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매도할 것인가 - 이익매도, 손절매도, 공매도, 선물매도 알렉산더 엘더가 알려주는 매도의 모든 것, 개정2판
알렉산더 엘더 지음, 신가을 옮김, 오인석 감수 / 이레미디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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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우리는 왜 팔지 못하는가?

주식 시장에는 아주 오래된 격언이 있다. "매수는 기술이고, 매도는 예술이다." 많은 투자자가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어떤 종목을 살지 분석하는 데는 며칠 밤을 새우며 재무제표와 차트를 뜯어보지만, 정작 매수 버튼을 누른 직후부터는 '기도 매매'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수익이 나면 더 오를 것 같아 팔지 못하고, 손실이 나면 언젠가 본전이 오겠지 하는 막연한 희망으로 팔지 못한다. 결국 우리는 계획이 아니라 감정에 의해 매도 버튼을 누르게 된다.

알렉산더 엘더 박사의 《언제 매도할 것인가(The New Sell and Sell Short)》는 이러한 나의 투자 습관, 정확히 말하면 '매도에 대한 무계획'을 지적한 책이다. 저자는 매도가 예술과 같은 모호한 영역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철저한 시스템과 사실에 입각한 '과학'의 영역이어야 함을 역설한다. 이 책은 막연한 희망을 제거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생존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하는 나에게 하나의 모델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주었다.

2. 생존을 위한 절대 원칙: 2% 자금 관리 룰 (The 2% Rule)

이 책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강렬하게 다가온 개념은 단연 '2% 자금 관리 룰'이다. 데이터 분석을 업으로 삼는 사람으로서 확률과 통계에 익숙하다고 자부했지만, 정작 내 계좌의 리스크 관리에는 얼마나 무지했는지 깨닫게 된 대목이다.

엘더 박사는 시장을 식인 상어와 피라냐가 우글거리는 위험한 바다로 묘사한다. 여기서 살아남기 위한 첫 번째 원칙은 "어떤 단일 거래에서도 총 자산의 2% 이상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손절을 잘하자"는 추상적인 조언이 아니다.

계산의 구체성: 나의 총 투자 자금이 1억 원이라면, 한 종목에서 허용되는 최대 손실금은 200만 원이다. 만약 내가 진입하려는 가격이 10,000원이고 기술적 지지선을 고려한 손절가가 9,000원이라면(주당 1,000원 리스크), 내가 매수할 수 있는 최대 수량은 2,000주로 제한된다.

리스크의 통제: 이 룰을 적용하면 감정이 개입할 여지가 사라진다. 사고 싶은 수량을 먼저 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손절폭)가 매수 가능한 수량을 역으로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 원칙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복구 불가능한 손실'을 수학적으로 차단해주기 때문이다. 50%의 손실을 입으면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 100%의 수익을 내야 한다. 하지만 2%의 손실은 다음 거래에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수치다. 투자는 대박을 노리는 도박이 아니라, 파산하지 않고 시장에 오래 머물며 복리의 마법을 누리는 '사업'이라는 저자의 철학이 이 2% 룰에 집약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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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표의 재발견: MACD와 시스템 트레이딩

기술적 분석 파트에서 저자가 강조한 MACD(Moving Average Convergence Divergence) 활용법은 매도 타점을 잡는 데 있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 주었다. 단순히 골든크로스나 데드크로스를 보는 수준을 넘어, MACD 히스토그램의 기울기와 다이버전스(Divergence)를 통해 추세의 강도를 파악하는 방법론은 매우 실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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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버전스의 위력: 주가는 신고가를 갱신하며 오르고 있지만, MACD 히스토그램의 고점은 낮아지는 '약세 다이버전스'가 발생한다면? 이는 상승 동력이 고갈되었다는 강력한 매도 신호다. 펀더멘털이 아무리 좋아 보여도, 엔진의 힘이 빠지고 있다면 내려야 할 때다.

