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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레이몬드 카버 지음, 정영문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2월
평점 :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집
표제작인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이 영화 버드맨 속 주인공이 하는 연극이라는 이야기에 흥미를 가지고 읽었다.
정말 특별할 거 없는, 문체마저 건조한 작가의 이야기는 내용마저 서늘하다.
'사랑'이란 단어가 주는 느낌과 표지의 핑크빛을 배반하는 듯한 내용의 이야기는 두 커플(부부)의 식사자리에서 몇시간동안 나눈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처음 읽을 땐, 뭐지 이거 뭘 이야기하자는 거야. 싶을만큼 아무 내용이 없다.
그런데 곱씹어 읽어가며 결국 특별할 거 없는 별거 아닌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단 느낌이 든다.
이제 막 결혼한지 일년 반이 넘은 재혼(?)커플의 사랑에 빠진 모습이 못마땅하기라도 한듯,
결혼한지 오년 남짓 된 커플은 찬물을 끼얹기라도 하듯 계속 사랑이 변하는 것, 사랑이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죽을만큼 사랑했던 전처를 지금은 증오하고, 상대가 사라지면 슬퍼하다가도 곧 다른 사랑을 만나고.
사실 우리들도 알고 있다. '사랑'이란 아름다운 단어가 아님을. 그러면서도 환상처럼 품고 살고 있는 것임을.
이런 이야기를 부부간의 식사자리에서 나누는 이 사람들은 다음날 자신의 옆지기를 어떤 눈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실제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사랑'에 대한 담론은 넣어두는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