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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목마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62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 글, 그림 | 김선애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단순히 줄거리를 이야기하자면,
아픈 로지가 환상 속 회전목마를 타고 병이 나았다는 이야기다.
이 그림책을 처음 볼때는 그닥 새로운걸 느끼지도 재미있지도 않았다.
그런데, 볼때마다 감동을 주는 그림책이다.
한번 보고 두번 볼때마다 그림마다 나름의 이야기를 만들게 된다.
주인공들 감정도 더 이입하게 되고.
주인공 로지네 마을에는 놀이공원을 싣고 오는 트럭이 일년에 한번밖에 오지 않는다.
그러니 온 동네 아이들은 그 트럭이 오길 얼마나 손꼽아 기다릴까.
그리고 그 트럭이 떠날때의 아쉬움 또한 클 수 밖에 없다.
로지도 가장 좋아하는 회전목마를 영원히 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겨울 내내 아프던 로지는 봄이 와도 병이 낫지 않고
로지에게 희망을 주어야한다는 의사의 말에 오빠 톰은 친구들과 함께
로지를 위한 회전목마 그림과 작은 회전목마 장난감을 선물한다.
오빠가 선물한 회전목마가 매개가 되어 로지는 환상의 세계, 회전목마의 세계로 여행을 떠난다.
눈송이, 시계, 캥거루, 이야기를 들려주는 의자, 유니콘, 왕좌....등
각각의 회전목마의 이야기로 떠난 로지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은 정말 아름답다.
회전목마의 세계로 떠나기 전 일상의 이야기는 양 쪽 페이지에 네 컷의 그림으로 표현되었는데,
로지가 환상속에서 만난 회전목마는 양 쪽 하나의 그림으로 표현해서
상상의 세계가 극대화 되는 느낌이 있다.
압도되는 느낌.
로지는 그렇게 회전목마의 세계에서 다시 시간을 넘어 공간을 넘어 회전목마들을 다시 데리고 돌아온다.
거짓말처럼 열도 떨어지고 병도 나은 로지.
그리고 로지의 쾌유에 맞춰 또 놀이공원 트럭이 찾아온다.
다시 놀이공원이 떠나고 아이들 모두가 아쉬워하지만, 로지는 아쉬워하지 않는다.
로지의 마음 속에 영원히 돌아가는 회전목마가 있어서 슬프지 않다고...
어쩌면 회전목마는 우리의 동심을 대변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당시에 너무 좋아하고 좋아했던 회전목마.
하지만 자랄 수록 회전목마는 모든 놀이기구 중 가장 시시한(?) 놀이기구로 전락하고.
하지만, 그 회전목마를 탔던 기억
그 순간의 아름다움이 마음속에 있는 한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힘이 되지 않을까.
마치 이 그림책처럼.
아이가 주저 앉아 울고 싶을때
너무 힘이 들어 일어설 힘도 나지 않을때
어린 시절의 추억이 아이를 일으켜 세워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오늘도
아이의 마음에 작은 동심의 씨앗하나 심어주고 싶다.
이번에 놀이 동산이 마을을 떠날 때에 로지는 다른 아이들처럼 슬퍼하지 않았습니다. 영원히 돌아가는 회전 목마를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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