임펄스 시스템(Impulse System): 저자가 고안한 이 시스템은 지수이동평균(EMA)과 MACD 히스토그램의 방향이 일치할 때만 거래를 허용한다. 특히 매도 관점에서는, 상승 추세에서 두 지표 중 하나라도 하락 반전한다면 '매수 금지' 혹은 '이익 실현 준비' 단계로 들어가야 한다는 신호등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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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기술적 지표들은 매도가 감이나 기분에 의한 결정이 아니라, 차트가 보내는 객관적 신호에 대한 반응이어야 함을 상기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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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기록하지 않으면 개선될 수 없다: 매매 일지와 점수화

직장에서 데이터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결과에 대한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를 만들고 지속적으로 모델을 튜닝한다. 그런데 내 계좌 운용에는 이런 프로세스가 없었다. 저자자는 매매 일지야말로 아마추어와 프로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라고 강조한다.

단순히 "얼마 벌었다"를 적는 가계부가 아니다. 이 책이 제안하는 매매 일지의 핵심은 '진입과 청산에 대한 점수 매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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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 점수: 진입 후 주가가 얼마나 상승했는가?

청산 점수: 내가 판 가격 이후로 주가가 더 올랐는가, 아니면 떨어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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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내가 매도한 뒤 주가가 폭락했다면 나는 완벽한 매도(A학점)를 한 것이다. 반면, 내가 팔자마자 주가가 급등했다면 나는 나쁜 매도(F학점)를 한 셈이다. 저자는 수익금의 크기보다 이 '품질 점수'에 집착하라고 조언한다. 운 좋게 번 돈은 시장에 다시 반납하게 되어 있지만, 높은 품질의 매매 습관은 평생의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과거의 차트를 캡처하여 진입 근거와 당시의 심리 상태를 기록하고, 결과가 나온 뒤 복기하며 점수를 매기는 과정. 이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과정만이 나를 '시장의 호구'에서 벗어나게 해 줄 유일한 길임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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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새로운 깨달음: 시간 청산 (Time Exit)과 '엔진 소음'

이번 독서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는 '시간 청산(Time Stop)'의 개념이다. 그동안 나는 "존버는 승리한다"는 말 뒤에 숨어, 매수한 종목이 오르지 않고 횡보할 때 그저 방치하곤 했다. 손실이 나지 않았으니 괜찮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엘더 박사는 이를 '기회비용의 상실'이자 '리스크의 노출'로 규정한다. 그는 "엔진 소음(Engine Noise)"이라는 표현을 쓴다. 자동차가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덜덜거리기만 한다면(주가가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고 지지부진하다면), 고장이 나기 전에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예측이 빗나간 것 자체가 신호다: 내가 A라는 근거로 매수했고 며칠 내에 반응이 올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시장이 반응하지 않는다면? 내 분석이 틀렸거나 시장 상황이 변한 것이다.

기계적 대응: "매수 후 n일 이내에 신고가를 갱신하지 못하면 매도한다"와 같은 시간 제한을 두는 것. 이것이 자금을 회전시키고 불필요한 스트레스로부터 나를 해방시키는 방법임을 알게 되었다. 무조건적인 인내는 미덕이 아니라, 게으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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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타산지석: 공매도(Short Selling)의 세계

책의 상당 부분은 공매도(Short Selling)에 할애되어 있다. 사실 개인 투자자인 내가 한국 시장에서 공매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파트가 불필요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시장의 '반대편'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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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의 차이: "황소(상승)는 계단을 걸어 올라가고, 곰(하락)은 창문 밖으로 뛰어내린다." 하락장은 상승장보다 훨씬 짧고 격렬하게 진행된다는 사실은, 내가 롱 포지션(매수)을 잡고 있을 때 왜 매도 신호가 나오면 즉시 도망쳐야 하는지를 역설적으로 설명해 준다.

프로들의 시선: 공매도 세력이 어디서 진입하고 어디서 청산하는지를 아는 것은, 반대로 내가 어디서 손절해야 하고 어디서 저점 매수를 노려볼 수 있는지에 대한 힌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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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직접 공매도를 하지 않더라도, 하락장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방어 운전을 위해 상대방 차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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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마치며: 이제는 실천이다

《언제 매도할 것인가》는 단순히 차트 보는 법을 알려주는 기술 서적은 아니다. 이 책은 탐욕과 공포라는 인간의 본성을 통제하고, 자금 관리라는 안전벨트를 맨 뒤, 확률이라는 지도를 들고 시장을 항해하는 법을 알려주는 '투자 철학서'에 가깝다. 다만 투자철학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가이드가 부록으로 포함된 책이다.

