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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림
손봉수 외 지음 / 잇스토리 / 2023년 7월
평점 :
1980년 군사 독재 정권 시절.
'미림'은 단어 그대로 해석하면 '아름다운 숲'.🌳
여기선 1960년대 중반 중앙정보부가 정치인 등 주요 인사들의 동향 파악을 위해
고급 술집의 마담 등을 협조자로 활용하여 운영하던 정보수집팀을 말한다.
이명준은 이 팀에서 일을 하고 있는 남자로,
TV를 보거나 라디오를 들으며 정권에 위배되는 언행이 있음을 발견하면
상부에 보고를 하고 취조를 하지만 그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그.
어느 날, 미림에서는 올림픽이 열리기 전에 크게 한 건 하려고,
그간 주시해오던 김태원이란 청년을 정권 반대파와 연관시켜서
잡아 넣을 물증을 확보하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대학생 시절, 자신이 과외를 했던 윤미란을 보게 된다.
이에 이명준의 마음은 크게 흔들리게 되고...
김태원은 정권 반대파 의원, 방송국 PD와 자유를 노래하는 가사가 담긴 노래를 내보내기 위해
여자친구 윤미란이 가요제 오디션을 봐서 TV 방송에 나가 노래해주길 바란다.
이명준은 김태원을 감시하면서 상부에 보고를 할 때,
윤미란의 내용은 빼거나 자세한 내용을 보고서에 담지 않자
같은 팀인 김형남의 의심을 받게 되고, 김형남은 그를 감시한다.
이명준은 윤미란을 만나 어디 멀리 숨어있으라고 하지만,
이내 뒤를 밟던 김형남에게 위치가 발각되어 윤미란은 잡히고 만다.
그리고 김태원 일당도 급습을 받아 끌려가고...
김태원 일당을 잡아넣을 물증인 테잎을 확보하겠다며
대신 윤미란을 놓아달라고 하는 이명준.
끌려온 김태원 일당은 모진 고문을 받고 결국 테잎 위치를 말하지만,
요원들이 갔었을 때 이미 테잎은 없었다. 어떻게 된 걸까?
최근 드라마 '무빙'(과거), 최근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 모두 군사 독재 정권 시절을 담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 책으로 간접적으로나마 접해보지만
정말 이런 시절이 있었을까 싶고, 불과 40~50년 전이라는 것도 놀랍다.
그 시대에는 군사 정권에 반대해서 민주화 운동을 벌이는 학생들을 잡아넣고, 언론을 탄압하고...
이 소설 속의 이명준은 그런 군사 정권의 앞잡이인 조직에 속해있었는데, 처음에는 논리적이면서 로봇 같은 사람이었지만
윤미란과 재회하고 사랑하게 되면서 그래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었구나 싶다.
그 시절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없었더라면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자유도 없었겠지😨
지금 이 시대에 삶을 감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