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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크는 인문학 5 : 마음 - 허수아비와 로봇도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ㅣ 생각이 크는 인문학 5
한기호 지음, 이진아 그림 / 을파소 / 2014년 6월
평점 :
아이들의 생활과 밀접한 주제를
흥미롭게 풀어 낸 「생각이 크는 인문학」 시리즈 제5권이에요. 이 책에서는 인간을 인간답게 해 주고, 인류의 문명과
문화를 탄생시킨 '마음'을 탐구하고 있어요. 어려운 인지 과학에서부터 철학까지의 다양한 이론과
사례가 나오지만 아이들에게
익숙한 캐릭터를 통해 인간의
마음이란 어떤 것인지 차근차근 짚어 나가고 있어서 무척 흥미롭게 읽었답니다.

수백 년 전 어떤 철학자는 마음속에
온 우주가 담겨 있다고 말했을 정도로
우리 마음은 끝없는 우주와 같은
다양함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허수아비와 양철나무꾼은 뇌가 없어서 지혜롭지 못하고,
심장이 없어서 따뜻한 마음을 갖지
못한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허수아비는 뇌를, 양철나무꾼은 심장을 갖기 위해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가요.
하지만 어렵게 오즈의 마법사를
만났을 때
그들은 이미 지혜와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이지요.
그 지혜와 마음은 누군가 불어넣어 준
게 아닌 거라는 건 다 아시죠??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의
주인공 앤드류 이야기도 나와요.
로봇을 완전히 자유로운 존재로
인정하지만 막내딸은 앤드류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아요. 그래서 앤드류는 최고의 로봇과학자를 찾아가
인공장기를 인간의 장기와 유사한 조직으로 바꾸는 수술을 받아요. 겉모습은 이제 정말 인간과 비슷하지요.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할 수 있도록 인간임을 인정해 달라는 요청을 법원에 제출해요.
하지만 법원 판결은 기계에 불과하다는
결론..
급기야 앤드류는 자신을 영원히 살 수
있게 해 주는 인공 두뇌를 인간의 두뇌로 바꾸고 인간으로 생을 마감해요. 인간인가, 인간이 아닌가는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어요.
이처럼 영화에서는 마음을 지닌 로봇들도 많이
등장해요.
그러면 우리의 몸과 마음은 어떤
관계를 지녔을까요?
독일 철학자 라이프니츠는
마음과 육체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생각 자체를 거부하기도 했고
스피노자는 몸과 마음은 완전히 다른
두 존재가 아니라 한 가지 존재의
두 얼굴이라고 하기도
했지요.
19세기 토마스 헉슬리나 찰스 다윈도
스피노자와 같은 생각을 했지요.
몸과 마음의 관계는 다양한 방식으로
변형되어 연구되어 오고 최근에는 마음을
뇌 활동의 일부로 보는 관점이
우세하지만 모든 것이 그것으로 설명되지는 않겠지요.
18~19세기에 등장한
'골상학'이라는 학문은 뇌와 마음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이래요.
책을 통해 '골상학'이라는 말을 처음
접해 본 무지한(?) 저는 이 부분이 참 흥미로웠답니다. 뇌의 각각 부위는 서로 다른 기능을 하고, 이 기능에
따라 사람의 성격이나 성향이 정해진다는 주장을 하기도 해요. 우리가 흔히 '사랑의 유통기한'이라고 했던 말도 바로
뇌를 연구하며 나온 말이라네요.

책에서는 '나'는 누구인지, '나'의
마음은 무엇인지에 대해 다양한 영화와 철학자의 말을 토대로 이야기를 해 나가고 있어서 우리의 마음이 이토록
다양하고 마음 표출의 행동 방식 역시 여러 가지가 있구나..를 실감하였어요.
우주 끝까지 가는 데에는 400억
년이 걸린다고 하니 우리가 그 크기를 상상하기란 쉽지 않을 거예요.
우리 마음을 그런 우주에 빗대어 놓은
까닭을 알 수 있을 것만 같아요.
책을 읽으며 마음은 인간에게만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로봇에게, 외계인에게는 없고
인간에게만 있는 것이 마음은 아니지요.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무엇을
마음으로 보느냐가 아닌 마음의 본질이니까요.
그 마음은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가를 규정짓기란 힘들지만
각자의 행동으로
표정으로 마음은 표출되고
있어요.

저자는 결론 아닌 결론으로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앤드류를
인간이라고 부를 수있는 것은 그가 인간의 마음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마음은 무엇으로 이뤄졌는가를 통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하는지에 따라 규정되는 것이니까요.
우리는 '인간'이기에 인간다운
행동으로 이끌어 주는 마음의 역할을 충분히 발현해야 하는 것이지요.
갑자기 이 노래가 생각나요.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를 때가 있으니
'마음'이라는 것을 한마디로 규정하기란 쉽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그 마음이 어떤 일을 하게 하느냐는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이니
우리 생활에 있어서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다시금 깨달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