이제부터 투자를 함에 있어 '2% 룰'과 같은 원칙을 세우고 거기에 따라 대응하는 방침을 따라야 겠다. MACD와 기술적 지표가 매도 신호를 보낼 때, "조금만 더"라는 희망 회로를 끄고 기계적으로 대응한다면 기회비용을 잃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매일의 거래를 기록하고 점수 매김으로써,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나은 투자자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면 실수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투자자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주가가 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고 시간만 끈다면, 과감하게 '시간 청산'을 하고 나올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겠다.

수익은 시장이 주는 것이지만, 리스크 관리는 내가 하는 것이다. 언제 팔아야 할지 몰라 불안한 밤을 보내고 있는 모든 투자자에게, 이 책은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확신을 동시에 선물해 줄 것이다. 매도의 기술을 넘어 투자의 본질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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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투자 기적의 루틴 - 지금 배당투자 50만 원으로 평생 월급 500만 원을 만드는
곽병열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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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투자, 기적의 루틴'은 화려한 수익률이나 단기적인 시세차익을 좇는 대신, 꾸준함과 복리의 힘으로 자산을 불려가는 배당 투자의 정석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마치 일상생활의 루틴처럼 투자를 습관화하고, 배당이라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통해 장기적인 부를 축적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은 복잡한 금융 이론이나 난해한 용어 대신,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인 조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집필되어 누구나, 특히 이제 막 투자에 입문한 사람도 읽기 쉽게 쓰였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책이다.

책의 핵심 내용: '기적의 루틴'의 작동 원리

이 책이 강조하는 '기적의 루틴'은 크게 세 가지 핵심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 일관성 있는 투자 습관의 형성이다. 저자는 시장의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소액이라도 꾸준히 좋은 배당주를 매수하는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마치 매일 운동을 하듯, 투자를 생활의 일부로 만들어야 비로소 장기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이 책이 주고자 하는 주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특히, 매월 월급을 받으면 일정 금액을 자동으로 투자 계좌로 이체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라는 조언은 즉각적으로 적용해볼 수 있는 실용적인 팁이다.

둘째, 배당금의 재투자를 통한 복리의 마법이다. 이 책의 가장 강력한 메시지 중 하나는 바로 배당금을 소비하지 않고 다시 투자하는 것이 자산 증식의 '기적'을 만든다는 점이다. 아인슈타인이 말했다고 전해지는 복리는 불가사의라는 말처럼 복리는 느리지만 확실하게 자산을 증식하는 방법이다. 배당금이 재투자되면 더 많은 주식을 매수하게 되고, 이는 다시 더 많은 배당금을 낳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 저자는 이를 통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자산의 가치를 다양한 사례와 그래프로 보여주며 독자들에게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셋째, 좋은 배당주를 선별하는 기준과 활용 전략에 대한 명확한 제시이다. 저자는 단순히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쫓는 투기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대신, 안정적인 재무 상태, 꾸준히 배당금을 늘려온 이력, 그리고 시장을 선도하는 경쟁력을 갖춘 우량 기업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와 함께 PER, PBR 같은 기본적 지표를 활용하는 법부터 기업의 사업 모델을 이해하는 법까지, 초보자가 알아야 할 필수적인 분석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한다. 이는 '투기'가 아닌 '투자'를 지향해야 한다는 저자의 철학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또한, 이 책은 배당금의 지급 주기를 활용한 현금 흐름 최적화 방법도 다룬다. 월급처럼 매달 현금 흐름을 받기 원하는 투자자를 위해 분기별로 배당금을 지급하는 여러 기업을 조합하여 매월 특정 날짜에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전략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배당금의 현금 흐름을 보다 규칙적으로 만들고, 투자에 대한 만족감과 지속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편, 최근 높은 배당수익률로 인기를 끌고 있는 커버드콜 ETF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고한다. 저자는 이러한 상품들이 높은 배당금을 지급하지만, 주가 상승 시에는 수익이 제한되어 자본 이득을 놓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원금 손실의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다. 배당금이 불어나는 '기적의 루틴'은 원금의 성장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저자의 핵심 철학을 강조하며, 단순히 높은 배당만 보고 투자하는 것의 함정을 짚어준다.

