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편의 소설이 담겨있고 연작소설이 무슨 의미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던 내게 연작소설이 무엇인지 알려줬다.티저북으로 읽었던 <김조안과 함께하려면>도 좋았지만개인적으로는 첫번째의< 붉은 행성의 방식>이 제일 마음에 와닿았다. 다음에 또 읽게 되면 달라질지도 모르지만.sf소설이라고 해서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건 최근에야 알게되었지만 읽다보니 생각보다 더 재미있고 정말이지 내가 죽기 전에라도 일어날 법한 이야기라서 더 공감이 되었다.게다가 소설 속 화성도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던가!이런 이야기라면 얼마든지 읽고 또 읽고 싶다. 붉은 행성의 방식P.42마음에 글자가 새겨졌다. 날카롭게 각인된 헛된 희망이 칼 날이 되어 가슴 깊이 파고들었다. 지구의 죽음에 애도하지 않기로 한 기록자의 영혼이 비석처럼 가만히 먼지바람을 맞고 서 있었다.화성에서 가장 아픈 날이었다.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린 날.p.43“화성인을 정의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뭘까요? 모험 심? 호기심? 아니면 고집?”(중략)”아니요, 의외로 회복력이에요. 무슨 일을 겪어도 화성인 은 반드시 회복하거든요. 그래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거예요.사실 처음부터 그렇게 설계가 돼 있죠. 위성도 조종사도 필 수 인력이나 핵심 장비도, 서로서로 임무가 포개져 있어요.하나를 잃어도 다른 개체가 이어받도록, 애초에 그렇게 구성 해서 화성으로 보내진 거예요. 같은 우주선을 타고 심우주를 건너서.“p.44그 후로도 오랫동안 화성인들은 여백을 직시하는 법을 잊지 않았다. 붉은 행성의 광대한 여백에는 리바이어던이 한 마리도 그려지지 않았다. 희나가 남긴 커다란 빈자리는 지요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붉은 행성의 방식이었다.위대한 밥도둑p.126“그냥 밥도둑이 아니라 가장 위대한 밥도둑이죠.(중략) 밥이라는 음식이 진정으로 완성되는 건 아마 그 순간일 거예요. 감히 말씀드리자면, 화상에서 밥은 아직 완성된 적이 없습니다. 간장게장이 존재한 적이 없기 때문에요.“행성봉쇄령P.175둘은 서로에게 온전히 집중하고 있었다. 가야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전혀 모르지만, 그걸 몰라도 알 수 있었다. 둘 모두의 삶이 짧게나마 완성되고 있다는 것을, 그 온전함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겠지만, 꼭 영원한 것만이 가치 있는 건 아 니라는 사실도 함께.