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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정체는 국가 기밀, 모쪼록 비밀 ㅣ 문학동네 청소년 68
문이소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2023년에 참 잘했다 싶은 일 중 하나가 다양한 책을 읽는데 도전해 본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중 청소년 문학책을 읽어보게 된 것도 있다.
청소년 문학이라고 아이들이야기만 있는건 아니라는것쯤은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나에게 알게모르게 편견같은게 있었다.
아직 많은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 읽었던 몇 권의 청소년 문학책들이 내게는 기존에 읽던 소설들보다 쉽게 읽히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더 많이 던져주었다.
이번 서평단으로 읽게 되었던 #내정체는국가기밀모쪼록비밀 도 내게는 그랬다.
다섯편의 이야기가 있지만 특별히 와닿았던 것은
<젤리의 경배>와 <이토록 좋은 날, 오늘의 주인공은> 이라는 작품.
아이가 있는 엄마로서의 나는 아이들을 키우며 내가 가진 통제하려는 욕구를 굉장히 많이 누르기위해 노력하고 있는 편이다.
그러다가도 한번씩 아이들이 내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을 때 쉽게 화를 내는 스스로를 발견하고 자책하곤 하는데 경배씨를 향한 연구소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하는 부분에서 아이들을 통제하려는 내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서 씁쓸했고 아이들도 경배나 젤리처럼 스스로를 찾아가는 인생을 잘 살았으면 싶기도 했다.
<이토록 좋은 날, 오늘의 주인공은> 은
직업 특성상 어르신들과의 접점이 많다보니
임종하시는 순간도 마주할 때가 있는데
그런 순간 편안하고 행복하게 가셨으면 했던 내 마음을 투영한 듯한 작품이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다소 얇고 이것도 책이야? 싶은 청소년소설이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만큼은 다른 어떤 소설들과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는 책이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젤리의 경배 중에서
p.77
나를 끔찍이 여기는 게 아니오. 그들은 그들이 성취한 바를 끔찍이 여기는 것이오. 내가 그들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니 자신들이 성취한 바가 무너질까 염려하는 것이지. 어찌 되었든 그대에겐 미안하오.
p.83~84
- 내가 왜 나인지, 나는 왜 네가 아니고 나인지. 그들은 대답은 커녕 관심조차 없었지. 하지만 난 답을 찾아야 했소. 그래서 세상을 주유하다가 '베레쉬트'연작을 발견하고 얼마나 반가웠나 모르오. 이 사람도 나와 비슷한 걸 경험한 게 아닐까 하여.
"내가 시작되었던 그 순간의 느낌. 그게 베레쉬트 연작의 전체 테마예요. 나는 그걸 꿈으로도 꿨어요. 그 꿈, 볼래요? 조명 다 꺼 봐요."
-중략-
"아무것도 없는 어둠뿐인 공간이었어요. 나는 아직 꼴을 갖추지 못했고요. 어둠, 공간, 모호한 나를 하나씩 알아차리는데 불현듯 '나 홀로 있음'을 느껴요. 넓이도 깊이도 모를 까마득한 어둠 속에서 느닷없이."
p.84
"지금 생각난 건데요. 우린 '나'가 시작될 때의 두려움을 마지막에 또 겪을 것 같아요"
-존재하기가 끝날 때 말이오?
"네, 죽을 때요. 그땐 '나'가 흩어져 사라지는 두려움이겠죠. 그래서 난 앞으로 열심히 제대로 놀려고요. 내가 나인 동안 최선을 다할래요. 느닷없이 '나'란 의식이 꺼질 때 비명 대신 고맙다고 인사할 수 있게요."
- 누구에게 말이오?
"누구긴요, 나한테지. 내가 나로 살아 봐서 아는데, 이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거든요. 내가 보기보다 거칠게 살았답니다."
p.88
하늘은 새파랗고 바람은 차갑고 햇살은 따뜻하다. 걸을 때 엄지발가락과 발뒤꿈치가 이런 식으로 움직이는 줄 몰랐다. 탄탄한 종아리와 무릎, 믿음직한 허벅지와 엉덩이, 굳건한 상체가 새롭게 느껴졌다. 온몸은 힘을 합쳐 한 걸음씩 나아갔다. 앞으로, 꿈으로, 집으로.
이토록 좋은 날, 오늘의 주인공은 중에서
p.144
영지야 예쁜 거 보여 줘서 고마워, 다음엔 같이 가자. 어디로든. 맛있는 거 해 먹고 온종일 빈둥거리자. 그때까지 잘 쉬고 있어.
눈을 감은 영지의 얼굴은 편안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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