책의 장점과 한계점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복잡한 금융의 세계를 매우 단순하고 명쾌하게 풀어냈다는 점이다. '마법'이나 '기적'이라는 감성적 단어를 사용하지만, 본질은 지극히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장기 투자 전략이다. 특히, 투자 심리에 대한 통찰이 돋보인다. 시장의 변동성에 흔들리는 투자자들에게 '시간'과 '꾸준함'이라는 무기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지속적으로 상기한다. 또한, 구체적인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예시나 세금 문제에 대한 기본적인 가이드라인도 제공하여 독자들이 실제 투자에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일부 한계점도 존재한다. 이 책은 배당 투자에 대한 전반적인 가이드를 제공하지만, 특정 산업이나 개별 기업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 방법을 다루지는 않는다. 또한, 급격한 경기 침체나 금융 위기 상황에서의 배당주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다소 낙관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배당금이 삭감되거나 중단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부족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이는 '루틴'의 힘을 강조하는 책의 특성상 의도된 것일 것으로 생각되며, 초보자들도 쉽게 읽히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총평

'배당 투자, 기적의 루틴'은 '투자는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누구나 실행 가능한 현실적인 투자 로드맵을 제시하는 훌륭한 입문서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단숨에 큰돈을 벌고 싶어 하는 사람보다는, 느리다고 생각 할 수도 있지만, 10년, 20년 후의 경제적 자유를 꿈꾸며 차근차근 자산을 쌓아가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적합하다. 저자가 말하는 '기적'은 한순간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노력과 인내심이 쌓여 만들어지는 결과물이라는 깨달음을 준다. 투자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줄이고 싶거나,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통해 경제적 독립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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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부펀드가 만난 자본의 설계자들 - 자본은 어떻게 기업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가
한영석 지음 / 에프엔미디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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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은 탐욕이 아닌 혁신의 설계자일 수 있다

사모펀드(PE, Private Equity). 많은 사람들에게 이 단어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다가온다. 기업을 헐값에 사들여 쪼개 팔고, 단기 차익만 챙긴 채 빠져나가는 탐욕스러운 자본가들의 세계 말이다. 나 역시 책을 펼치기 전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한영석 저자의 『자본의 설계자들』은 그 고정관념을 정면으로 깨뜨린다.

저자는 한국투자공사(KIC)에서 세계 유수의 사모펀드와 직접 협업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가 알지 못했던 PE의 ‘진짜 얼굴’을 보여준다. 책 속에서 PE는 기업의 본질을 무너뜨리는 파괴자가 아니라,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전략적 파트너, 새로운 도약을 설계하는 든든한 동반자로 등장한다.

기업의 본질을 다시 세우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사례는 미국 의료 스타트업 오크스트리트헬스(Oak Street Health)다. 미국 의료 시스템은 ‘환자가 아플수록 돈을 버는 구조’라는 심각한 모순을 안고 있다. 오크스트리트헬스는 이를 정면으로 뒤집었다. 환자가 건강할수록 이익이 나는 모델을 만들어낸 것이다. 사모펀드는 이 혁신적 모델을 단순히 자금으로만 지원한 것이 아니라, 인센티브 구조와 기업 전략을 재설계하며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지켜냈다. 이 과정에서 나는 PE가 단순한 투자자가 아닌, 진정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48포티(48Forty)의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버려진 팔레트에 불과했던 자원을, 사모펀드는 새로운 물류 생태계의 기반으로 키워냈다. 버려질 운명에 처해졌던 팔레트를 수거·재활용·재판매로 묶어 하나의 산업으로 확장하며 48포티는 순환경제의 모범이 되었다. 낡은 구조를 허물고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능력, 바로 그것이 사모펀드가 가진 설계자의 면모라고 생각된다.

