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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자들의 영웅 - 차별에 맞선 위대한 혁명가 빔 암베드카르 ㅣ 다른만화 시리즈 6
스리비드야 나타라잔, S. 아난드 지음, 정성원 옮김, 두르가바이 브얌, 수바시 브얌 그림 / 다른 / 2012년 4월
평점 :
100쪽 남짓한 작고 얇은 책에 담긴 무거운 이야기.
인도하면 간디,라는 인물만 알고 있던 내게 기억해야할 이름이 하나 생겼다.
빔라오 람지 암베드카르
인도에서 간디보다도 많은 동상이 세워져있고,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인도의 헌법을 세우고
그리고 불가촉천민의 아버지로 카스트제도의 차별에 반대한
불가촉천민 출신의 인물
간디 자서전을 읽으며
내내 나는 간디가 마음에 안들었다.
그의 비폭력 저항운동은 놀라운 것이지만,
비타협...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물론 나역시 내가 옳고, 내가 옳다 여기는 것엔 타협의 여지가 없고, 그 가치관을 마음에 품고
다른이와 대화할때가 많으니 간디의 비타협은 오히려 나보다 한차원 높은거 아닌가란 생각이 들지만서도
자서전에 나온 그가 아내와 자식에게 또 친구들에게 대하는 방식은 옛사람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고지식한거 아닌가.
그리고 그의 자서전의 독백체가...너무 죄의식과 죄책감에 사로잡힌 듯 여겨졌다.
그건 그의 종교 힌두교 탓인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그의 업적?을 무시하고 폄하하는건 아니다.(나 한명의 생각이 뭐, 간디를 위인에서 끌어내리겠냐 말이다.)
여튼 나의 독서는 그렇게 힘들게 힘들게 진행되고,
여기서 나의 청개구리 기질이 발동되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이에 반대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며 찾다가 찾게 된 인물이
암베드카르였다.
간디와 동시대를 살았고
식민지의 조국을 위해 일한 사람
간디가 바이샤 계급으로 인도에서 차별받는 삶을 살지 않고 남아프리카에서 차별을 경험했다면
암베드카르는 인도에서 사는 내내 차별을 받고, 외국에서 처음으로 평등을 경험했다고 말한다.
그만큼 뿌리깊은 인도의 카스트제도...
그리고 2000년대인 현대까지도 헌법에선 사라진 카스트제도가
인도에선 뿌리깊게 남아있다.
힌두교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도록,
전통이란 이름으로.
제국주의와 세계대전의 영향으로
인도를 비롯한 우리나라와 아시아 나라들의 역사를 보면 비슷한 모습이 많다.
우리나라의 광복과 인도의 독립도 2년을 차이에 두고 날짜마저 같고
그 후 독립된 나라에서 헌법을 세우고 나라의 기틀을 마련하며
보수와 진보의 대립마저 닮아있다.
인도의 문화아래서의 독립을 주장한 간디와
카스트제도 철폐를 강하게 주장한 암베드카르
힌두인으로 태어났지만 힌두인으로 죽지 않겠다며 불교로 개종한 그를 따라
인도의 많은 불가촉천민들이 함께 불교로 개종한 사건도 있었다.
손에 닿는 것마저 불길하게 생각하여 불가촉천민이라 부르고
소는 마셔도 되지만 불가촉천민은 물을 함께 마실수 없다 생각하고
마차에 함께 타는 것도 허락되지 않는
내내 우리나라의 천민인 백정들 생각도 났다.
이제 우리나라에선 신분차별이란 사라졌지만.
(여전히 종가나 양반가문출신,이란게 우월감의 표시가 되기도 하지만 사라졌다 보여진다.
경제적인 계급은 존재하는 것 같다만...)
작은 책이지만 생각의 꼬리가 많이 든 책이다.
그리고 이 책만 보기보단 암베드카르의 평전이나 자료들을 보고 읽는 것이 훨씬 이해를 도울 듯하다.
만화,라는 형식이다 보니 함축된 의미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