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젠슨 황, 생각하는 기계
스티븐 위트 지음, 백우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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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생각하는 기계는 젠슨황과 Nvidia의 게임 전용 하드웨어에서 최첨단 AI 하드웨어까지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대만계 이민자인 젠슨황은 어렸을 적 부모와 떨어져 미국에 친척의 집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아직 인종 차별이 심했던 70년대에 미국에서 중고등 교육을 받으면서 동급생에게 괴롭힘과 놀림을 받으면서도 그의 마인드는 독특했던 것 같다. 자서전에서 미화가 된 것인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모습을 보면 좌절하기 보다는 괴롭힘을 극복하고,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치 니체가 "나를 죽일 수 없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좀처럼 좌절하지 않았고 결국 오레곤 대학교의 전기공학부에 진학하고 한창 발전하던 반도체 분야에 발을 담그게 된다.

지금은 리사수로 유명한 AMD라는 회사를 다니면서 마음이 맞는 친구 2명과 함께 데니스에서 창업한 이야기는 이미 많은 사람에게 유명한 이야기다. 여기서 중요한 건 당시 컴퓨터의 세상은 CPU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CPU, 즉 중앙처리장치는 천재로 유명한 폰 노이만이 설계했던 구조로, 하나의 CPU가 복잡한 연산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고 나머지 시스템을 통해 저장, 입/출력을 하게 되는 시스템이다. 즉, CPU라는 두뇌를 중심으로 설계된 구조이다.

그런데 CPU에는 단점이 있다. 하나의 연산에는 탁월한 능력을 자랑하지만, 순차처리로 작업들을 처리한다. 즉, 4개의 작업이 있다면, 한 개의 작업을 끝내기 전에는 나머지 3개의 작업을 진행할 수 없다(사실 안되는 것은 아니다. 컨텍스트 스위칭으로 하나의 작업을 저장하고 다른 작업으로 변경 후 실행이 가능하다. 다만 이 경우 지금까지 하던 작업을 저장하고 새로운 작업을 불러온 후 처리하고, 다시 원래 작업을 불러오고 처리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한가지 작업을 쭉 하는 것 보다는 부하가 많이 걸린다.). 만약 작업들 간 순서가 정해져 있어 4개를 순차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면 반드시 CPU로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작업 간에 순서가 없다면? 즉, 각 작업이 독립적으로 이루어져도 상관이 없다면 4 개의 CPU로 4개의 작업을 한번에 처리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여기서 단점은 CPU가 비싸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다나와나 네이버 쇼핑에 들어가서 Intel CPU의 가격을 살펴만 봐도 비싼 CPU는 몇 십 만원을 넘는 것을 확인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CPU보다는 성능이 떨어지지만 어느정도 비슷한 수준으로 연산이 가능한 GPU가 탄생하는 배경이 되었다. 즉, CPU 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계산 유닛을 수천개를 한 개의 GPU에 묶어놓은 것이다. 그 결과 병렬 처리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게 된다.

Nvidia는 사실 처음부터 AI를 목적으로 GPU를 설계한 것이 아니었다. GPU(Graphical Processing Unit)이라는 이름처럼 그래픽을 처리하기 위한 전용 칩셋이었고, Intel이 하지 않는 니치마켓이었던 게임그래픽을 위한 칩을 만들기 위해 이를 개발했다.

자서전에도 보면 나와있지만, 젠슨황은 의도적으로 Intel과 정면대결을 의도적이고, 지속적으로 회피했다. 그는 영리하게도 테크 공룡의 시야가 닿지 않는 니치 마켓을 찾았고, 거기서 다른 신생기업들을 하나씩 쓰러뜨려가면서 영역을 키워 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게이머들의 인지도를 얻고 어느정도 GPU 시장을 정착시키고 MS를 확보 했을 때 조차도 당시 반도체 공룡이었던 인텔의 레이더를 피해 니치 마켓을 지속적으로 공략했다. 병렬처리를 통해 고성능 컴퓨팅이 필요한 과학 연구자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시장에 들어선 것은 어쩌면 위험할 수도 있는 도박이었다. 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AI, 딥러닝에 대한 수요가 폭발했고 준비하던 CUDA 생태계와 맞물려서 Nvidia는 위대한 기업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여기 까지가 책의 대략적인 내용이다. 책을 읽으면서 젠슨황이 어떤 전략을 가지고 회사를 이끌었고,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특히 어떤 분야에 안목이 있을 때 자신이 믿는 바를 밀고 나가는 데 주변에서, 특히 투자자들이 이해를 못하는 경우 압박을 받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실, 젠슨황의 경우 AI가 터지지 않았다면 Nvidia가 이렇게 까지 크게 뜨지는 않았을 것이다. AI가 터지는 순간이 조금만 늦었거나 일렀어도 아마 지금의 Nvidia는 없었을 것 확률이 높다. 모든 것이 운이라는 말은 아니지만, 타이밍이 참 중요한 것 같다.

책에는 초반에 Nvidia의 이야기가 배치되어 있고 후반에는 현대 AI 혁명을 주도한 제프리 힌튼 교수의 이야기가 배치 되어있다. 2개의 이야기가 각각 시작해서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이 되는데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부분이 좋았다. 매일 GPU를 활용하는 사람으로 느끼기에 적절한 기술적인 이야기와 인문학적인 이야기가 적절하게 합쳐진, 그렇다고 어렵게 쓰인 것도 아닌 책인 것 같아서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기술자로서의 나는 GPU의 발전 과정을 훑어 볼 수 있어서 좋았고, 투자자로서의 나는 적절한 투자 타이밍을 잡는 방법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되었다. 나는 실제 Nvidia를 현업에서 활용하면서도 Nvidia에는 투자하지 못했다. 가치평가 기준에 너무 비싼 주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내가 어디서 잘못 생각했는지 깨닫게 되었다. 실제 현상을 보고 내가 이해 할 수 있는 도메인 내에서 확고한 해자를 가지고 있다는 판단이 드는 회사가 있다면, 그리고 해자의 골이 깊다면 성장 가능한 마켓 사이즈를 계산하고 현재의 가치가 아닌 미래의 가치를 대입해 봐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앞으로도 기술적 우위를 가질 수 있는 회사는 많이 나타나고 사라질 것이다. 그 속에서 좋은 회사의 성장에 올라타고 싶다면, 미래가 같은 모습으로 찾아오지는 않더라도, 좋은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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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서평단에 참여하여 책을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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