위기에서 기회를 읽어내다

책은 팬데믹 속 라스베이거스의 베네시안 리조트 사례도 다룬다. 적자와 위기로 흔들리던 이 리조트는 사모펀드의 개입으로 철저히 운영 구조를 재점검했다.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전략, 과감한 비용 구조 개편, 고급 고객층을 겨냥한 차별화 전략. 그 결과, 팬데믹 한가운데에서도 7억 달러 규모의 영업이익을 거둬냈다. 사모펀드가 ‘기업의 회생을 가장 치열하게 고민하는 집단’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사례는 버거킹(Burger King)이다. 한때 맥도날드에 밀려 빛을 잃었던 브랜드는 사모펀드의 손에서 다시 살아났다. 단순히 메뉴를 바꾸는 차원을 넘어, 브랜드 정체성과 고객 경험을 새롭게 정의한 덕분이다. 이 이야기는 PE가 숫자만 바라보는 집단이 아니라, 브랜드와 소비자 경험 등 무형의 가치를 중요시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자본과 기업, 운명공동체가 되다

책은 사모펀드의 수익 구조도 투명하게 설명한다. 기본적인 운영수수료(Management Fee) 외에, 진짜 수익은 기업을 되팔아 발생하는 차익 중 일부를 가져가는 성과보수(Carried Interest)에서 나온다. 즉, 기업이 성공하지 못하면 PE 역시 이익을 챙길 수 없다. 이 구조는 사모펀드가 단기 차익보다 장기 가치 창출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잘 보여준다.

결론 – 자본은 설계자가 될 수 있다

『자본의 설계자들』을 읽으며 나는 사모펀드에 대한 오래된 편견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오크스트리트헬스는 의료 시스템을 바꿨고, 48포티는 폐기물을 산업으로 만들었으며, 베네시안 리조트는 위기 속에서 되살아났고, 버거킹은 다시 젊어졌다. 그 중심에는 자본의 단순한 투입이 아니라, 기업의 본질을 지켜내고 확장하려는 설계자의 시선이 있었다.

사모펀드는 기업의 본질을 파괴하는 세력이 아니라, 때로는 기업이 홀로 찾지 못하는 길을 설계하는 조력자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본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자본을 어떻게 설계하고 활용하느냐에 있다. 『자본의 설계자들』은 그 사실을 생생히 증명하는 책이며, 사모펀드를 다시 보게 만드는 경험을 선사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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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젠슨 황, 생각하는 기계
스티븐 위트 지음, 백우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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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생각하는 기계는 젠슨황과 Nvidia의 게임 전용 하드웨어에서 최첨단 AI 하드웨어까지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대만계 이민자인 젠슨황은 어렸을 적 부모와 떨어져 미국에 친척의 집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아직 인종 차별이 심했던 70년대에 미국에서 중고등 교육을 받으면서 동급생에게 괴롭힘과 놀림을 받으면서도 그의 마인드는 독특했던 것 같다. 자서전에서 미화가 된 것인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모습을 보면 좌절하기 보다는 괴롭힘을 극복하고,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치 니체가 "나를 죽일 수 없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좀처럼 좌절하지 않았고 결국 오레곤 대학교의 전기공학부에 진학하고 한창 발전하던 반도체 분야에 발을 담그게 된다.

지금은 리사수로 유명한 AMD라는 회사를 다니면서 마음이 맞는 친구 2명과 함께 데니스에서 창업한 이야기는 이미 많은 사람에게 유명한 이야기다. 여기서 중요한 건 당시 컴퓨터의 세상은 CPU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CPU, 즉 중앙처리장치는 천재로 유명한 폰 노이만이 설계했던 구조로, 하나의 CPU가 복잡한 연산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고 나머지 시스템을 통해 저장, 입/출력을 하게 되는 시스템이다. 즉, CPU라는 두뇌를 중심으로 설계된 구조이다.

