과 싸워야 했던
니체였지만
그런 니체였기에 어쩌면 더
운명이라는 것에 맞서야 했던, 맞설 수밖에
없는
삶을 살고 싶었을 것
같아요.
그렇게에 더욱,
운명을 저주하고 신에 의한 구원을 바라는 것이
아닌
오직 우리 삶 속에서
스스로의 의지로 깨어 있기를 바란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허무에서 벗어나 진정한 삶
사랑하고,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싶다면
니체의 철학 여행을 떠나
보세요.
이 책을 읽고는 학창 시절 읽고 정말 어려웠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책을
다시한번 집어들고 싶어졌어요.
그렇게 어렵기만 했던 니체의 사상에 고개가 끄덕여지고
있으니
이젠 저 책도 당시보다 더욱 깊이 있게 다가올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