그런데 CPU에는 단점이 있다. 하나의 연산에는 탁월한 능력을 자랑하지만, 순차처리로 작업들을 처리한다. 즉, 4개의 작업이 있다면, 한 개의 작업을 끝내기 전에는 나머지 3개의 작업을 진행할 수 없다(사실 안되는 것은 아니다. 컨텍스트 스위칭으로 하나의 작업을 저장하고 다른 작업으로 변경 후 실행이 가능하다. 다만 이 경우 지금까지 하던 작업을 저장하고 새로운 작업을 불러온 후 처리하고, 다시 원래 작업을 불러오고 처리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한가지 작업을 쭉 하는 것 보다는 부하가 많이 걸린다.). 만약 작업들 간 순서가 정해져 있어 4개를 순차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면 반드시 CPU로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작업 간에 순서가 없다면? 즉, 각 작업이 독립적으로 이루어져도 상관이 없다면 4 개의 CPU로 4개의 작업을 한번에 처리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여기서 단점은 CPU가 비싸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다나와나 네이버 쇼핑에 들어가서 Intel CPU의 가격을 살펴만 봐도 비싼 CPU는 몇 십 만원을 넘는 것을 확인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CPU보다는 성능이 떨어지지만 어느정도 비슷한 수준으로 연산이 가능한 GPU가 탄생하는 배경이 되었다. 즉, CPU 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계산 유닛을 수천개를 한 개의 GPU에 묶어놓은 것이다. 그 결과 병렬 처리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게 된다.

Nvidia는 사실 처음부터 AI를 목적으로 GPU를 설계한 것이 아니었다. GPU(Graphical Processing Unit)이라는 이름처럼 그래픽을 처리하기 위한 전용 칩셋이었고, Intel이 하지 않는 니치마켓이었던 게임그래픽을 위한 칩을 만들기 위해 이를 개발했다.

자서전에도 보면 나와있지만, 젠슨황은 의도적으로 Intel과 정면대결을 의도적이고, 지속적으로 회피했다. 그는 영리하게도 테크 공룡의 시야가 닿지 않는 니치 마켓을 찾았고, 거기서 다른 신생기업들을 하나씩 쓰러뜨려가면서 영역을 키워 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게이머들의 인지도를 얻고 어느정도 GPU 시장을 정착시키고 MS를 확보 했을 때 조차도 당시 반도체 공룡이었던 인텔의 레이더를 피해 니치 마켓을 지속적으로 공략했다. 병렬처리를 통해 고성능 컴퓨팅이 필요한 과학 연구자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시장에 들어선 것은 어쩌면 위험할 수도 있는 도박이었다. 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AI, 딥러닝에 대한 수요가 폭발했고 준비하던 CUDA 생태계와 맞물려서 Nvidia는 위대한 기업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여기 까지가 책의 대략적인 내용이다. 책을 읽으면서 젠슨황이 어떤 전략을 가지고 회사를 이끌었고,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특히 어떤 분야에 안목이 있을 때 자신이 믿는 바를 밀고 나가는 데 주변에서, 특히 투자자들이 이해를 못하는 경우 압박을 받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실, 젠슨황의 경우 AI가 터지지 않았다면 Nvidia가 이렇게 까지 크게 뜨지는 않았을 것이다. AI가 터지는 순간이 조금만 늦었거나 일렀어도 아마 지금의 Nvidia는 없었을 것 확률이 높다. 모든 것이 운이라는 말은 아니지만, 타이밍이 참 중요한 것 같다.

책에는 초반에 Nvidia의 이야기가 배치되어 있고 후반에는 현대 AI 혁명을 주도한 제프리 힌튼 교수의 이야기가 배치 되어있다. 2개의 이야기가 각각 시작해서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이 되는데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부분이 좋았다. 매일 GPU를 활용하는 사람으로 느끼기에 적절한 기술적인 이야기와 인문학적인 이야기가 적절하게 합쳐진, 그렇다고 어렵게 쓰인 것도 아닌 책인 것 같아서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기술자로서의 나는 GPU의 발전 과정을 훑어 볼 수 있어서 좋았고, 투자자로서의 나는 적절한 투자 타이밍을 잡는 방법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되었다. 나는 실제 Nvidia를 현업에서 활용하면서도 Nvidia에는 투자하지 못했다. 가치평가 기준에 너무 비싼 주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내가 어디서 잘못 생각했는지 깨닫게 되었다. 실제 현상을 보고 내가 이해 할 수 있는 도메인 내에서 확고한 해자를 가지고 있다는 판단이 드는 회사가 있다면, 그리고 해자의 골이 깊다면 성장 가능한 마켓 사이즈를 계산하고 현재의 가치가 아닌 미래의 가치를 대입해 봐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앞으로도 기술적 우위를 가질 수 있는 회사는 많이 나타나고 사라질 것이다. 그 속에서 좋은 회사의 성장에 올라타고 싶다면, 미래가 같은 모습으로 찾아오지는 않더라도, 좋은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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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서평단에 참여하여 책을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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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투자자 - 일본 주식시장의 판을 흔들어 깨운 담대한 도전들
무라카미 요시아키 지음, 김정환 옮김, 심혜섭 감수 / 에프엔미디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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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식시장 개혁을 향한 연대기. 이 책을 한문장으로 요약한다면 이렇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저자 무라카미는 원래 공무원이었다가 40대의 나이로 뒤늦게 펀드매니저가 되었다. 물론 그 전에도 주식 투자자였던 아버지 밑에서 10대때부터 다양한 투자를 경험하였다는 점에서 아무 배경도 없이 펀드매니저가 된 것은 아니다.

공무원을 그만두고 펀드를 설립할 당시 그는 일본 주식시장을 개혁하자는 뜻을 품고 행동주의 투자자로 세상의 전면에 서게 된다. 이후 펀드는 다양한 투자에 성공하면서 큰 부를 이룩하지만, 뜻하지 않게 후지TV 내부자 정보를 활용한 부정거래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된다.

내가 알기로 일본은 용의자&범죄자의 인권이 없는 나라다. 용의자로 체포된 순간 모든 신상이 전국적으로 공개되어 일상생활이 힘들어진다. 우리나라처럼 얼굴을 가린다든가 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 한 사회이다. 그런 상황에서 형량을 치른 후 다시 계속해서 투자자로써 대외적인 활동을 이어 나간 것 보면 전형적으로 멘탈이 쎈 인물인 것 같기는 하다. 그런 성격 덕분에 소신을 굽히지 않고 행동주의 투자를 이어 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1999년 무라카미 펀드를 설립해 후지TV 사건으로 펀드를 청산하기까지 저평가된 기업 중 거버넌스 이슈가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주주행동주의를 펼쳤다. 펀드 초반에는 해외 투자자들과 연합해 일본의 거버넌스 이슈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해외 투자자들에게 뒷통수를 맞는 경험도 하고, 투자를 한 기업에 주주로써 제안을 하러 간 자리에서는 냉담한 시선을 받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는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양한 일본의 저평가 기업을 발견하고 저평가를 해소하는데 일조한다. 그리고 지금도 싱가포르에서 투자를 이어가면서 일본의 기업 거버넌스를 정상화 하기 위해 행동주의투자와 자선 사업을 동시에 하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주주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과연 주주가치란 무조건 지켜져야 하는 것일까? 주주의 조급함으로 인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가끔은 하게 된다. 실제로 한국 기업이 성장해온 과정을 돌이켜보면 확장과 지속적 투자가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은 확실하다. 대기업이 적자가 나는 사업에 대해 지속적 투자를 이어가면서 키워온 산업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한국 시장은 주주의 가치를 너무 우습게 보는 것도 사실이다. 굳이 필요 없는 쪼개기 상장, 중복 상장, 인적 분할, CB 발행, 이해할 수 없는 유상증자, 일감 몰아주기, 낮은 주주환원율 등등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 나 또한 투자를 하면서 한번씩 이해할 수 없는 회사의 결정에 속이 쓰린 적이 많다.

그래서인지 책속에서 무라카미가 가졌던 주식 시장을 활성화하고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국가 전체의 돈이 돌게 하고 그럼으로써 경제가 성장하는 것이라는 믿음이 우리 사회에도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대의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국 경제가 성장하려면 주식시장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매우 동감하는 바이다. 책을 읽다 보니 우리만 그런 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 저평가도 언젠가는 해소될 날이 올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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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서평단에 참여하여 책을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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